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준은 최근 자신이 왜 배우를 하고 있는지, 왜 연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보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품 속 인물은 나라는 사람과 너무 다르고, 악역이든 선역이든 실제의 나보다 훨씬 다이내믹하게 살고 있지 않나. 그 순간만큼은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 연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말을 아끼고 사람들 앞에서 요구 사항을 잘 전하지 못한다는 그는 "굳이 안 해도 되는 말이면 하지 않고 혼자 있는 편인데, 역할이 주어지면 그 인물 덕분에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재미가 있다. 속으로만 수십 가지 상상하던 것들을 꺼내어 쓸 기회를 만나는 것이 바로 연기"라고 덧붙였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동료 배우들을 보며 다시금 확신으로 변했다. 최근 작품을 함께하며 즐겁게 일하는 문소리, 염정아 등 동료 배우들을 보며 "나도 저분들처럼 연기를 정말 재밌어하나?"를 자문해 보았다는 그는, 결국 다른 역할을 끊임없이 갈망하는 자신의 욕구가 연기를 즐거워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악역인 '황치성'을 연기하며 느끼는 묘한 괴리감도 존재했다. 황치성을 연기하다 보면 '왜 이렇게까지 나쁠까' 싶다가도, 촬영 중에 문득 사랑을 많이 주고받는 바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것. 박해준은 "역할 중간에 항상 내가 끼어 있는 느낌이다. '나라면 저렇게 안 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며 감정이 양분되다 보니, 작품 후반부에는 악당 짓을 하는 게 힘이 빠지기도 한다. 한 가지 성격으로 계속 가다 보면 지겨워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캐릭터를 다시 부여잡으려 애쓰곤 한다"며 연기 과정의 고충을 설명했다.
특히 '국민 사랑꾼' 관식으로 큰 사랑을 받은 '폭싹 속았수다'를 오랜 시간 촬영하는 과정에서도 이런 고민은 이어졌다. "'폭싹 속았수다'를 찍으면서 '휴민트' 출연을 결정했고, '애마'도 함께 촬영했다. 그렇게 결이 다른 작품을 하면 환기가 되는 기분이다. 산속에 들어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 지르는 기분 같기도 하다"라며, 빌런을 연기할 때는 선역이, 선역을 연기할 때는 빌런이 되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을 고백했다.
배우로서 박해준의 철학은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상대 배우를 돋보이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를 돋보이게 하려면 결국 내 연기도 탄탄해야 하기에 이는 양면적인 것"이라며, 주관적으로 잘해내고 싶다는 생각보다 "여기서 내가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를 더 많이 고민한다고 밝혔다. 감독이 요구한 장면의 목적이 달성되었는지, 즉 연기의 '확보'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그는 "벽돌 하나를 차곡차곡 쌓고, 그것이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과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신만의 견고한 작업 방식을 강조했다.
차가운 블라디보스토크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의 격돌을 그린 영화 '휴민트'는 바로 오늘 개봉하여 관객들을 만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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