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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나 체비크와 애증의 '안나 카레니나' [종합]

기사입력2026-02-1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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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알리나 체비크가 '안나 카레니나'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들려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삼연 기념 기자간담회가 서울 종로구 서머셋팰리스 서울 세미나룸에서 진행됐다. 연출을 맡은 알리나 체비크가 직접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나 카레니나'는 19세기 후반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결혼, 가족 문제를 다룬 작품. 톨스토이의 3대 문학 중 하나인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특히 이번 시즌은 2019년 재연 이후 약 7년 만에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미 연출과 넘버에서 인정받은 '안나 카레니나'인 만큼, 발전한 완성도를 기대해 볼법한 상황이다.


7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알리나 체비크는 "안녕하세요"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뒤, "한국, 서울에 다시 오게 돼 너무 기쁘다. 우리 팀들, 배우들이 얼마나 프로페셔널하게 일하는 이들인지 익히 알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 반갑다. 또 기존에 봐왔던 배우를 비롯해 새로운 배우들도 만날 수 있어 뜻깊은 경험이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재연과 삼연 사이에 7년의 텀이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다"는 그는 "우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향이 컸다. 극장에 공연을 세우기에 앞서 미리 계약하고 생각할 게 많더라.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7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더 기쁘다. 많은 관객분들이 보러 와주셨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초연, 재연에 이은 삼연이지만 전체적인 구성 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설명했다. 알리나 체비크는 "라이센스가 있다 보니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새로운 배우들이 왔기 때문에 사소한 뉘앙스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같은 역할, 같은 대사라 해도 배우들마다 소화해 내는 스타일이 다르지 않냐. 재연 때와 비교하면 그 부분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하며, "러시아 현지 공연과 비교하면 서술자 역할이 확대됐다는 점이 차이점일 거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번 컴백이 뜻깊은 이유는 또 있었다. 알리나 체비크에게 있어 '안나 카레니나'는 자신의 어느 연출작보다 애정과 관심이 가는 자식과도 같은 작품이었기 때문.


알리나 체비크는 "세상엔 여러 종류의 작품이 있다. 알아서 잘 크는 아이처럼 공연만 올리면 알아서 잘 흥행되는 작품이 있고, 그러지 못한 작품도 있는데, '안나 카레니나'의 경우 계속 곁에 있어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아무리 작품이 잘 돼도) 옆에 두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라고 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유를 묻자 "사실 '안나 카레니나'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원작 소설을 읽었는데 소설 속 여자 주인공이 너무 싫더라. 만약 공연을 한다면 이 여주인공을 관객들에 납득시켜야 할 텐데, 나부터가 확신이 안 드니 할 수가 없더라. 그런 면에선 처음엔 내가 왜 이런 자식을 품에 안아야 하나 고민스럽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막상 내 곁에 머물고 있는 아이는, 그리고 나와 가장 가까운 아이는 '안나 카레니나'였다"라고 답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알리나 체비크가 '안나 카레니나'에게 마음의 문을 연 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읽다 보니 안나를 이해하게 됐다고. 알리나 체비크는 "처음엔 안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사소하게 화가 났다. 그러다 행동의 이유를 생각하게 됐다. 집이 가난했고, 결혼이 강제됐다. 그 와중에 브론스키를 만나 한눈에 미쳐버리게 된다. 처음엔 행동과 선택이, 그리고 실수가 이해가 안 됐지만 결국 사랑과 행복을 위해 했던 선택이라 생각하니 납득이 됐다. 또 안나의 실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할지라도 내가 뭐라 할 자격은 없다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느끼는 슬픔에 함께 들어가 공감하려 했던 것 같고, 그러다 사랑에 빠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리나 체비크는 "단순히만 보면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아주 흔한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안나 카레니나'는 그보다 더 깊게 들어간다. 특히 사회적인 이야기도 함께 집중해서 보면 조금 더 재밌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안나 카레니나'에 대한 자랑도 아끼지 않았다.


초연, 재연 떄와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주인공 안나가 기존 더블 캐스팅에서 트리플 캐스팅으로 변경됐다는 점. 초연 땐 옥주현과 정선아, 재연 땐 김소현과 윤공주가 활약했다면 이번 삼연 땐 옥주현, 김소향, 이지혜가 활약한다.


트리플 캐스팅의 이유에 대해 알리나 체비크는 "일단 러시아에선 더블 캐스팅으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오디션을 거친 뒤 트리플로 결정하게 됐다. 좋은 배우가 있으면 거절하기가 힘들지 않냐. 또 공연이 진행되는 세종문화회관의 스케일도 상당하기에 관객 분들께 다양한 선택지를 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선택의 폭이 늘어난 만큼 '안나 카레니나' 삼연에는 새로운 배우들도 많이 합류했다. 이들 중 인상적인 배우가 있었냐 묻자 "답변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마치 여러 자녀 중 누굴 가장 사랑하냐는 질문과 같다. 오죽하면 '저 배우는 왜 저러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도 없었다. 다들 너무 마음에 들고 좋다"라고 말했다.


"초연 때와 비교해도 배우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라며 배우들과의 호흡을 떠올린 알리나 체비크는 "뮤지컬이 흔하지 않던 초기에는 적응할 시간이 좀 필요했는데, 지금은 이 시스템에 익숙해지다 보니 일하기가 너무 편하다. 또 공통적으로 '좋은 배우'가 지닌 기질을 갖고 있다. 힘들면 힘들다 할 수도 있는데, 그 누구도 힘든 티를 내지 않는다. 지쳐 보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 그런 부분이 너무 인상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다만 이번 캐스팅에 긍정의 목소리만 있던 건 아니었다. 특히 옥주현이 총 38회 공연 중 23회나 무대 위에 오른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캐스팅 독식 논란'이 불거졌던 바다. 매주 적게는 3차례, 많게는 7차례나 무대 위에 올라야 하는 만큼 뮤지컬 팬들은 컨디션 난조에 대한 이른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알리나 체비크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내부적인 상황을 잘 알지 못한다. 일단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오롯이 개인의 선택은 아니라는 거다. 계약 안엔 회사도 있고 러시아 원작자도 있다. 또 배우들과의 협의 과정도 있어야 한다. 소문이 부풀려진 게 아닐까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알리나 체비크는 "그런 면에서 옥주현의 모습이 '안나 카레니나' 속 안나를 떠올리게 한다"라며 "안나는 남성주의적 사회에서 자신의 행복과 사랑을 위해 사회에 대립하고 저항한다. 19세기 작품이긴 하지만 여전히 이런 관습은 우리 사회 속에 남아있다. 사실 사람은 모두 한 번씩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냐. 이때 누군가의 실수를 비난하는 건 쉽지만, 대다수 사람들이 이유를 살펴보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남이 비난하는 이유로, 사회가 비난한다는 이유로 함께 비난하곤 한다. 물론 범죄자를 비판하는 건 당연하다. 하나 인간적인 실수에 있어선 비판하기 전에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사회가 그렇다고 해서 공격할 필요는 없다. 돌을 던지긴 쉬우나 왜 던지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7년 만에 돌아온 '안나 카레니나'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리며 3월 29일까지 진행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마스트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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