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잘 자라고 있던 자식 롱샷(LNGSHOT)을 백댄서로 전락시키고 팬들과의 소통마저 단절하는 극성 아버지 행보로 자식들의 앞길을 제대로 막아서고 있다.

롱샷(오율, 률, 우진, 루이)은 박재범의 모어비전이 지난 1월 선보인 4인조 다국적 그룹. 맏형 20살, 막내 16살의 어린 나이로 구성되어 있지만 탄탄한 보컬·랩·댄스 실력은 물론, 데뷔부터 자작곡을 앨범에 수록할 정도로 남다른 프로듀싱 능력을 보여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차트 반응도 좋았다. 멜론 핫100 최고 순위 12위까지 오른 데 이어, 데뷔 59일 만에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을 달성하며 뜨거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는 K팝 데뷔 음반 역대 4번째로 빠른 속도. 심지어 현재는 누적 스트리밍 3억 회를 돌파했다.
데뷔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상승 궤도에 오른 롱샷. 대기업 출신이 아닌 1년차 그룹인 만큼 아직 국내 인지도가 높다곤 할 수 없지만, 가만히만 둬도 무럭무럭 성장할 게 분명했다.
하나 이때 박재범이 등장하며 변수가 생겼다. 새로운 앨범을 내놓고 팬미팅, 버스킹 및 대학 축제를 다니며 무대 경험과 인지도를 쌓기도 바쁜 황금 같은 타이밍에 돌연 콜라보 믹스테이프를 내놓은 것이다. 믹스테이프는 추구하는 음악들을 정해진 틀이나 규격 없이 섞어 넣은 것으로, 주로 아이돌 업계보단 힙합 신에서 쓰이곤 한다.
물론 믹스테이프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장르적 한계를 부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자체 프로듀싱돌' 롱샷의 이미지도 공고히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들이 데뷔와 동시에 선보인 첫 번째 믹스테이프는 팬들 사이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문제는 이번 2집엔 박재범이 끼었다는 점. 편곡과 작사에만 이름을 올렸던 1집과는 달리, 이번엔 전곡의 작사, 작곡, 편곡 작업에 참여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바로 이 부분에서 롱샷표 믹스테이프의 장점은 전부 사라진다. '자체 프로듀싱' 수식어를 내세울 틈도 없이 박재범의 그림자 뒤에 롱샷의 활약이 전부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박재범은 이번 콜라보 믹스테이프를 핑계로 음악 방송은 물론 온갖 챌린지 영상에 센터로 등장하며 롱샷이 조명받을 기회를 빼앗고 있다.
활활 타는 여론에 기름을 부은 건 박재범의 해외 투어 소식이었다. 데뷔 1년도 안 된 롱샷과 함께 9월 3일부터 10월 28일까지 북남미와 유럽에서 공연을 진행한다는 것인데, 팬들은 "해외 무대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 자체는 좋지만, 두 달의 공백기 동안 국내 관심도는 바닥을 찍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전성기 중 해외 투어에 나섰다 신흥 강자들에 밀려 하락세를 타기도 했던 바, "롱샷의 데뷔부터 찾아온 좋은 기회를 발로 차버리는 꼴"이라 비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합동 공연을 롱샷 팬들은 물론, 박재범 팬들도 반기지 않고 있다는 점. 박재범을 보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공연장을 찾았는데 굳이 롱샷의 무대도 함께 봐야 하냐는 이유다. 그럼에도 박재범은 두 귀를 막고 "인터넷 가십들은 내 계획에 어떤 지장도 주지 않는다. 누구의 말이 맞을지 지켜봐 달라"라고 반박하며 비판 여론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롱샷이 처음 가요계에 등장했을 당시, 리스너들을 매료시킨 건 이들이 지닌 자유분방함과 솔직함이었다. 대기업 출신 아이돌 그룹이라면 응당 갖고 있을 교과서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존재만으로 빛나는 가치를 드러내며 K팝 팬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이들이지만, '아버지' 박재범은 이를 내세우긴커녕 자신의 품 속에 가두며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다. 롱샷을 감싸고 도는 박재범의 극성 면모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모어비전, Mnet, KBS2,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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