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8만 명에 육박하는 팬들과 함께 월드투어 '데드라인'의 포문을 화려히 열었다.

블랙핑크(제니, 리사, 로제, 지수) 월드투어 '데드라인(DEADLINE)' 인 고양이 6일 저녁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진행됐다.
'데드라인'은 누적 180만 관객을 동원하며 K팝 걸그룹 신기록을 세운 '본 핑크(BORN PINK)' 이후 블랙핑크가 약 1년 10개월 만에 진행하는 투어로, 이번엔 K팝 걸그룹 최초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입성해 보다 많은 수의 블링크(팬덤명)들과 만나게 됐다. 어제와 오늘 진행된 공연의 누적 관객수는 7만8,000명에 육박한다.
블링크와 다시 하나가 되는 자리인 만큼 멤버들은 직접 세트리스트와 안무 구성, 소품 등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해 진정성을 담아냈다고. 모두가 주인공인 축제 같은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블랙핑크가 블링크를 위한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듯, 블링크 역시 '블랙'과 '핑크'로 드레스 코드를 맞춘 채 주경기장을 가득 채워 장관을 연출했다. 약속의 시간인 저녁 7시가 다가올수록 팬들은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블랙핑크의 등장을 고대했다.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 곡은 블랙핑크의 메가 히트곡 중 하나인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 카운트다운과 티저 영상에 이어 "블랙핑크 인 유어 에어리어"라는 시그니처와 함께 당당한 자태로 무대 위에 올라온 블랙핑크는 그동안의 기다림을 단숨에 잊게 하는 시원한 가창력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앞으로 펼쳐질 무대를 향한 기대감을 드높였다.
'핑크 베놈(Pink Venom)'이 뒤를 이었다. 블랙핑크는 시원시원한 밴드 사운드 위에 완벽한 라이브 실력을 얹으며 월드클래스 K팝 아티스트임을 재차 증명해냈고, 리사는 "와썹 코리아!"를 외치며 열기를 더했다.
첫 두 곡을 마친 멤버들은 "2025 블랙핑크 '데드라인' 월드투어 인 고양에 오신 여러분들 모두 환영한다. 둘째 날이니까 더 재밌게 놀아보자"라고 짧은 소개를 마친 뒤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으로 뜨거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쉴 틈은 없었다. 돌출 무대 앞으로 나와 블링크와 더 가깝게 마주한 블랙핑크는 숨을 돌릴 틈도 없이 '불장난'과 '셧다운(Shut Down)'으로 꽉 찬 무대를 선사하며 30도의 무더위마저 잊게 했다.

