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병헌의 단독 사회와 민규동 감독 연출의 개막식에는 5,000여 명의 관객과 함께 마이클 만, 기예르모 델 토로, 실비아 창, 정지영, 박찬욱, 하정우, 정우, 매기 강 감독과 와타나베 켄, 밀라 요보비치, 장첸, 계륜미, 니시지마 히데토시, 야마다 타카유키, 사카구치 켄타로, 유지태, 손예진, 이진욱, 심은경, 김유정, 유태오, 이수혁, 한소희, 전종서, 로운, 홍경, 신예은 배우를 비롯해 깜짝 게스트로 블랙핑크의 리사까지 대거 참석했다. 그리고 신설된 경쟁 부문의 첫 번째 심사위원인 나홍진, 양가휘, 난디타 다스, 마르지예 메쉬키니, 코고나다 감독과 율리아 에비나 바하라 프로듀서, 그리고 한효주 배우가 참석했고, 최휘영 문화체육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까지 자리를 빛냈다.
22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좌석과 매진 상영 회차가 대폭 증가했고, 어제까지 진행된 공식 상영 445회, GV(관객과의 대화) 255회, 오픈 토크 11회, 야외 무대 인사 19회를 포함해 작년보다 확대된 마스터 클래스, 스페셜 토크, 씨네 클래스, 커뮤니티 비프, 동네방네 비프 등 다채로운 이벤트가 영화의전당을 비롯한 부산 전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액터스 하우스에는 이병헌, 손예진, 김유정, 니노미야 카즈나리 배우가, 마스터 클래스에는 마르코 벨로키오, 마이클 만, 자파르 파나히,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이 참가했고, 손석희 언론인, 은희경 작가, 강동원 배우, 매기 강 감독이 참가한 신규 프로그램 까르트 블랑슈, 까멜리아상 수상자인 실비아 창의 스페셜 토크, 저스틴 H. 민 배우의 아주담담까지 어느 때보다 풍성한 행사와 게스트가 관객과 대면했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국내 첫 싱어롱 상영과 '프랑켄슈타인' 상영 이후 300여 명의 관객 전체에게 서명을 해 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큰 화제였다. 영화제 4일 차인 지난 20일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한 뒤 GV에도 참가하며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신설된 경쟁 부문에 선정된 아시아 영화 14편 중 12편이 상영 전 관객 이벤트인 경쟁 포토콜에 이어 하늘연극장에서의 프리미어 상영을 관객의 뜨거운 환호 속에 마쳤다. 남은 기간 2편의 상영까지 마친 후, 경쟁 심사위원 7인의 신중한 심사를 거쳐 9월 26일에 열리는 폐막식을 통해 부산 어워드 수상자가 공개될 예정이다. 아시아의 시선으로 고른 올해 최고의 아시아 영화가 어떤 작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주 차를 맞는 23일(화)부터도 세계적인 게스트와 행사들이 여전하다. 최근 3년 만의 부산 방문을 결정한 배우 양조위의 '사일런트 프렌드' GV와 24일에 개최되는 일디코 에네디 감독과의 오픈 토크, 줄리엣 비노쉬의 마스터 클래스, 이창동X두기봉 감독의 스페셜 토크, 션 베이커 감독이 참여하는 '왼손잡이 소녀'의 오픈 토크 등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 씬스틸러 배우 김재화, 백주희, 윤경호, 이상희, 이준혁, 현봉식이 참여하는 아주담담까지 마지막까지 놓칠 수 없는 이벤트가 가득하다.

그러나 중반까지만 진행되었을 뿐인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한국 영화인들에 대한 실망감도 여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우선 '윗집 사람들'로 네 번째 연출작을 가지고 부산을 찾은 하정우 감독은 오픈 토크에 15분이나 늦었지만 사과 한마디 없었다. '결혼 피로연'의 야외 무대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앤드루 안 감독과 윤여정은 13분 늦게 왔지만 이른 시간부터 배우들을 만나러 온 관객들에게 사과도 없이, 오히려 사회자는 "오시느라 애쓴 배우에게 박수를 청한다"는 말을 했다. 윤여정의 비상식적인 행보는 기자 간담회에서도 이어졌다. 외신 기자의 영어 질문에는 영어로 즉답하며 친절하게 응대한 반면, 한국 기자의 한국어 질문에는 "못 알아듣겠다. 질문이 뭔지 까먹었다"라고 계속 딴소리를 하는가 하면 영화의 매력을 언급해 달라는 말에는 "영화를 어떻게 봐 달라고 하는 건 내 역할이 아니다. 나는 세일즈맨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그럴 거면 기자회견에는 왜 왔는지 의아하게 했다.
또한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의 홍보를 위해 찾은 감독과 배우들은 "스포라서 이야기할 수 없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해 눈살을 찌푸리게도 했다. 적어도 자기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찾은 만큼, 스포가 아닌 선에서 줄 수 있는 정보나 재미는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해서 멘트를 준비해 왔어야 하는 게 아닐까. 스포가 될까 봐 아무 말도 못 할 거면, 홍보는 스포가 될까 봐 어떻게 하는 걸까?
한국 영화를 지지하는 관객들의 열정이 여전히 뜨겁다는 사실은 분명한 희망이다. 그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영화인들 스스로가 책임감을 자각하고 영화제의 의미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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