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비슷한 포맷으로 호불호 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영석 표 예능이 포장지만 바뀐 채 돌아왔다. '신서유기'의 오랜 팬이라면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조합만으로 반가울 테지만, 플랫폼을 넷플릭스로 옮긴 만큼 보다 도전적인 시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첫 공개된 예능프로그램 '케냐 간 세끼'는 웃음 메이커 3인방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우당탕탕 아프리카 여행기. 2019년 '신서유기7'에서 규현이 케나 기린 호텔 숙박권을 뽑으며 시작된 프로젝트로, 팬데믹 등으로 미뤄졌다가 6년 만에 스핀오프 시리즈로 돌아오게 됐다.
특이점이 있다면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의 전성기를 이끈 '4세대 PD' 김예슬이 나영석 PD와 공통 연출을 맡았다는 점. 나영석 팬미팅, '소통의 신' 등 신선한 콘텐츠들을 선보이며 '채널 십오야' 열풍의 기반을 다진 주인공인 만큼, 이번 나영석 표 예능엔 어떤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하나 결론만 말하자면 '케냐 간 세끼'엔 어떤 신선함도 없다. 음식 및 기념품을 걸고 수없이 반복되는 게임과 미션 사이사이에 진행되는 짧은 관광까지, 그저 강호동, 안재현, 민호, 피오가 빠진 '신서유기'에 불과하다. 달라진 건 케냐라는 장소뿐이다.
물론 '신서유기' 시리즈를 오랫동안 기다렸을 팬들에겐 이것조차 반가울 수 있다. '신서유기' 시리즈의 정통성을 유지했다는 좋은 핑계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지겹도록 봐온 '상식 퀴즈' '정체 맞히기' '멤버 행동 예상하기' '이어말하기' 등의 게임만 한 시간 내내 지속되다 보니 반가움은 금세 사라지고 지루함만이 남게 된다.

'케냐 간 세끼'는 이수근, 은지원이 주축이 된다는 점에서 '신서유기'의 외전 '삼시세끼 - 아이슬란드 간 세끼'도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재미는 반감됐다. 아이러니하게도 표현이 비교적 보수적(?)인 넷플릭스로 이동한 탓이다. 평소라면 넷플릭스의 제작 환경이 과분하게 느껴졌겠지만, 자율성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유튜브에서 온 만큼 심의와 저작권 면에서 약간의 제약이 생긴 것. BGM 및 멘트 활용 면에서 상황에 딱 맞는 재료들을 적절히 사용할 수 없다 보니, 재미와 날것이 주는 매력은 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넷플릭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자본력을 잘 활용했는가. 그것도 아니다. 케냐의 물가와 여행 경비를 생각하면 이미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겠지만 그건 제작진의 입장. 시청자 입장에선 기존 '신서유기'나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기에 물음표만 남는다.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먼 케냐까지 간만큼 케냐의 매력을 잘 살린 콘텐츠를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새로운 게임이라도 개발해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이유다.
한편 나영석 사단이 넷플릭스와 협업한 첫 프로젝트 '케냐 간 세끼'는 총 6부작으로 구성됐다. 1주 차엔 1회부터 3회가 공개됐으며, 나머지 4~6회는오는 12월 2일 오픈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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