현재 가지가 많아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옛말을 실감나게 느끼게 해주고 있는 에덴의 동쪽. 사실 이 에덴의 동쪽, 이라는 타이틀은 미국의 작가 스타인벡이 집필한 장편소설 타이틀과 동일합니다. 영화에서 제임스딘이 주연을 맡아 반항기로 똘똘 뭉친 캐릭터를 보여준 작품으로 유명하기도 하죠. 에덴의 동산도 아니고 왜 하필 에덴의 동쪽인가, 했더니 구약성서에서 카인이 동생 아벨을 살해하고 "에덴의 동쪽"으로 도피했다는 구절에서 나온 제목이라고 합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나, "형제 간의 숙명적인 싸움"이 기본 골자라는 점에서 살짝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리얼타임 드라마는 보통 캐릭터를 시시콜콜하게 파헤치는 게 취미지만, 이번에는 답지 않게 드라마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또 좀 길게 나갈지도 모르는 이야기의 키워드는, 바로 사랑과 야망, 복수. 그리고 화해에요. 참고로 이 키워드는 여기서 데려왔습니다.

Edited by Panya from The east of Eden Official website
스냅샷 : ANYSEE K50 + Hemi-Beam Antenna Snap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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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愛情 : 사랑 - 남녀상열지사, 가족애, 형제애.... 다양한 사랑의 형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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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각각 커플놀이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갈등의 씨앗을 퍼뜨리게 하는 감정도 사랑이며 그 갈등의 씨앗을 거두는 힘 역시 사랑이 근간에 놓여 있는만큼 이는 이야기 진행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다만 그 사랑이라는 것들이 지긋하게 표현되는 게 아니라 비중이 좀 있을 법한 사람 옆에 무조건 하나씩 갖다붙여주다보니 산만해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그럴 듯한 분위기만 스멀스멀 보여주는 정도까지는 뭐라고 안 하겠는데, 여기저기에 너무 손 뻗치지 말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얘기할 건 남녀간의 그런 '사랑'과 더불어, 가족간의, 그리고 형제간의 사랑까지 다 포함한 범위에서 말하는 '사랑'이에요. 예전에 남녀상열지사는 신나게 떠들었으니 여기서는 대폭 생략합니다:)

아버지의 상징이기도 한 새초롱
초반에 억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동철이의 아버지. 그 동철이의 아버지가 항상 들고 다니던 저 새초롱은, 아버지가 유일하게 안고 있던 유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족들에게는 본인을 대신할 수 있는 상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버지를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동철은 그 새초롱을 볼 때마다 아버지를 떠올리고, 제대로 아버지 얼굴을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동욱이 역시 새초롱을 통해 아버지를 느끼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아버지의 그 지극한 사랑은 그 맥을 이어 동욱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지만, 문제는 그 동욱이가 이씨 집안을 파탄낸 신태환의 친아들이라는 겁니다. 이 문제는 동철이나 동철이네 가족들이 동욱이를 끔찍하게 사랑하고 아끼고 지켜주는 강도가 얼마나 세냐에 따라 그 비극도 증폭되겠죠.
특히 신태환에게 복수하고 가족을 지키는 것이 장남의 의무라며 이 한 몸 불사르고 있는 동철이에게는 그 충격의 강도가 더 셀 겁니다. 그래서인지 동철이가 동욱이에게 쏟는 정성과 마음은 매회마다 꾸준히 반복적으로 묘사되고 있어요. 동욱이 역시 형 하면 눈 반짝이며 쪼르르 달려나가는 말 잘 듣는 동생이라, 본인이 가진 출생의 비밀을 알고 나면 어떤 행보(行步)를 보일지 역시 이 드라마를 보는 관건이 될 것이고요. 아마 이것이 여러가지 인물설정 중 최전방에 놓여있는 요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알고보니 복수하려는 상대가 사랑하는 동생의 친부이고, 알고보니 사랑하는 동생이 원수의 아들이고, 알고보니 누가 형이냐며 일갈했던 그 철부지가 아버지가 잘 돌봐달라 부탁했던 친동생이고..... "알고보니"시리즈가 등장인물들에게는 하나의 반전인 거죠. 시청자들은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클라이맥스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알고보니!!"....인만큼 동철이와 동욱이, 그리고 신태환과 명훈이의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이 분명하게 보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그리도 사랑하던 그들이, 혹은 그리도 증오하던 그들이 사실은 이렇더라는 키워드가 감정적으로 제대로 먹혀들어갈 테니 말이죠.