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현 감독이 류승범을 '굿뉴스' 속 박상현 역으로 앉히기 위해 쓴 시간은 무려 12시간에 달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었다. 류승범만이 이 역할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었다.

변성현 감독은 최근 오전 서울 종로구 모처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굿뉴스' 공개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7일 공개된 '굿뉴스'는 1970년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납치된 비행기를 착륙시키고자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수상한 작전을 그린 영화. 변성현 감독이 '길복순' 이후 2년 만에 선보인 신작이다.
변성현 감독은 앞서 진행된 '굿뉴스' 제작보고회에서 류승범을 캐스팅하기 위해 12시간을 함께 있으며 설득에 설득을 거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이유를 묻자 "내 또래에 영화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류승범은 우상 같은, 마치 유니콘 같은 배우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감독이라는 직업을 꿈꾸기 전부터 모두의 무비스타였고, 너무 팬이었기에 꼭 한 번 함께 작업해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목적도 확실했다. 변 감독은 "블랙코미디 요소가 쭉 이어지다 관료들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분명히 텐션이 늘어질 거라 생각했다. 이 분위기를 책임질 누군가가 필요했는데, 류승범이라는 배우밖에 생각나지 않더라. 처음엔 80년대 동갑내기이니 친구로 지내자며 다가갔다. 이후 이런 거 해보면 어떠냐며 본색을 드러냈는데, 거절 당했다. 시나리오는 재밌게 읽었지만 '가족계획'이라는 드라마를 끝낸지 얼마 안 돼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래서 계속 졸라댔다"라는 변 감독은 "거절을 당했음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거실에 앉아있었다. 12시간 내내 졸라대기보단 '왜 안 하냐', '왜 집에 안 가냐'는 말이 서로 오가며 밀당이 이어졌다. 처음엔 '커피 한잔하자'라며 만난 자리였는데 술까지 마시게 됐고, 최종적으로 '하겠다'는 답을 받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갔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 꿈이었던 류승범과 실제로 호흡을 맞춰본 소감은 어떨까. 변 감독은 "정해진 동선과 카메라 움직임 안에서 정말 자유롭게 움직이더라. '여기 좀 심심한 것 같은데 뭐 없을까요?'라고 물으면 순간순간 재치있는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나왔고, 내가 준 아이디어도 순식간에 발전시켜 소화하더라. 순발력이 엄청난 배우라는 걸 느꼈다"라고 감탄했다.
변 감독이 캐스팅에 놀란 배우는 또 있었다. 테러범 역할을 소화한 일본 배우들이 그 주인공인데, 변 감독은 "나 역시 캐스팅하면서도 놀랐다. 처음엔 '이게 될까?'하는 마음으로 연락했는데, 너무 다행히도 나라는 존재를 알고 계시더라. 카사마츠 쇼, 야마모토 나이루 등 일본의 슈퍼스타들이 작은 역할임에도 흔쾌히 출연을 결심해 줘서 놀랐다"라고 밝혔다.
변 감독은 물론 모든 스태프가 감동한 일화도 있었다고. 변 감독은 "모든 촬영이 끝난 상태였는데, 찍어놓은 신들을 돌아보니 사건이 해결된 뒤 허망한 표정으로 비행기 안에 앉아있는 일본 운수정무차관(야마다 타카유키)의 표정이 필요해 보였다. 단 한 신에 불과했고 배우도 한창 바쁠 때라 고민이 컸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연락드렸는데, 설명을 듣더니 본인도 그 컷이 필요해 보인다며 단 한 컷의 추가 촬영을 위해 한국에 오셨다. 그 열정에 모든 스태프가 감동했다"라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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