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동호는 첫 등장부터 인물의 성격과 세계관을 단번에 각인시키는 연기로, 극의 어둠을 관통하는 핵심 인물을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석삼은 무명단의 단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가슴에 새겨진 '命' 문신과 함께 등장한 석삼은 조직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며, 생사와 처분을 직접 결정하는 상위 집행자다. 그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폭력을 질서처럼 다루는 인물로, 무명단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는 집단인지를 단번에 보여준다. 권동호는 과장 없는 태도와 단호한 말투,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석삼의 위압감을 구축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3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극본 조승희/ 연출 이동현/ 기획 권성창/ 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12회에서 석삼은 단순한 조직 수장을 넘어, 감춰진 사건의 구조와 맞닿아 있는 서사의 핵심 축으로 확장된다. 다시 소환된 '命' 문신과 과거의 흔적들은 석삼이 개인의 악의로 움직이는 인물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지속되어 온 폭력의 시스템을 구현한 존재임을 드러낸다. 석삼은 설명이나 변명을 하지 않지만, 그의 선택과 태도만으로도 이야기의 방향을 뒤흔드는 결정적 변수로 기능하며 극의 밀도를 끌어올린다.
권동호는 석삼을 통해 잔혹함과 냉정함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그 이면에 깔린 논리와 세계관을 차분하게 드러낸다. 특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장면들에서 오히려 인물의 위험성과 무게감이 선명해지며, 석삼을 단순한 악역이 아닌 폭력의 구조를 대표하는 인물로 설득력 있게 완성한다.
첫 등장부터 석삼은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의 서사를 지탱하는 어둠의 축으로 자리 잡았고, 권동호는 절제된 연기로 그 중심을 단단히 지키고 있다.
배우 권동호는 그간 드라마, 영화, 연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아왔다. ‘탁류’, ‘파인’, ‘굿보이’ 등에서 장르를 가리지 않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왔으며,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계셔’, ‘팬레터’ 등 무대 경험을 통해 다져진 호흡과 밀도는 석삼이라는 인물의 무게감을 더욱 단단히 받쳐준다.
한편,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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