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교환은 인터뷰 시작부터 특유의 위트 넘치는 태도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연타석 흥행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저는 투수라고 생각했는데 타석에 들어간 적이 있었느냐"고 너스레를 떨며 "홈런은 관객분들이 쳐주시는 것이고 저는 투수의 입장으로 계속 좋은 공을 던져드릴 뿐"이라는 멋진 비유로 감사를 전했다. 영화 '군체'에 대해서는 영화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재미라고 생각하는데, '군체'는 그 재미라는 요소에 완벽하게 도착해 있는 작품이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서영철은 연상호 감독의 전작 '반도'에서 선보였던 빌런 서대위와 여러모로 비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구교환은 두 캐릭터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확신의 유무'를 꼽았다. 서대위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하고 아슬아슬하며 연약한 '불확실성의 빌런'이었다면, 서영철은 강력한 신념과 확신으로 똘똘 뭉쳐 있는 '확신의 빌런'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사족 없이 깔끔하게 타오르며 퇴장하는 서영철의 결말에 대해 "빌런이 구질구질하지 않고 개운하게 스크린에서 퇴장하는 것만큼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게 없다. 서영철에게 아주 마땅하고 완벽한 퇴장이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온라인상에서 '군체'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전지현, 지창욱 배우와 함께 '군체 3대 워킹 신'으로 회자되는 것에 대해서는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관객분들이 그렇게 특별한 시선으로 장면을 완성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많은 이들이 감탄한 좀비들과의 기괴한 연결 장면인 일명 '교감 신'에 대한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구교환은 이 설정을 철저히 생물학적이고 디지털적인 네트워크로 해석했다고 밝혔다. 공기 중과 벽면에 묻은 하얀 점액질들이 일종의 '와이파이 공유기' 역할을 한다는 전제 하에 연기에 임했다는 것이다. 그는 "초반에 와이파이 신호가 두 칸만 떠서 통신이 불안정할 때라고 생각했고 그때는 목을 거칠게 꺾으며 동기화하는 움직임을 보였고, 후반부 통신 상태가 매끄러울 때는 눈동자만 몇 번 매끈하게 움직여도 통제가 가능하도록 디테일을 나누어 표현했다"고 전했다.
연상호 감독과의 네 번째 호흡인 그는 매번 작업할 때마다 새로울 수밖에 없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저예산 작가주의 영화든 고예산 상업 영화든 연상호 감독의 스토리에는 항상 지금 이 시대에 본인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와 진심이 담겨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연 감독이 자신을 '한국 영화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배우'라고 극찬했다는 말에는 "기사 헤드라인용 마케팅 멘트 아니었겠냐"며 웃어넘기면서도 "연 감독님은 모든 배우에게 저마다의 특별한 요소를 심어주고 캐릭터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최고의 연출자"라고 치켜세웠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전지현에 대해서는 오랜 팬으로서 숨기지 못할 설렘을 드러냈다. "내가 스크린을 통해 알고 있던 배우 전지현의 멋진 모습과 실제로 마주한 모습이 똑같아서 감탄했다"는 그는, 복잡하고 방대한 대사를 거침없이 소화하며 극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전지현을 보며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를 번뜩이게 풀어내는 전지현 선배를 보며 마치 명탐정 코난이나 김전일의 실사판을 보는 기분이었다. '전지현이 곧 개연성'이기 때문에 관객이 저걸 어떻게 알았지라는 의문을 품을 틈을 주지 않는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 끝자락 구교환은 취재진을 향해 하반기에 예정된 특급 정보도 깜짝 선물했다. 올해 하반기 오랜 파트너인 이옥섭 감독의 단독 연출작인 영화 '사랑의 카운셀러'가 본격적인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구교환은 제작 참여는 물론 어떤 형태로든 작품에 함께할 예정이며, 현재 염두에 둔 인물들과 한창 주인공 캐스팅을 진행 중이라며 설레는 기대를 남겼다.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영화 '군체'는 현재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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