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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 눈물부터 김영옥 89년 인생까지…'플리109' 깊은 울림

기사입력2026-09-0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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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리스트 109'가 각자의 방식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온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진한 위로를 전했다. 뇌과학자 장동선은 어린 시절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오랜 시간 들여다본 경험을, 배우 김영옥은 해방과 전쟁, 가족과의 이별을 지나온 89년의 삶을 꺼내놓았다.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사람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 "힘내라"고 말하는 것보다 먼저 힘든 시간을 통과한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더 깊은 위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지난 1일 방송된 MBC '오늘을 버틴 노래-플레이리스트 109'(기획 최행호 / 연출 이민지, 허자윤, 김성년 / 이하 '플레이리스트 109') 7회에는 뇌과학자 장동선과 배우 김영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자신을 지탱해준 노래와 함께 지금까지 살아오며 겪었던 순간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장동선은 먼저 '자칭타칭 투머치 토커'라는 별명에 걸맞은 입담으로 등장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뇌과학을 일상적인 사례와 연결해 설명하면서 3MC 이석훈, 이준, 딘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뇌의 '청소'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생활 속에서 직접 적용해볼 수 있는 뇌과학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날 장동선이 꺼낸 이야기는 전문 분야에만 머물지 않았다.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시절과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방황했던 시간, 그리고 이후 자신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오랫동안 마주해온 과정까지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는 힘든 기억을 억지로 좋은 추억으로 바꾸거나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했다. 오랜 시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본 사람의 고백인 만큼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장동선이 선택한 버팀송은 카니발의 '거위의 꿈'이었다. 그런데 노래가 흘러나오던 순간 원곡 가수 인순이가 깜짝 등장하면서 스튜디오 분위기가 달라졌다.

예상하지 못한 만남에 장동선은 인순이와 눈을 마주친 순간부터 눈물을 보였다. 인순이 역시 그의 감정에 공감하며 직접 '거위의 꿈'을 불렀다. 자신의 노래를 통해 누군가가 희망이나 위로를 얻었다면 직접 찾아가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인순이가 이 자리를 찾은 이유였다.


장동선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뇌과학자로서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건넸다. 지나치게 힘들고 우울한 상태에서는 뇌가 바라보는 세상의 범위 자체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삶에 남아 있는 가능성과 앞으로 만나게 될 더 많은 기회까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자신의 상처를 직접 마주해온 경험에서 나온 말이기에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이어 등장한 김영옥은 89세 국내 최고령 여배우이자 오랜 세월을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김영옥은 8살 때 해방을 맞았으며 당시 사람들이 국기를 들고 만세를 외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불과 5년 뒤에는 6·25 전쟁을 경험했다.

어린 시절 부모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기억부터 약 70년에 걸친 배우 생활, 남편을 비롯해 먼저 세상을 떠난 가족들과의 이별까지. 김영옥이 지나온 시간에는 한 시대의 굵직한 사건과 개인적인 삶의 희로애락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럼에도 김영옥이 삶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의외로 담담했다. 감정을 반드시 '해소'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삶에서 찾아오는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간다는 그의 이야기는 수많은 굴곡을 실제로 지나온 사람의 말이기에 더욱 큰 힘을 가졌다.

김영옥의 버팀송은 나미의 '슬픈 인연'이었다. 이날 '찐손주' 딘딘이 김영옥을 위해 직접 노래를 불렀고, 김영옥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남편과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을 떠올렸다.

그는 딘딘의 무대를 통해 그들을 "제대로 추모한 것 같다"고 말하며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순간을 "나한테는 축복"이라고 표현했다. 딘딘 역시 지금까지 자신이 불렀던 노래 가운데 가장 힘든 무대였다고 할 정도로 깊은 감정을 쏟아냈다.

감동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두 사람만의 특별한 관계는 웃음을 만들어냈다. 김영옥은 딘딘에게 고맙다는 말을 거창하게 전하기보다는 평소처럼 핀잔을 섞어 애정을 표현했다. 실제 손주와 할머니를 연상시키는 티격태격한 모습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각별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방송에서도 두 사람을 두고 "진짜 친손주 같다"는 반응이 나올 만큼 남다른 케미가 이어졌다. '슬픈 인연'이 남긴 먹먹함 뒤에 따뜻한 여운을 더한 순간이었다.

김영옥의 임영웅을 향한 남다른 팬심도 웃음을 안겼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때 사위의 추천으로 임영웅의 무대를 접한 뒤 울고 웃으며 팬이 됐다는 그는 "1등 못 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은 생전 처음"이라고 말하며 진정한 '찐팬'의 면모를 보여줬다.

이를 들은 '명예 손주' 딘딘은 질투를 드러냈다. 임영웅과 자신 중 한 명을 선택해달라고 요구하는 등 예상치 못한 신경전이 펼쳐지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바꿨다.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들은 두 게스트가 전한 진솔한 이야기에 공감했다. 인순이가 '거위의 꿈'을 부르는 장면에서는 장동선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이 나왔고, 김영옥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해방과 전쟁,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직접 겪은 '인생 선배'의 이야기라 더욱 깊이 와닿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지금 힘든 내 삶도 언젠가는 그렇게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공감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플레이리스트 109'를 향한 호평이 이어졌다. "나의 힐링 프로그램. 마지막이 다가오는 게 너무 아쉬워요", "MC 조합도 너무 좋고 게스트도 좋고 자극 없이 세상 편안한 프로", "좋은 방송입니다" 등의 반응이 나오며 프로그램이 전한 편안한 위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누군가가 겪고 있는 힘든 시간을 다른 사람이 대신 지나줄 수는 없다. 다만 먼저 그 시간을 통과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나도 그랬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현재를 견딜 작은 힘이 생길 수 있다.

장동선의 눈물과 인순이의 '거위의 꿈', 89년의 세월을 살아온 김영옥의 담담한 고백은 음악과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전해온 '플레이리스트 109'의 의미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특히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각자의 삶을 솔직하게 꺼내놓는 방식이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더 현실적인 위로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이번 방송의 의미가 더욱 컸다는 평가다.

한편 다음 주 '플레이리스트 109'에서는 시청자들을 직접 초대해 진행한 특별한 '플레이리스트 109 청음회' 현장이 공개된다. 그동안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버팀송'과 출연자들의 이야기, 이석훈·이준·딘딘이 함께 만들어온 음악 여정을 시청자들과 나누며 프로그램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볼 예정이다.

노래에서 출발해 서로의 삶을 듣고 함께 위로하는 시간을 만들어온 '플레이리스트 109'는 다음 주 시청자들과 함께하는 청음회를 끝으로 8부작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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