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근 셰프와 iMBC연예 취재진의 만남은 음주운전 전과 고백 전인 지난 16일 이뤄졌다. 서울 상암동 MBC사옥에서 iMBC연예와 영상 인터뷰를 진행한 임 셰프는 평소와 다름없는 유쾌한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2'의 비하인드 스토리, 새로운 인생의 전성기를 맞은 소감, 그리고 한식 경력 40년에 달하는 자신의 요리 인생도 솔직담백하게 가감없이 풀어냈다.
순식간에 '대스타'로 급부상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임 셰프는 "인기는 사실 거품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하지만, 어깨가 상당히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행동거지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기도. 그러면서 "앞으로 유튜브를 통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께 재능 기부를 마음껏 하고 싶다. 절실함을 갖고 계신 분들께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다"고 이러한 인기를 발판삼아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iMBC연예는 해당 인터뷰를 영상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과연 지금의 대중 정서와 맞는 선택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인터뷰 이틀 뒤인 지난 18일, 임 셰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과거 세 차례의 음주운전 사실을 고백하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음주운전 사실이 한차례 더 밝혀지며 다시 한 번 논란을 빚었다.
이에 iMBC연예는 내부 논의를 거쳐, 임 셰프의 밝고 유쾌한 모습이 담긴 인터뷰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중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언론으로서, 사안의 무게와 여론의 흐름을 외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 결정이 한 사람의 모든 시간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어져서도 안 된다고 봤다. iMBC연예는 '흑백요리사2'를 계기로 조명된 임성근이라는 인물, 그리고 요리사로서 수십 년을 묵묵히 살아온 한 직업인의 삶과 고민을 과장 없이, 미화 없이 글로 전하고자 한다. 이것이 지금 시점에서 iMBC연예가 선택한 가장 책임 있는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이하 임성근 셰프와의 일문일답 전문.]
Q. '흑백요리사2'로 단숨에 스타 셰프가 됐다. 정말 바쁜 나날일텐데, 인기를 체감하는 순간이 많을 듯하다.
A. 사실 인기, 이런 것들은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래도 주변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약간은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행동거지도 조심해야 되고, 방송에서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선을 넘게 되는 발언이 있을 수도 있을 텐데 이해해 달라.
Q. '흑백요리사2' 덕분에, 임 셰프를 좋아해 주는 대중들의 연령대가 유튜브에서 주로 소통했던 '5060 중년세대'에서 MZ세대로 내려왔다.
A. 젊은 친구들이 나를 예쁘게 봐주시는 이유가 진정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흑백요리사2'에선 정말 진정성 있게 했고, 가식적으로 하지도 않았다. 그런 모습이 마음에 와닿지 않았나 한다.
Q. '임짱', '아재맹수', '오만소스좌' 등 별칭이 정말 많이 생겼다.
A. '임짱'은 어머님들이 지어주신 애칭이라 너무 소중하다. 모든 애칭이 소중하지만, '소스 인간'이 있다. 난 비빔 인간도 아니고, 조림 인간도 아닌 소스 인간이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다.
Q. 시즌1에선 섭외를 거절했던 '흑백요리사'였는데, 시즌2 출연이 이뤄진 계기가 궁금하다.
A. 시즌1 때는 우리 회사가 상당히 바빴고, 정중하게 거절을 드렸다. 시즌2에서도 불러주셔서 흔쾌히 응했다. 시즌1을 보니 한식이 소외받는 느낌이더라. 한식을 주도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1등은 전혀 목표하지 않았다. 매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과 진정성을 다했다. 다양한 식재료도 공짜로 주고, 시간도 많이 주고, 해외로 홍보까지 되는데 다양한 한식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이유가 제일 컸다. 그게 아니었으면 참가를 안 했다.

Q. 다른 셰프들의 활약을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A. 공부를 엄청나게 많이 했다. 한식을 계속 발전시키지 못했다는 것에 조금 자책을 했었던 것 같다. 80년대 중반부터 요리를 시작했었는데, 옛날과 달리 지금은 엄청난 식재료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나. 그 식재료에 맞게 조리법도 바뀌어야 하는데, 예전에 했던 조리법에 갇혀 있었다는 자책이 있었다. 전통은 가져가되, 새로운 식재료를 받아들여서 한식도 개발을 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Q. '흑백팀전', '무한 요리 천국' 등 여러 라운드에서 보여준 모습이 소위 '사짜' 같다는 반응이 나왔고, 그게 화제가 됐다. 내심 상처를 받진 않았나.
A. 무관심이 가장 무섭다.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분들이 그렇게 봐주시더라도, 내가 배웠던 걸 실력으로 증명하고 싶다.
Q. '무한 요리 천국'에서의 결승 진출 실패는 당연히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다.
A. 점수 생각은 안 하고 요리했다. 코스 요리를 짜서 갔으면 더 많은 요리를 보여드릴 수 있었는데 아쉽다. 한식에도 이런 멋진 요리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가짓수를 한 10가지를 했었어야 했다. 탈락해서 지옥으로 가도, 난 살아나올 자신이 있었다.

Q. 결승에 진출했다면, '나에게 주고 싶은 요리'로 무엇을 만들었을 것 같나.
A. 어복쟁반이다. 처음 요리를 배울 때 손님상에서 나오는 잔반을 먹었었는데,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 요리를 생각했다. 옛날에 이런 음식을 먹고 주방장의 꿈을 키웠다.
Q. 요리사로서의 첫걸음부터, 조리 기능장을 따기까지의 삶이 궁금하다.
A. 집이 부유하지 않았다. 중학교 3학년 때 가출을 했는데, 월급 3만 원을 받고 음식점에서 일하면서 두세 달만에 다시 붙잡혀갔다.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몇 달 못 있다가 다시 가출을 하게 됐다. 어디 갈 데가 없어서 근무하던 음식점에 다시 가서 똑같은 월급을 받으며 1년 정도 일했다. 그러다 서소문동에 있는 찌개집에서 일을 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시장 보는 법도 배웠고, 몇 개월 만에 주방장도 달았다. 19살 무렵이었다. 그 후 결혼하며 살다가 공부를 시작했고, 2010년에 조리기능장이 됐다. 쉬는 날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Q. 요리사로서 수십 년을 살아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A. 습관이 몸에 배면 고치기가 힘들다. 열여섯 살부터 음식 일을 했는데 당시엔 연탄으로 불을 때웠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연탄 150장을 깔고, 그다음 저녁에 9시가 되면 다시 150장을 깔고.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 끝나는 게 생활이 됐다. 나도 모르게 단단해졌다. 결혼하고선 부양할 가족이 생기고, 내가 멈추면 가족이 힘들어지다 보니 그런 것들이 날 좀 더 단단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내가 힘들어하면 가족이 더 힘들지 않나.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무던히 버텨왔다.

Q. 본인에게 요리, 그리고 한식이란 무슨 의미인지.
A. 요리라는 카테고리에 들어와서 큰 사고 없이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리는 내 인생이다. 한식은 끝까지 사랑할 존재다. 어릴 때부터 한식을 했지만 10분의 1도 다 못 배웠다. 다른 요리를 한다는 건 건방진 일이다. 우리 음식을 우리가 사랑해야 한식 세계화도 이뤄질 수 있다. 해외에 계신 분들에게 우리 한식을 많이 전파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 iMBC연예 고대현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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