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1986년 미국 펜실베니아, 자신의 집에 사악한 존재가 들어왔다고 주장하는 스멀 일가가 등장한다. 고민 끝에 이곳을 찾은 워렌 부부는 지금껏 마주한 적 없는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악령을 만나게 되고, 그것이 자신들의 과거와 연결된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는데…과연 워렌 부부는 마지막 의식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비포스크리닝

2013년 처음 시작된 '컨저링'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이자 피날레 시즌이다. 1편과 2편의 감독이자 '컨저링 유니버스'의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제임스 완은 제작자로 함께했으며,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와 '더 넌' 2'를 통해 좋은 평가를 받은 마이클 차베스가 다시 한번 메가폰을 들었다.
워렌 부부와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존재들에게 당한 피해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스토리가 구성됐던 전편과 같이 '컨저링: 마지막 의식'도 80년대 미국에서 큰 관심을 받은 '스멀 가족 악령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해당 사건은 지난 1991년 로버트 맨델이 연출한 영화 '더 헌티드'에서도 다뤄진 바 있다.
마지막 시즌답게 시리즈 역대 가장 긴 러닝타임과 가장 높은 제작비를 자랑한다. 러닝타임은 135분으로 기존의 최장 기록이었던 134분(컨저링 2)을 넘어섰으며, 알려진 제작비 역시 5,000만 달러 정도로 2편과 3편(약 4,000만 달러)과 비교해 살짝 올랐다. 12년 전 제작된 1편(2,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은 금액이 투입돼 한층 커진 스케일을 예고하고 있다.
▶애프터스크리닝

완벽한 결말이라 말하긴 어렵지만, 이 정도면 합격점이다. 더 욕심내지 않고 확실한 매듭을 지었다는 것만으로 칭찬할 만하다. 그간 '컨저링' 시리즈가 흥행 면에선 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한 만큼, 그저 돈만을 좇았다면 워렌 부부의 이야기를 앞으로 10년은 더 끌고 갈 수 있었을 텐데 제임스 건 감독은 '쏘우' 시리즈의 실패로 느낀 게 있는 것인지 이번엔 단호히 끊고 가는 결정을 내렸다. 이 덕분에 '컨저링: 마지막 의식'의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고 난 뒤엔 '후련함'만이 가슴 한편에 자리하게 된다. 후속편을 예고하는 복선이나 해피인지 배드인지 헷갈리는 애매한 엔딩이 없기 때문.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국의 호러 장르를 대표하던 프랜차이즈의 완벽한 퇴장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영화의 내용만 놓고 보면 다소 진부한 편이다. 영화의 배경이 1편과 같이 '집'으로 한정된 탓이다.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펼쳐내기엔 주어진 공간이 좁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만 맴돌고, 후반부 반전을 예고하는 떡밥들도 숨어있기보단 대놓고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큰 임팩트를 주진 못한다.

호러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공포 요소도 마찬가지. 공간과 상황에 제약이 있는 만큼 십자가가 거꾸로 매달리거나 불에 타는 등 우리가 전편에서 익히 봐왔던 장면들만 잇따른다. 긍정적으로 본다면 '컨저링' 시리즈의 정통성을 살렸다고 볼 순 있지만, 조금 더 꼬아 피날레 시즌을 기다렸을 팬들에 색다른 그림을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너무 잦은 점프 스케어(갑작스럽게 사물을 등장시켜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연출 기법)의 활용도 섭섭하기만 하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가족애가 짙은 영화라는 점 역시 팬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한 부분이기에 억지스럽게 느껴지진 않지만, 평소 신파나 극적인 휴머니즘을 선호하지 않는 이들이라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컨저링: 마지막 의식'은 오는 9월 3일 개봉, '투게더', '마지막 숙제', '살인자 리포트' 등과 맞붙는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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