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된 ‘셀럽병사의 비밀’에는 박소담과 박해미가 함께 자리해 각기 다른 시선으로 고 이순재를 회상했다. 2020년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에서 이순재와 호흡을 맞췄던 박소담은 “오래전 일이지만 선생님을 떠올리면 지금도 울컥한다”며 “울지 않는 것이 목표였는데 쉽지 않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암 투병을 이겨낸 뒤에도 이순재와의 기억 때문에 이번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담담하게 시작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영상 속 이순재의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박소담은 “목소리만 들어도 이미 위험하다. 도와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라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인연을 맺었던 박해미 역시 “선생님의 ‘영원한 며느리’로서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하며 고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고 이순재의 연기 인생도 재조명됐다. 그는 2025년 1월 드라마 ‘개소리’로 생애 첫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입증했지만, 당시 수척해진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남겼다. 박해미는 해당 수상을 언급하며 “첫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복잡했다. 그동안의 시간들이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이순재는 1960년대 드라마 ‘형사수첩’을 시작으로 강렬한 악역 이미지로 존재감을 쌓았고, 초반부터 범죄자 역할을 맡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범인 역할만 30번 넘게 했다”고 회상할 만큼 다양한 악역을 소화했다. S대 철학과 54학번 출신인 그는 영화 ‘햄릿’에 감명받아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고, 20년 가까이 무급으로 활동하며 배우의 길을 이어왔다. 당시 생활고는 가족의 생계로 버텼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외울 정도의 뛰어난 기억력은 업계에서도 전설로 통했다. 박해미는 연극 ‘리어왕’ 당시 2시간 넘는 독백에도 NG가 없었다는 일화를 전하며 그의 집중력을 회상했다. 금주와 금연, 철저한 자기 관리 역시 그의 강철 같은 배우 생활을 지탱한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노화로 인한 건강 문제는 피할 수 없었다. 드라마 ‘개소리’ 촬영 당시 백내장 수술과 청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었고, 보청기를 착용한 채 매니저의 도움으로 대사를 익히는 상황도 있었다. 이후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끝으로 체력적 한계에 이르렀고, 폐렴으로 이어지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의료진은 이를 근감소증과 난청, 백내장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노인증후군’의 전형적인 흐름으로 설명했다.
병상에서도 그는 연기를 놓지 않았다. 연습을 계속 이어가며 “하고 싶은 건 작품뿐”이라는 뜻을 전했고, 박소담은 “무대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하셨던 말이 계속 생각난다”며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이순재는 2025년 11월, 수많은 후배들의 배웅 속에 생을 마감했다.
한편 방송 말미에는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의 이야기가 예고되며 관심을 모았다.
한국 최초 의학 스토리텔링 예능 ‘셀럽병사의 비밀’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 KBS 2TV에서 방송되며 이후 웨이브(Wavve)에서도 공개된다.
연기 인생 전체를 ‘작품’으로 남긴 배우의 삶이 곧 시대의 기록이 됐다는 점에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