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극에 달달한 설탕 한 줌을 뿌려줄 수 있는 연애 이야기. 그런데....이 설탕들을 너무 여기저기 뿌려놔서 원래 모습이 잘 안 보이는 지경까지 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연애 얘기 나오다가 돌연 심각한 얘기가 나오면 전환이 잘 안 된다고나 할까요. 연애 이야기가 싫은 건 아닌데~실제로 지지하는 커플도 몇몇 있고~ 적당히 좀 정리해가며 균형을 좀 잡았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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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野望 : 야망 -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죽어라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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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이랄까, 탐욕의 끝을 보여주는 신태환
(별칭 by 판야 : 데빌신)
어떻게 보면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을 만들어낸 것이, 저 신태환 사장의 "야망" 때문이었죠. 그야말로 악덕기업인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설마 모든 기업인들이 다 저 따위일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 사람 나름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올바른 방법은 현실에 안 맞는다며 과감하게 뒤로 하고, 치사하고 더러운 수법을 가리지 않고 이용해 자신의 야망을 이룩해내는 삐딱한 심성의 '인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격이 만들어진 건 아무래도 불우한 어린시절에 대한 보상같은 것도 있는 듯 한데, 그 보상을 너무 잘못 된 방법으로 풀어내려던 게 자기 발목을 붙잡는 꼴이 되겠군요.
다만, 극중에서는 최종보스에 해당하는 인물인데 최종보스 치고는 좀 얄팍하고 영리하지도 못해요. 수시로 음모는 꾸미는데 실패하기 일쑤고, 뭐 좀 안 되면 성질이나 내고, 더 큰 일이 터지는 건 못 보고 어린 두 형제만 족치고 있는데다 일이 터졌다 싶으면 어머니 내지는 제니스한테 달려가서 "살려줍쇼" 소리나 하고 앉아 있으니 참 한심한 위인입니다. 어쨌든 야망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결국은 자신의 인생마저 망칠 대표적인 인물로 묘사될 것 같아요. 사실 그런만큼 치밀한 모습이 있어야할텐데 여러가지 면에서 영 허술한 게 문제입니다. 한 마디로 그냥 나쁜 놈인 거죠.
야망으로 남의 인생 뿐만 아니라 종합세트로 본인 인생까지 알아서 꼬고 있는 신태환과는 달리, 주인공 동철이는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보다 긍정적인 야망을 품는 인물입니다. 신태환의 야망이, ~극중에서 묘사된 적은 없지만 몇몇 장면으로 추측해보면~어릴 적 겪은 일들로 이 놈의 더러운 세상을 성공해서 내가 주물러주마!! 하는 나름의 야망을 품었을 것이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자기 앞길 외에는 돌아보지 못하는 인간이 되고 말았을 겁니다. 그래서 목표 역시 세속적인 편이에요. 이건 국회장도 마찬가지죠:) 뭐, 이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지만요. 현실에서도 그렇고.
동철이같은 경우는 거기서 조금 나아가, 아버지가 목표로 했던 것을 자신이 이루리라 다짐한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입니다. 아버지가 목표로 했던,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약속의 땅"을 만들겠다는 꿈을 아들이 이은 셈이죠. 다만 국자와의 러브스토리가 강화되며 너희 목표는 포기한 거냐 싶기도 한데, 그냥 동생이 성공해 복수할 수 있도록 그림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힌 건지.... 뜯어보면 나름의 야망이 있는 청년인데 요즘 보면 "동생을 지키는" 역할이 더 강화된 것 같기는 해요. 물론 그뿐만 아니라, 자기 아버지의 죽음을 뒤에서 조종한 신태환에게 복수하는 것 역시 최대의 목표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 복수 이야기는 다음 주제로 이어지니 살짝 넘기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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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復讐 : 복수 - 마음 속에 칼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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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아버지를 가슴에 묻으며.....
