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자유를 외치던 밥 퍼거슨(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은 혁명의 삶을 떠난 뒤 오랜 시간이 지나 후유증만을 안은 채 망가진 삶을 살고 있다. 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딸 윌라 퍼거슨(체이스 인피니티). 하지만 얼마 뒤 자신의 숙적 스티븐 J. 론조(숀 펜)가 하나뿐인 딸을 납치하고, 밥 퍼거슨은 그의 뒤를 쫓는다. 과연 밥 퍼거슨은 지나온 시간만큼 더 지독해진 숙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비포스크리닝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플라워 킬링 문' 이후 약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다. 매 작품마다 얼굴을 갈아끼는 열연으로 사랑받아 온 그는 이번엔 과거의 삶을 뒤로하고 방황하는 인물이자 딸을 지켜내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강인한 아버지로 변신할 예정.
그런 그와 호흡을 맞춘 감독은 '펀치 드렁크 러브', '데어 윌 비 블러드', '팬텀 스레드' 등 독창적인 색채의 작품들로 유명한 폴 토마스 앤더슨.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혁명가로 활약했던 인물의 과거와 망가진 현재의 모습을 조명하며, 딸을 납치한 오랜 숙적과의 전투를 거대한 스케일과 감각적인 연출로 풀어낼 전망이다.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만큼 제작비는 폴 토마스 앤더슨 작품 역대 최고 액수를 자랑한다. 약 1억3,000만 달러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이전 주연작들과 비교해도 높은 제작비다. 손익 분기점은 약 3억 달러에 달한다. 현지 오프닝 성적은 약 2,500만 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과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자신의 이름값을 다시금 증명해낼 수 있을까.
▶애프터스크리닝


분명 할리우드 작품인데 익숙한 맛이 난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아저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색채를 지니고 있기 때문. 사라진 딸을 찾아 나서는 아버지의 모습에선 소미를 찾으려는 차태식의 모습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쫓는다는 점에선 박도원, 박창이, 윤태구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이런 결의 소재는 타 국가에서도 잦게 다뤄진 바. 비교적 흔한 설정을 다룬 영화라 할 수도 있겠다.
타 작품이라면 문제점으로 지적됐겠지만 이번엔 아니다. 부정이 아닌 아닌 긍정의 기시감이다. 익숙한 소재의 사용이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선 장점으로 작용한다. '원 배틀 애프너 어나더'가 오직 서사만을 내세운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표면적으론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한발 물러선 채 바라보면 이민자 이슈, 인종 갈등, 백인 우월주의, PC(정치적 올바름) 등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논쟁들이 이를 감싸고 있다. 현지에서도 민감한 주제인데 외국에서 통할 리가 만무. 그러나 폴 토마스 앤더슨은 이를 가볍지만 얄팍하지 않게, 또 아주 재치 있게 담아내며 진입장벽을 한껏 낮췄다. 주 스토리와도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몰입도를 묵직하게 끌어간다.
앞서 언급한 기시감 부분 역시 선입견을 지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 전하려는 메시지가 생소한데 소재마저 복잡하고 독창적이었다면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할지 혼란스러웠을 텐데, 양쪽 모두 욕심을 부리지 않은 덕에 외국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에도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소재가 흔하다 해서 스토리마저 뻔할 거란 오해는 금물. 오히려 이미 여러 번 사용된 소재인 만큼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이를 더 맛깔나게 요리해냈다. 예측 가능한 장면들이 잇따르다가도 방심할 때쯤이면 예상을 비껴가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연이은 반전을 선사한다.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 터지는 예상 밖 전개와 블랙 코미디적인 면모가 쉴 새 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단연 돋보이는 건 두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숀 펜. 2016년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통해 오스카상을 들어 올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듯한 디카프리오는 다시 한번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보여주며 162분의 러닝타임 내내 감탄을 자아낸다. 얼굴이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지 않고 거침없이 얼굴을 구겨대며 흙바닥을 나뒹구는 모습에 연민이 느껴질 정도다. 숀 펜은 다른 의미로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스포일러 탓에 언급할 순 없지만, 너무나 리얼한 연기에 얼굴이 절로 찌푸려지는, 디카프리오에 지지 않고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숀 펜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 자신한다. 베니시오 델 토로의 경우 이름 값에 비해 적은 출연 분량을 자랑하지만, 매 등장마자 신스틸러 면모를 뽐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델 토로의 러블리한 면모도 확인할 수 있을 것.
한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현지에서 26일 개봉하며, 국내 개봉일은 10월 1일이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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