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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조선판 브리저튼' 기대했으나 정지우 감독의 '스캔들'은 망했다!

기사입력2026-09-2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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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2년 발표 이후 수많은 이들을 사로잡아온 고전 '위험한 관계'. 이미 2003년 이재용 감독에 의해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로 만들어진 바 있다. 배용준·전도연·이미숙이라는, 아직도 넘사벽인 완벽한 캐스팅으로 영화팬들 사이에 호평을 받고 있는 이 이야기를, 넷플릭스에서 '은교' '해피 엔드'의 정지우 감독이 시리즈로 만들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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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 감독은 영화 '스캔들'의 리메이크라기보다 원작 소설 '위험한 관계'를 재해석한 작품이라 강조했지만, 작품의 제목뿐 아니라 주요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는 영화 '스캔들'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2시간짜리 영화 속 어떻게 8부작의 시리즈로 만들었을지, '썸바디'로 시리즈 연출력에 아쉬움을 한 차례 안겼던 감독의 전력에 걱정이 되기도 했다.

영화 '스캔들'을 다시 OTT로 가져온다고 했을 때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조원'(지창욱 분)의 난봉꾼 대목일 것. 영화가 아닌 시리즈라고 하니 시간적으로 분량을 늘릴 수 있는 부분은 이 부분이 아닐까 싶었고, 그렇다면 어쩌면 이번 '스캔들'은 '한국판 브리저튼', '조선판 브리저튼'이 되지 않을까 했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장르의 작품이 나올 때도 되었고, 게다가 '키스 장인' 지창욱이 남자 주인공이지 않나.

또한 영화보다 한층 젊어진 '조씨부인'(손예진 분)의 설정도 흥미를 자극했다. '조원'과의 사촌지간이지만 연정의 마음을 주고받는 미묘한 관계를 손예진이라면 더 잘 그려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숙이 영화 '스캔들'에서 보여줬던 모습보다 다층적인 인물로 캐릭터를 보여주며 '희연'(나나 분)과의 삼각관계 케미도 제대로 부각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전도연이 보여줬던 청순가련, 전형적인 동양 미인 과부의 모습과 달리 나나가 연기할 '희연'도 궁금했다. 서구적인 외모와 분위기가 손예진·지창욱과의 케미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게다가 '은교'와 '썸바디' 등에서 노출 신 연출을 했던 정지우 감독이니 '조원'과의 정사 신이 어떻게 연출될지도 기대되는 부분 중 하나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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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정지우 감독의 '스캔들'은 실패했다. 훌륭한 세트, 아름다운 한복, 감탄이 절로 나오는 미술적 요소(민화를 활용해 인물들의 심리를 애니메이션처럼 보여준 부분, '화성능행도'를 재현한 모습은 기가 막히게 좋다), 누에고치 등의 장면들로 훌륭한 바탕화면을 채워놨음에도 불구하고 '스캔들'은 지루하다. 캐릭터들의 심리 표현은 들쭉날쭉, 늘어난 시간만큼 늘어지는 서사에 집중하기 힘들다. 어쩌면 3화부터 7화까지는 다른 사람이 연출했나 싶게 '조원'과 '조씨부인' 사이의 텐션도 확연하게 달라진다.

1화 엔딩이 최고 맛도리였으나, 그 다음부터는 엔딩에 맥이 빠져 다음 화를 바로 클릭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자동으로 다음 회차가 틀어져서 보기는 했으나 수동으로 클릭했어야 했다면 글쎄… 아마도 3회차 이후에는 클릭을 포기했을지도.

가장 아쉬운 부분은 나나의 비주얼과 연기다. 분명 나나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다. 하지만 '희연'이라는 인물은 나나와 만나 전혀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각진 어깨가 한층 움츠러든 모습은 큰 키를 더욱 부각시켰고, 왜인지 많이 튀어나온 윗입술과 거무튀튀한 메이크업은 전체적인 화사하고 아름다운 분위기와 대조되었다. '조원'과의 정사 장면에서도 나나의 피지컬이 너무 두드러져 아름지가 않고 장정 둘이 엉켜 있는 모습 같아 10초 뒤로 넘어가기를 클릭하게 된다.


기대했던 '한국판 브리저튼'은 노비들의 노역 같았던 정사 장면으로 채워졌고, '조원'의 가마 설정도 어설펐지만 서양의 마차와 달리 우리의 가마는 너무 좁아 성인 남자가 고개나 제대로 들 수 있겠나 걱정만 안겼다.

첫 사극 도전인 손예진의 연기는 합격점이다. 아쉬운 스토리 내에서도 '조씨부인'은 영화와도 차별화가 되었고, 무게감도 잡아주었다. '소옥'을 연기한 신윤하와 '분희'를 연기한 한선화와 함께 '조씨부인'인 손예진의 케미는 너무 좋았다. 아예 '희연'을 빼고 이들의 이야기만으로 변주를 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스캔들'은 조선시대 여성으로만 갇혀 살기에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인 '조씨부인'과 조선 최고의 연애꾼 '조원'이 벌이는 발칙하고도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얽힌 한 여인 '희연'의 이야기로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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