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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구, 내향인 던지고 '윙크 폭탄' 날린 각오 "안 귀여울바엔 죽겠다" [영화人]

기사입력2026-06-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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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와일드 씽'을 통해 혼성 댄스그룹 '트라이앵글'의 귀여운 막내이자 폭풍 래퍼 '상구'로 파격 변신을 감행한 배우 엄태구를 만났다. 정통 힙합 전사를 꿈꿨으나 현실은 적은 분량 탓에 '3인자 콤플렉스'에 시달리고, 그룹 해체 후에는 빚더미에 앉은 채 보험 설계사로 근근이 버티는 상구. 엄태구는 특유의 거친 저음과 수줍은 매력을 오가며 예전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유쾌한 모습을 선보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엄태구는 자신이 연기한 상구에 대해 "관객들에게 결코 밉지 않게 다가서길 바랐다. 순수하면서도 열정이 가득한 인물로 그려지길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기에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것은 다름 아닌 분장·의상팀의 감각이었다. 특히 여러 후보 중 고심 끝에 선택한 장발 가발과 파마 가발에 대해 그는 "코미디 영화에서 마치 강력한 무기를 얻은 것 같은 든든함을 느꼈다"며 현장 스태프들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뮤직비디오와 함께 큰 화제를 모았던 파격적인 화보 촬영 장면에 얽힌 부끄러운 비하인드도 털어놓았다. "테스트 촬영 당시 스태프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문 앞에서 홀로 촬영을 진행해야 했는데, 등은 실제 저의 몸이고 정면의 상반신과 엉덩이 는 모두 CG 처리를 거친 결과물덕에 실제 몸 준비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촬영 순간만큼은 몹시 민망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이번 작품에서 함께 '트라이앵글' 멤버로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은 엄태구에게 신선한 자극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특히 현장에서 지켜본 강동원의 모습은 그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연습실에서 온몸이 땀에 젖은 채 끊임없이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나는 강동원을 보며, 마치 "첫 캐릭터를 맡아 열정을 불태우는 신인 배우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모습에 깊은 자극을 받은 엄태구는 자신 역시 JYP 엔터테인먼트로 달려가 랩 연습에 더욱 매진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센터 박지현에 대해서는 "시작부터 손동작 하나하나가 남달라 진짜 춤을 추는 것처럼 멋졌다"며, 현장에서 먼저 장난을 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준 덕에 낯을 가리는 자신도 큰 위로를 받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시사회때 나란히 앉아 영화를 함께 관람했다는 오정세와의 일화도 흥미로왔다. 평소 자신의 연기를 보며 잘 웃지 않는다는 두 사람은 주변에서 폭소하며 영화보는 내내 진지함을 유지했다고. 하지만, 엄태구는 "오정세가 연기한 '최성곤'이 등장하는 순간만큼은 참지 못하고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며, 여러 번 본 편집본임에도 오정세의 코믹 연기는 독보적이었다고 치켜세웠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룹의 막내 상구의 '귀여움'을 완성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치열한 사투였다. 안무 선생님은 엄태구의 캐릭터를 고려해 다른 멤버들과 차별화된, 다소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동작들을 알려줬다고 한다. 엄태구는 처음에 왜 자신만 다르게 가르쳐주는지 의아했지만, 이내 상구는 이것만 소화하면 된다는 선생님의 깊은 의도를 이해하곤 감탄했다고. 리허설 도중 "상구가 조금 더 귀여웠으면 좋겠다"는 현장 요청이 더해지자, 엄태구는 그동안 본 적 없는 귀여운 표정과 윙크를 온몸으로 짜내기 시작했다. 무대 위에서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을 관객들 앞에 꺼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내적 충돌도 겪었지만, "지금 귀여워지지 않으면 차라리 죽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카메라 앞에 섰다고.

이렇게 처절한 각오를 하며 촬영 했어야 했나 싶지만 평소의 엄태구를 떠올려보면 그에게 귀여운 상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죽음에 비교될 정도로 엄청난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비록 스스로 "아무리 난리를 쳐도 박지현이 확신의 센터였다"며 몸을 낮췄지만, 그의 처절하고도 순수한 노력이 상구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 셈이다.

여전히 카메라가 돌 때 부끄러움을 느껴 NG를 내기도 하지만, 엄태구는 매 순간 인물 그 자체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다. 이 가열찬 노력 덕분일까. 그는 요즘 현장에서 말도 많아지고 장난도 자주 치게 되었다며, 여전히 외향인은 아닐지라도 이제는 완벽한 내향인의 허물은 벗어던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변화를 짚어냈다.


과정은 매번 고되고 힘들지만, 정성껏 빚어낸 캐릭터를 세상에 소개하고 VIP 시사회에 가족을 초대해 함께 나누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는 엄태구. 지친 스태프들과 고생의 결실을 확인하는 순간이 있기에 연기는 계속하게 되는 매력적인 작업이라고 말하는 그의 눈빛에는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이 서려 있었다.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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