극중에서 복수 역시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요소입니다. 일단 동철이네와 더불어 옛날에 참혹하게 버려진 미애 간호사가 신태환에게 당한 게 좀 커서, 그걸 그대로 되갚아주기 위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제니스는 비교적 방관파인 듯 하니 패스) 그리고 신태환은 이미 그 복수에 휘말려 있습니다. 자기 아들인 줄도 모르고 동욱이를 사지로 밀어넣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신이 죽인 남자의 아들을 아들로 키우고 있다는 점이죠. 이것들이 현재진행중입니다만, 문제는 신태환 뿐만 아니라 멀쩡한 젊은애들한테까지 그 칼날이 서 있다는 겁니다. 일단 크게 봤을 때, 현재 주인공들이 복수해야 할 최종보스는 신태환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재미있는 건, 위에 언급한 사랑과 야망이 결국은 "복수"라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입니다. 만약 저 두 이야기가 없었다면 '복수'라는 흥미진진한 요소가 들어올 틈이 없었겠죠.
물론 여기에는 신태환만 표적이 된 것이 아닙니다. 얕게 묘사되긴 했지만 요즘 동철이는 뭐 잡듯이 잡아놓고 그 여동생한테 슬슬 작업 거느라 여념없는 왕건이가, 국회장을 복수의 대상으로 똑같이 노리고 있죠. 동철이의 아버지가 억울하게 신태환 손에 죽었던 것처럼, 왕건이의 아버지 역시 그렇게 돌아가셨다는 설정이 나왔거든요. 여기서 알 수 있는 건, 분명 주인공이 몸을 담고 있는 곳이나 그곳 역시 '정의'는 아니라는 겁니다. 결국 국회장이나 신태환이나 결국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거죠.
살짝 넓게 보면,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억울한 사람들을 만들어 결국 그 목표를 달성해내지만 거기서 멈추지 못하는 욕심 많은 인간들의 모습. 그리고 억울하게 당해 그 원한을 갚기 위해 덤비는 아이들도 결국은 그 모순된 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 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동철이나 왕건이 둘 다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었지만, 상대만 바뀌었지 결국 거기서 거기인 인간들 아래에서 간신히 힘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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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和解 : 화해 - 마지막으로 서로를 용서하는 이야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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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두 남자의 인생, 그리고 고스란히 업보를 받고 있는 데빌신 아버지
사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화해는 얼어죽을!! 너 죽고 나 죽자!!....소리가 나올 것도 하지만, 결국 이 드라마의 끝은 "화해"가 아닐까 싶어요. 아마 신태환은 지금 한창 진행 중인 복수극에 한 번 좌절할 것이고(미애 作), 곧 진행될 복수극에 또 한 번 좌절하겠죠.(동철 作) 그러나 "인간"으로서 진정어린 화해를 하려면 동철이가 평생을 걸고 증오했던 신태환을 마음에서 놓아야 하고, 신태환 역시 자신이 평생을 움켜쥐고 있던 욕심을 놓고 과거에 저지른 일들을 '죄'로 받아들이고 참회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아마 그 촉매제 역할을 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동욱이와 명훈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태어나자마자 한 여자의 복수극을 위해 이용되는 입장이지만, 결국은 화해의 문을 여는 유일한 열쇠일테니까요.
그러고보니 이외에도 화해해야 할 사람들이 부지기수네요. 지현이랑 춘희 엄마라던가, 신태환과 미애 간호사라던가, 동욱이랑 명훈이라던가, 왕건이와 국회장이라던가, 왕건이랑 동철이라던가, 혜린이랑 혜린이 엄마라던가...... 여튼 이거 다 해결하려면 나머지 횟수로 가능할런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예외는 있지만 복수극은 결국 갈등하는 당사자들의 '화해'로 끝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일반적인 '화해'를 어떻게 설득력있게 그려내냐에 있겠죠. 지금까지 죽어라 으르렁거리던 사람들이었던만큼, 그걸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깔아두고 화해의 당위성을 만들어둬야 나름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감정 중 제일 약하지만 무엇보다 강하다는 '사랑'과 인간이 무언가를 갈망하고 추구하다가 생긴 '야망', 그리고 그 속에서 한을 품어야 했던 사람들이 선택하는 '복수'. 그리고 그의 최종 종착역이라는 화해까지. 아마 이 일련의 것들이 사람들이 살아가며 겪을 수 있는 제일 드라마틱한 삶의 과정인지도 모르겠어요. 저 속에서 어지간한 플러스/마이너스 감정들이 종합적으로 나오니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애떡밥 이리저리 던져주는 것도 잔재미가 있어 좋기는 하지만, 이 기본적인 과정들을 굵직하게 그려내는 것도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현실에서 허덕이는 이 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화해의 결말까지 설득력있게, 탄탄하게 달려갔으면 하는 소소한 바람입니다.
해왕성에서 마실 나온 판야의 두 번째 은신처(2008.11.12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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