그룹 활동뿐 아니라 솔로로서도 세계를 대상으로 막강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는 이들인 만큼, 멤버들은 개개인의 매력을 녹여낸 솔로 스테이지도 준비했다. 시작은 지수가 맡았다. 각종 음원 음반 차트를 휩쓴 미니앨범 '아모르타주(AMORTAGE)'에 수록됐던 '어스퀘이크(earthquake)'와 '유어 러브(Your Love)'로 솔로 무대를 준비한 건데, 블링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하이라이트 구간의 안무를 따라추며 반가움을 드러냈다.
리사는 '뉴 우먼(New Woman)'과 '록스타(Rockstar)'로 무대를 꾸몄다. 리사는 특유의 파워풀한 랩과 시원한 기럭지가 돋보이는 워킹 퍼포먼스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두 사람의 솔로 무대 이후 주경기장엔 점차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블랙핑크의 공식 응원봉 '뿅봉'은 하나 둘 불빛을 내뿜으며 관객석을 반짝이게 했다. 그리고 블랙핑크는 열정적으로 '뿅봉'을 흔드는 블링크 앞에 완전체로 다시 등장,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 '돈 노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 '휘파람' '스테이(STAY)' '러브식 걸스(Lovesick Girls)' 등 데뷔 초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로 관객들을 잠시 과거로 초대했다.
이 가운데 멤버들은 "보통 두 번째 날이 더 신나고 즐겁지 않냐. 그런데 오늘은 다들 앉아서 구경만 하고 계신다. 고양에서 들을 수 있는 곡도 준비되어 있는데,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곡이니 그땐 다들 뛰어놀아주시길 바란다"라고 귀띔하며 앞으로의 무대를 주목하게 했다.
앞서 지수와 리사가 각자의 매력을 담은 솔로 무대를 선보였다면, 이번엔 제니와 로제가 나섰다. 먼저 제니는 올해 초 발매해 외신으로부터 극찬을 받고 빌보드 선정 '2025 최고의 앨범'으로 꼽히기도 했던 첫 정규 '루비(Ruby)'의 수록곡들로 블링크와 만났다. 특히 '만트라'와 '라이크 제니' 트랙에선 단독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우렁찬 떼창이 주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제니는 온몸을 불태우는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화답했다.
다음으로는 로제가 무대 위에 올랐다. 노래를 부르기 앞서 마이크를 잡은 로제는 "개인적으로 간절히 헤매고 있을 때, 집 같은 느낌이 필요했을 때 만난 곡이다. 가사에 네가 내 집이 됐으면 좋겠다. 이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하던 그게 너였으면 좋겠다는 의미가 담겼는데, 지금까지도 내게 무척 위로가 된다. 여러분들께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라며 어쿠스틱 멜로디와 함께 '3AM' 무대를 꾸몄다.
하이라이트는 '아파트(APT.)'였다. 빌보드 메인 송차트 '핫100' 36주 연속 진입이라는 대기록을 갖고 있는 곡답게 이날 모인 3만여 명의 블링크는 모두 "아파트"를 외치며 함께 무대를 완성해냈다. 특히 로제는 한 명의 블링크를 무대 위로 초대, 팬에게 잊지 못한 추억을 선사하기도 했다.

예고됐던 대로 블랙핑크가 2년 8개월 만에 발매하는 완전체 신곡 '뛰어(JUMP)'도 베일을 벗었다. 본인들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가 담긴 곡으로, 축제 분위기가 감도는 멜로디와 '뛰어'라는 중독성 높은 후킹 가사가 블링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마지막 순서로 돌입하기에 앞서 멤버들은 인사를 위해 무대 위로 돌아왔다. 지수는 "각자 솔로 무대들도 순서대로 보여드렸는데 어떠셨냐. 너무 좋지 않냐. 우리도 이번에 단체 무대랑 솔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솔로로도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어서, 덕분에 이번 투어도 다양한 색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들 잘 즐기고 계시냐.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우리 신곡 '뛰어'였을 것 같은데, 너무 중독되지 않냐. 곧 공개될 예정인데 이번 이틀만 먼저 특별히 선보여봤다. 공개되면 많이 들어주시길 바란다"라고 신곡을 소개했다.
이어 리사는 "어제 너무 떨렸다. 사실 아직도 떨린다. 그런데 이렇게 다 같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 투어를 한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라고 했고, 로제는 "남은 공연도 잘 즐겨주시길 바란다"라며 다음 순서를 이어갔다.
끝으로 본인들의 히트곡인 '뚜두뚜두(DDU-DU DDU-DU)', '마지막처럼' '포에버 영(Forever Young)'을 선보인 블랙핑크는 "감사합니다"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했으나, 아직 팬들을 위한 선물이 남아있었다. 멤버들은 곧 다시 보자는 걸 기약하는 듯 '릴리(REALLY)'와 '씨 유 레이터(SEE YOU LATER)'로 앙코르 무대를 장식, 풍성하고 눈이 즐거운 무대들로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한편 고양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블랙핑크는 16개 도시, 총 31회차에 달하는 월드투어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이들은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토론토, 뉴욕, 파리, 밀라노, 바르셀로나, 런던, 가오슝 등 각지의 스타디움급 공연장을 채우며 전 세계의 블링크들과 만날 계획이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YG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