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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일 감독 "일본에서 천만은 20년 만" 기적 같은 흥행의 비결 [영화人]

기사입력2025-11-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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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계의 ‘사건’으로 불릴 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재일 한국인 이상일 감독을 만났다. 영화 '국보'로 일본 실사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눈앞에 두고 있는 그는,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의 기록을 23년 만에 갈아치우는 기념비적 성과를 앞둔 주인공이다.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로 이러한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일본 영화사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상일 감독은 데뷔작 '푸를 청'으로 피아필름페스티벌 4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홀라 걸스'로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감독상·각본상을 휩쓸며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인정받았고, '악인', '분노', '유랑의 달'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사회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파고드는 시선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얻어왔다.

신작 '국보'는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 작가 요시다 슈이치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예술과 삶, 인간의 본질을 스크린 위에 펼쳐낸 역작이다. 제78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공식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렸고,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일본 대표 출품작으로 선정되었다. 지난 가을에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국내 관객과도 만났다.

인터뷰의 문을 연 건 봉준호 감독과의 일화였다. "아침에 봉준호 감독님과 대담을 했는데, 이런 건 저도 처음이라 소감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여쭤봤다. 그랬더니 '제임스 카메론 영화를 이겼다!'라고 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그는 웃으며 “농담입니다”라고 말을 잇기도 했다.


이후 그는 일본 영화 시장의 구조적인 상황을 차분히 짚어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의 영향력이 정말 크다. 흥행 수익이 200억 엔까지 나는 경우도 있다. 실사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은 건 거의 20년 만에 있는 일이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극장을 찾지 않던 시기였는데, 그런 관객들을 다시 데려온 건 사실 애니메이션의 힘이었다."

'국보'는 일본 전통예술인 가부키를 소재로 한다. 한국으로 치면 판소리에 관한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소재가 투자 단계에서 쉽지 않았음을 그는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2018년쯤 원작 소설이 나왔고 이걸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는 투자가 어렵다는 반응을 들었다. 그래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국보'는 애니플렉스('귀멸의 칼날' 등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의 투자를 받았는데, 코로나 이후 애니메이션 영화가 크게 흥행한 덕분에 실사 영화인 '국보'에도 투자가 가능해졌다."라며 앞서 애니메이션의 역할이 컸다고 했던 말이 어떤 의미인지를 덧붙여 설명했다.

이상일 감독은 "저는 영화를 인간이 인간을 보는 일이라 생각한다. 배우를 통해 관객이 인간을 보게 되는 것. 그래서 인간이 인간을 보는 행위를 천만 명이 넘는 많은 사람들이 해준 것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 생각하고 또 좋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영화에 대한 철학과 '국보' 천만 관객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국보'가 천만 관객을 향했던 흥행 곡선 역시 흥미로운 흐름을 보였다. "첫 주보다 둘째 주 관객이 많았고, 둘째 주보다 셋째 주가 더 많았다. 이런 흐름이 5주차까지 이어졌다. 초반에는 40~60대 관객이 많았지만 이후에는 젊은 관객들이 찾아왔고, 나중에는 90대 관객까지 극장을 찾았다. 젊은 세대에게 가부키는 조금 거리가 있는 문화인데, 요시자와 료가 젊은 층에서 인기가 있고 작품 자체가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퍼져 나간 것 같다."라며 일본내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흥행작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흥행의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영화가 계절적으로 가을과 잘 어울렸고, 가부키 공연을 보는 새로운 체험을 제공한 것도 컸다고 본다. 영화를 통해 가부키 문화를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마음을 정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 입소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재일 한국인 감독이 일본 전통문화를 다뤄 일본 실사 영화의 역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이에 그는 담담하게 답했다. "제가 신인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특별하게 흥미로워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동안 이런 영화를 만들어 온 감독이 또 이런 작업을 했구나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저는 한국인이고 뿌리가 한국에 있는 건 분명하지만 태어나고 자란 곳은 일본이라 일본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왔다. 만약 한국 감독이 일본에 와서 이런 영화를 찍었다면 시각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일본에서 자라 일본 영화를 만들어온 사람이기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일본에서의 반응을 전했다.

영화 '국보'는 국보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뛰어넘어야만 했던 두 남자의 일생일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1월 19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미디어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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