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도 쏘고 말도 탄다더니”…선생님의 잔혹한 거짓말
소년들은 교사의 권유를 받아 버스에 올랐지만, 도착한 곳은 경주·아산 등 전국 9곳의 수련원이었다. 그러나 문이 열리는 순간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군인들의 폭언과 폭력이었다. 이후 열흘간 이어진 유격·제식·공수 훈련 속에서 일부는 자해를 시도하거나, 성폭력 피해까지 겪었다. 취재진이 만난 피해자들은 지금까지도 환청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누가 소년들을 그곳으로 내몰았나
이 같은 강제 동원은 정부 주도의 구조 속에서 이뤄졌다. 당시 문교부는 각 학교에 ‘순화교육’ 대상 인원을 할당하고, 미선발 시 책임을 묻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는 제비뽑기나 학생 간 고발 등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대상자를 선정했고, 특히 사회적 약자들이 주요 표적이 됐다.
그 배경에는 정권의 정치적 의도가 자리하고 있었다. 5·18 민주화 운동 이후 확산되던 민주화 움직임을 억누르기 위해 군부는 삼청교육대의 대상을 청소년으로 확대했다. 실제로 민주화 운동 이력으로 별도 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확인되며, 단순한 ‘선도’를 넘어선 통제 수단이었음이 드러난다.
‘문제아’ 낙인이 바꿔버린 삶의 궤적
훈련이 끝난 뒤에도 고통은 이어졌다. ‘불량학생’이라는 낙인은 학업과 취업의 기회를 제한했고, 피해자들은 국가 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받아들이며 오랜 시간 침묵 속에 살아야 했다. 최근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를 계기로 일부 피해자들이 국가배상소송에 나섰지만, 법원은 열흘간의 수용 기간만을 기준으로 100만 원의 배상액을 산정했다. 평생 이어진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월이 흐르며 피해자들은 노년이 됐고, 가해자 상당수는 이미 세상을 떠났다. 국가와 사회의 책임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질문이 남는 가운데, 이번 방송은 오랜 시간 묻혀 있던 역사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한편 ‘잊혀진 소년들, 1981 중고생 삼청교육대’ 편은 오는 5월 5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외면돼 온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방송이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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