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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 유지태 "금수저 집안의 열등생, 한명회의 압도적 카리스마" [영화人]

기사입력2026-01-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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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6대 왕 단종의 마지막 발자취를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당대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를 연기한 배우 유지태를 만났다. 조선 왕실의 적정자였던 이홍위(단종)을 내쫓고 수양대군을 왕좌에 앉힌 일등공신으로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가졌던 한명회를 유지태는 거인같은 체구와 압도적인 무게감, 에너지로 그려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지태는 "언론시사회 때 영화를 보니 휴머니티가 좋아 정말 잘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명회가 이 영화에서 악의 축을 잘 해줘야 했다. 열심히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반응이 좋아 배우로서 너무 감사하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제가 연기한 한명회는 실존 인물이기도 하지만, 악인으로서 풍성하게 감정의 층위가 잘 느껴지길 바랐다. 몇몇 작가와 감독님들은 악인을 집중해서 그려내기도 하는데, 그들에게 악인이 왜 매력적인 대상일까를 고민해봤다"는 유지태는 "잘못된 신념이지만 그 신념의 힘으로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시키는 인물"이라고 한명회를 정의했다.

"비록 수양대군을 앞세우긴 했지만 한명회는 자신이 왕이 되고 싶었던 인물일 것"이라는 유지태의 설명은 일전에 장항준 감독이 했던 한명회에 대한 해석과도 겹쳐진다. 한명회는 쉽게 설명하면 '금수저 집안의 열등생' 같은 인물이다. 고려 때부터 대대로 고위직을 지닌 집안 출신으로, 조부와 아버지는 물론 친척들 모두 과거에 급제해 요직에 앉으며 집안 분위기 자체가 과거 급제가 당연한 환경이었다. 그러나 한명회만 유독 과거시험과 인연이 닿지 않았고, 동료나 집안 식구들이 이미 정승과 판서가 되었을 때 결국 과거를 포기하고 조상의 덕으로 시험 없이 경덕궁직(궁궐을 지키는 문지기)으로 관직을 얻게 되면서 수양대군을 만나 인생이 바뀐 인물이다.


유지태는 "왕이 되고 싶었던 인물이었기에 일반인에게는 관대하고 인자한 느낌으로 접근했고, 왕으로서 대접과 인정을 받고 싶어 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늘 카리스마 있고 당당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라며 "나라를 위해서는 누군가 희생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매 신마다 그런 한명회의 감정이 느껴지게 설계하고 노력을 기울였다"고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신경 쓴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한명회가 잘 서야 단종 이홍휘와 엄흥도가 빛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명회가 중요했다. 모든 일과 모든 사람의 생각을 미리 앞서 예측하는 인물이고, 늘 어디선가 지켜보고 있을 것 같은 두려운 인물이어야 했다"며 한명회의 아우라가 작품 전반에 드러난 이유를 밝혔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지태는 "한명회가 겉으로 인자할수록 더 무서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장항준 감독님은 좀 더 악인의 느낌을 주라고 디렉팅하시더라. 포악한 악인으로 보이길 원하셨고, 중간에 발도 감독님이 확 떼어내는 게 좋겠다고 요구하셨다"며 이홍휘와 유배지에서 마주하는 장면은 장항준 감독의 아이디어였음을 알렸다.

그는 "연기할 때 대사나 보여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사람이 품고 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앉아만 있어도,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중요하다. 저는 '품는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캐릭터를 연구할 때는 캐릭터를 계속 품고 있어야 한다. 동어 반복을 하며 대사를 생각하고, 이 대사를 할 때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대사를 하기 전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를 계속해서 연구한다"며 "그렇게 하면 말하지 않아도 에너지가 느껴진다. 눈을 가릴수록 의도가 더 명확하게 보이게 된다"고 유지태만의 연기 노하우를 공개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 마을의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과 왕위에서 쫓겨나 유배된 어린 선왕의 이야기로 2월 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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