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이찬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성한 작가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호칭에 얽힌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2000년생인 그와 1971년생인 임 작가의 나이 차는 무려 31살에 달하지만, 정작 호칭을 먼저 정리한 쪽은 임 작가였다. 정이찬은 "처음 뵈었을 때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작가님께서 먼저 '앞으로 누나라고 불러'라고 말씀하셔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제안은 임 작가의 철저한 연기 지도법 중 하나였다. 극 중 30대 중반의 노련한 천재 의사 '신주신'을 연기해야 하는 신인 정이찬이 대선배인 작가 앞에서 위축되지 않고, 캐릭터 특유의 자신감과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전략적 특명이었던 셈이다. 사석에서부터 호칭을 편하게 함으로써 신주신이라는 인물이 가진 당당함을 몸에 익히게 하려는 의도였다.
물론 그 과정이 늘 훈훈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정이찬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연기 문제로 호되게 꾸중을 들었던 때를 꼽았다. 그는 "작가님께 크게 혼이 나 눈물이 핑 도는 상황에서도 '네, 누나'라고 대답해야 했다"며 당시의 웃픈 상황을 전했다. 어떤 극한의 상황에서도 캐릭터의 태도와 호칭을 유지해야 했던 것이 신인 배우에게는 가장 고난도의 훈련이었던 셈이다.
약 6개월간 이어진 이 특별한 '호칭 계약'은 작품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비로소 마침표를 찍었다. 최근 임 작가는 그에게 "이제 작품이 끝났으니 신주신에서 나와도 된다"며 호칭 특명 해제를 선언했다. 긴 시간 신주신으로 살며 유지해온 긴장감을 내려놓고, 다시 본래의 모습인 배우 정이찬으로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정이찬은 "처음엔 입이 떨어지지 않아 고생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 호칭 덕분에 캐릭터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며 임 작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아울러 "현장에 직접 간식을 들고 오셔서 격려해 주시던 따뜻한 면모는 물론, 배우의 몰입을 끝까지 책임져 주신 작가님은 제게 최고의 멘토"라고 감사의 인사를 덧붙였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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