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견우와 선녀'가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금주 방송된 2화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최고 5.8%, 2049 시청률은 전국 최고 2.4%를 기록했다. 지난해 tvN의 최대 화제작이었던 '선재 업고 튀어' 같은 회차의 시청률을 뛰어넘은 수준.
'견우와 선녀'는 여러모로 '선재 업고 튀어'와의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작품이다. 애시당초 지난 2월 tvN이 주최한 'CJ ENM 콘텐츠 톡 2025'에서 박상혁 미디어사업본부 채널사업부장은 라이징 스타 추영우의 캐스팅을 소개하며 "견우와 선녀는 제2의 '선재 업고 튀어'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tvN이 '선재 업고 튀어'로 맛본 성공 공식이 '견우와 선녀'에도 이식됐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작품 안과 바깥에서 각각 '선재 업고 튀어'의 실루엣이 관측된다. 키워드를 정리하면 학원물, 구원 서사, 그리고 '라이징 남주'의 등장이다. '견우와 선녀'는 죽을 운명을 가진 소년과 이를 막으려는 MZ 무당 소녀가 벌이는 열여덟 청춘들의 거침없는 첫사랑 구원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첫사랑을 위해 운명과 맞서는 고등학생 무당 박성아(조이현), 그녀가 열어준 평범한 행복을 통해 운명을 역행할 배견우(추영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여주가 타임슬립해서 남주를 구한다'는 '선재 업고 튀어'의 구원 서사는 '견우와 선녀'에서 '여주가 무속의 힘으로 죽을 위기의 남주를 구한다'는 설정으로 옮겨졌다.
2049세대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소재를 무기로 삼은 '견우와 선녀'는 시청 부담감이 덜한 학원물에, 지난해부터 이어진 K-콘텐츠 트렌드에서 가장 핫했던 오컬트 요소를 버무렸다. (라이트한) 역술과 무속에 대한 2030세대의 낮은 저항감과 높은 관심은 드라마의 화제성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로도 작용했다.

1~2화 전개에서는 '견우와 선녀'가 조준하고자 하는 바가 더 도드라진다. 남녀주인공 간 감정선은 양극단 맨 끝에 서 있다. '극 하이톤' 조이현과 '극 침울' 추영우를 대비시켜 두 사람을 멀리 떨어뜨려놓는다. 중간에서 만나 서로 손을 잡았을 때의 감정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읽힌다.
다만 이 때문에 로맨스의 간질거림과 설렘은 '선재 업고 튀어'에 비해선 아직 미약한 수준. 직진하는 여주의 귀여움과 잔망스러움은 절로 미소가 지어지지만, 무슨 노력을 해도 무표정에 버럭 화내기만 하는 남주에게는 아직까지 감정을 나눠줄 여유와 이유가 없어보인다. 시청률은 상대적으로 높지만, SNS 등 온라인 화제성까지 얻기엔 '견우와 선녀'는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극적인 멜로 모먼트'만으로 2화부터 빵 터뜨린 '선재 업고 튀어'의 전철을 밟았다고 하기에는 아직은 부족한 셈. 그렇기에 '견우와 선녀'는 이 점을 물귀신과 불귀신 등 오컬트 스토리로 보는 재미의 공백을 메운 모양새다.
그럼에도 익숙한 맛에 갈증을 느끼던 MZ시청자에게는 '견우와 선녀'가 반가운 반찬이다. 장르물과 올드한 소재들이 넘실대는 TV 콘텐츠 사이에서 학원 로맨스는 퍽 반가울 수밖에. '견우와 선녀'가 tvN의 자신감을 확신으로 만들 수 있을까. 제2의 '선재 업고 튀어'가 될 수 있을지는 본격적인 로맨스 스토리가 진전되어야 판단이 가능해보인다.
'견우와 선녀'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8시 50분 tvN에서 첫 방송된다.
iMBC연예 백승훈 | 사진출처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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