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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 별세…'실화탐사대'가 기록한 마지막 여정

기사입력2026-09-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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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실화탐사대’가 성인 실종 수사의 허점부터 치매 이후 사라진 재산, ‘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의 마지막 여정까지 세 가지 실화를 통해 사건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 첫 번째 실화, 사라진 사람들…그리고 사라진 수사


지난 8월 실종된 장 모 씨가 104일 만에 제주 한림읍의 한 야자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장 씨가 야자수에 목을 맨 것으로 추정했지만, 현장은 불빛 하나 없이 어두웠고 날카로운 야자수 잎이 빽빽하게 들어찬 곳이었다. 이에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는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엇보다 장 씨가 발견되기까지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CCTV를 비롯한 주요 단서 상당수가 사라진 상태였다. 장 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화탐사대’ 제작진은 장 씨가 발견된 야자수 농장을 찾아가 취재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현장을 찾은 경찰관이 야자수 줄기를 직접 만지고 꺾어보면서 강도를 확인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이어 경찰이 당시 시신 발견 상황을 직접 재현하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겼다.

그날 밤 장 씨에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장 씨의 실종 신고를 불과 2시간 30분 만에 ‘허위 종결’ 처리한 제주서부경찰서 실종팀 부 경장의 문제도 드러났다. 제주경찰청 전수조사 결과, 해당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실종 사건은 무려 25건에 달했다.

제작진은 장 씨와 비슷한 시기에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또 다른 실종자 박 씨의 지인들을 만나 당시 경찰 수사에서 빠진 충격적인 사실도 확인했다. 실종자의 안전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종결된 수사. 이런 문제가 과연 제주에서만 발생한 것인지 의문이 커진다.

- “제주 그 경찰이 같은 사람인 줄 알았어요”



‘실화탐사대’에는 10년 전 동생을 잃은 최신애(가명) 씨의 제보가 도착했다. 신애(가명) 씨는 자신의 동생 실종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을 처음에는 제주 사건의 부 경장과 동일 인물로 착각했을 정도로 두 사건의 수사 과정이 비슷했다고 전했다.

2016년 12월 7일 밤, “누나 미안해”라는 말을 남긴 뒤 사라진 신애(가명) 씨의 동생. 경찰은 실종 신고 나흘 뒤인 12월 11일, 경주 지역 고속도로 CCTV에서 동생의 차량이 발견됐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가족들은 경찰의 설명을 믿고 동생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2개월 뒤 동생은 경주가 아닌 인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거주지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이었다는 점이다.

차량에 남아 있던 블랙박스 기록은 경찰의 설명과는 전혀 다른 상황을 보여줬다. 동생의 차량은 12월 7일에서 8일로 넘어가던 새벽 인천의 한 뚝방길 인근에 세워진 이후 한 번도 이동하지 않았던 것.

그렇다면 경찰이 경주 고속도로 CCTV에서 동생의 차량을 확인했다는 설명은 사실이었을까.

10년의 시간 차를 두고 반복된 비극. 이것은 일부 경찰관의 일탈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성인 실종 수사 시스템 자체에 허점이 존재했던 것일까. ‘실화탐사대’는 두 사건을 통해 성인 실종 수사의 문제점과 그 이면을 추적한다.

■ 두 번째 실화, 주인 없는 돈 ‘치매 머니’


- “같이 살자”던 손녀…5억 원 집을 판 할머니가 6개월 뒤 향한 곳


3년 전 치매 진단을 받은 올해 76세 영애 씨. 일찍 남편과 헤어진 뒤 혼자 생활해 온 그녀에게 삶의 가장 큰 기쁨은 손녀였다.

둘째 아들이 이혼하면서 홀로 남겨진 다섯 살 손녀를 20년 동안 자식처럼 키웠고, 손녀가 성인이 된 뒤 서울로 떠난 이후에도 전세금과 학비, 생활비 등을 지원하며 정성껏 뒷바라지했다.

그런 영애 씨에게 어느 날 손녀가 꿈같은 제안을 건넸다. 영애 씨가 소유한 제주도의 고급 빌라를 처분하고, 손녀가 살고 있던 서울 집의 전세금을 합쳐 두 사람이 함께 지낼 집을 마련하자는 것이었다.

