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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M] 김고은·박지현 연기가 다한 '은중과 상연', 엇갈린 인연에 가슴이 아려온다 ★★★★

기사입력2025-09-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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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탓할 수도, 누구의 편을 들 수도 없다. 안타깝게 비껴가는 두 사람의 인연에 가슴이 아려올 뿐이다. 이런 미묘한 감정의 공존이 가능했던 이유는 단연 김고은과 박지현의 열연 덕분. 두 사람은 완벽하게 은중과 상연으로 변신, 마치 두 사람이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숨 쉬고 있을 것만 같은 기묘한 경험을 선사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1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매 순간 서로를 가장 좋아하고 동경하며, 또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두 친구, 은중(김고은)과 상연(박지현)의 모든 시간들을 담은 작품. '사랑의 이해'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을 연출한 조영민 감독과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의 송혜진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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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만 놓고 보자면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나 극의 쫀쫀한 텐션에 박수를 보내고 싶은데, 무려 30년에 달하는 기나긴 두 여성의 서사를 단 15시간이라는 좁은 틀안에 응축해 집어넣으면서도 디테일한 표현력과 서사 전달력으로 단숨에 관객을 '은중과 상연'의 세계로 초대한다. 이 방대한 서사를 급하지도, 늘어지지도 않게 적절한 속도로 풀어냈다는 점만으로 칭찬이 아깝지 않다.


시대를 넘나들 때도 마찬가지. '은중과 상연'은 두 여성의 10대부터 40대까지의 이야기를 모두 담고 있다는 작품 특성상 과거를 비추는 '플래시백' 효과가 자주 등장하는 편이다. 해당 효과는 잘만 쓰인다면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주 쓰인다면 피로감을 유발하거나 긴장감을 놓게 할 수 있다는 단점도 함께 지니고 있다. 조 감독의 경우 이 효과를 꽤나 영리하게 활용했다. 매 에피소드마다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화면을 급격히 전환하기보단 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갖고 적절한 타이밍에 시점을 옮기는 선택을 한 것. 덕분에 시간의 이동에 따라 캐릭터들의 외형과 성격이 변화함에도 불구, 튀는 장면 하나 없이 잘 만들어진 하나의 덩어리처럼 묵직하게 서사를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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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은과 박지현의 연기는 '은중과 상연'이 지닌 가장 강한 무기다. 두 사람은 완벽한 앙상블을 완성해 내며 잘 만들어진 무대에 빛을 더한다. 무엇보다 현실감 넘치는 말투와 눈빛이 인상적. 허구로 꾸며진 드라마인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 이들의 바닥에 딱 붙어 있는 연기가 깊은 몰입을 이끌어내며 연신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분명 두 사람이 연기한 은중과 상연은 제대로 표현하기 쉬운 역할은 아니다. 20대, 30대, 40대마다 전혀 다른 은중과 상연을 연기해야 했고, 그 와중에 피어난 둘 사이의 사랑, 동경, 그리움, 미움, 분노, 질투, 서러움 등을 표현해야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비슷하면서도 미묘히 다르게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1인 3역 연기보다 힘겨웠을 터인데, 이 숙제를 완벽히 해내며 자신만의 살아 숨 쉬는 은중과 상연을 완성해낸다. 이 때문에 극 중 상연이 상학을 떠올리며 내뱉는 대사처럼 은중과 상연이 마치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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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서 빛나는 건 김고은과 박지현 둘뿐만은 아니다. 상연의 오빠 천상학 역을 연기한 김재원 배우의 연기 역시 기대해도 좋다. 부모의 압박 아래에서 힘겨워하면서도 자신의 꿈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면모를 탁월하게 연기해내며 10대 시절 은중과 상연의 서사에 힘을 보탠다. 이 밖에도 각각의 배우들이 저마다의 자리에서 빈틈없는 연기를 해내며 '은중과 상연'의 완성도를 높인다.


오랜만에 배우의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작품이 탄생했다. 각본과 연출 역시 본인의 역할을 다하며 이들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한다. 만약 지금 어떤 작품을 볼지 고민되고 망설여진다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은중과 상연'을 시청해 보길 추천한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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