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송된 ENA·SBS Plus 예능프로그램 '나는 솔로'(이하 '나솔') 34기는 '다둥이 특집'으로 꾸며졌다. 8자매 막내딸인 영숙부터 8남매 막내 아들 영수까지, 사회에서 보기 드문 압도적인 형제 관계를 가진 출연진을 섭외해 방송 초반부터 화제를 모았다.
대가족 출신을 모아 그들이 성장 과정에서 체득한 배려심, 독특한 생존 방식이 이성 관계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 지켜보는 건 여전히 재밌다. 벌써부터 여기저기 플러팅을 남발하는 영철은 빌런으로 지목됐고, 장남으로서 솔로녀들을 꼼꼼하게 챙겨주는 영호는 최고의 인기남이 됐다.
영숙의 거침없는 발언도 시험대에 올랐다. 막내딸임에도 정숙에게 "언니들이 차에 타지도 않았는데 문을 닫네"라고 말하는 등 의외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2화 만에 화젯거리가 됐다. 이에 걸크러시와 무례함이라는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서 시청자의 뜨거운 설전을 유발하고 있다.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 30일 방송된 '나솔'은 닐슨코리아 전국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 시청률 4.7%, 분당 최고 5.3%까지 치솟았다. '촌장엔터테인먼트TV'에 올라온 34기 클립 영상들은 벌써 조회수 10만 회를 웃돈다.
'나솔'은 카메라 뒤에 숨어 그저 이 본성들을 묵묵히 관찰한다. 다둥이 틈바구니에서 자라며 양보가 몸에 밴 이들의 따뜻한 배려심, 혹은 내 몫을 쟁취하기 위해 다져진 은근한 독점욕이 솔로나라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날카롭게 충돌한다.

여러 연애 프로그램이 생기고 사라지는 와중에, '나솔'은 왜 대체 불가능한 예능이 됐을까. 그 비결은 출연진의 가식 없는 플레이다. 제작진이 정해둔 룰 안에서 편집이라는 보호막 없이 인간의 본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매회 예상치 못한 드라마를 써 내려간다.
장기 집권의 이유는 결국 인간 군상에 대한 남 PD의 가감 없는 탐구다. 빌런과 인기남, 논란에 중심에 선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내는 관계의 역동성, 그리고 이를 전지적 시청자 시점으로 관찰하는 맛은 끊을 수 없다. 벌써 30기를 훌쩍 넘은 것도 모자라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 등 다양한 콘텐츠로 파생되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럼에도 출연진 리스크는 '나솔'이 극복해야 할 고질병이다. 31기 방영 당시 순자와 경수의 러브라인을 막기 위해 옥순, 영숙, 정희가 뭉쳐 대놓고 험담했던 장면은 아직도 언급되고 있다. 자극적이고 날것의 재미를 추구하더라도, 출연자를 위해 시스템적인 필터링과 보호 장치가 이제는 필요해 보인다.
다둥이 특집 역시 시청자의 과몰입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소재다. 이번 기수의 출연진 리스크만 예방한다면, 지금의 화제성을 마지막까지 끌고 가기엔 충분해 보인다.
iMBC연예 신지아 | 사진출처 유튜브 채널 '촌장엔터테인먼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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