영애 씨는 결국 제주 부동산을 매각한 뒤 서울로 올라왔다. 그러나 6개월 후 그녀가 발견된 장소는 손녀와 함께 살기로 한 집이 아니었다. 낯선 요양시설이었다.

더욱이 제주 빌라를 팔아 마련한 매각대금은 이미 손녀에게 넘어간 상태였다.

- 대통령 훈장까지 받은 아버지…치매 이후 사라진 수억 원


평생 교직에 몸담아온 80세 황 씨(가명)는 성실하고 강직한 인물이었다. 대통령 훈장까지 받은 교사였으며, 가족에게는 빈틈없이 자신의 삶을 관리하던 아버지였다.

하지만 치매가 찾아오면서 그의 모습은 달라졌다. 돈을 계산하고 관리하는 일이 어려워졌고, 자신이 누구에게 얼마를 줬는지조차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해 아버지가 치매 진단을 받은 뒤 재산 관리를 맡은 딸 연정(가명) 씨는 통장에서 수상한 거래 내역들을 발견했다.

운전을 그만둔 지 10년이 넘은 아버지의 계좌에서 타이어 결제 기록이 발견되는가 하면, 젊은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화장품 매장과 레스토랑 등 평소 아버지의 소비 패턴과는 거리가 먼 결제도 잇따라 확인됐다.

연정 씨가 의심하는 인물은 아버지 황 씨와 오랜 시간 교류해 온 엄 씨(가명)다. 하지만 정작 황 씨는 치매 이후 자신이 왜 해당 금액을 사용했는지, 누구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에 대해 일부만 기억할 뿐 전체적인 상황은 제대로 떠올리지 못하고 있다.

- 기억을 잃는 순간, 평생 모은 재산의 주인은 누구인가


평생 일해 마련한 집과 노후자금이 치매 이후 본인도 모르는 사이 사라진다면 과연 그 재산은 누구의 것일까.

돈을 건네고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고, 집을 처분하고도 그 과정을 떠올리지 못하는 사람들. 기억을 잃은 이들의 재산을 보호할 방법은 무엇인지 ‘실화탐사대’가 치매와 함께 사라진 돈의 행방을 따라간다.

■ 세 번째 실화, ‘실화탐사대’와 함께 만든 기적…‘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 별세


- ‘실화탐사대’가 기록한 ‘피터팬 아빠’의 마지막 여정


지난 3월과 7월 ‘실화탐사대’를 통해 사연이 소개됐던 ‘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가 지난 5일 향년 64세로 세상을 떠났다.

말기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도 중증 자폐 아들 제원 씨가 앞으로 살아갈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쉼 없이 움직였던 아버지다.

아들의 거처를 찾은 이후에도 전경철 씨의 여정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아들처럼 도움이 필요한 세상의 모든 ‘피터팬’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남은 시간을 모두 그 꿈에 쏟았다.

그 과정에서 전 씨는 ‘실화탐사대’ 제작진에게 자신의 마지막 여정을 끝까지 기록해 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 입관부터 발인까지…마지막 길을 함께 기록하다


‘실화탐사대’는 전 씨의 뜻을 따라 7월 방송 이후에도 그의 삶을 계속해서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전경철 씨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입관과 발인까지 그의 마지막 길을 기록했다.

자신이 떠난 뒤에도 또 다른 ‘피터팬’들을 위한 꿈이 이어지기를 바랐던 전경철 씨. 제작진은 그의 마지막 약속을 기록하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

그가 끝까지 만들고 싶었던 ‘네버랜드’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오늘(10일) 목요일 밤 9시 방송되는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고(故) 전경철 씨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된다. 또한 ‘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가 꿈꿨던 네버랜드를 향한 마지막 여정은 향후 제작될 MBC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더욱 자세하게 그려질 예정이다.

실종 수사의 허점부터 치매 환자의 재산 보호 문제, 한 아버지의 마지막 약속까지 짚어낸 이번 방송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책임과 보호의 문제를 되묻게 한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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