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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전쟁' 유해진 "흥행보다 함으로써의 가치가 더 중요한 영화" [영화人]

기사입력2025-06-0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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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주전쟁'에서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표종록을 연기한 유해진을 만났다. 표종록은 대한민국 소주 판매율 1위, 국보의 재무이사로 365일, 매분, 매초, 자나 깨나 회사 생각뿐인 인물이다. 회사가 곧 종록의 인생인 만큼 국보그룹이 IMF 외환위기로 인한 파산 위기에 처하자 투자사와 법무법인을 만나는 것은 물론 회식으로 찾은 식당에서 직접 소주 판촉까지 해 가며 발로 뛰어 회사를 구하려 한다. 국보의 파산을 막아주겠다며 등장한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을 처음엔 경계하지만, 점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가 개봉하고 난 뒤 인터뷰를 하게 된 유해진은 "영화 개봉하고 인터뷰 하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개봉이 예정보다 당겨졌고, 저도 다른 작품을 촬영 중이라 일정 맞추기 쉽지 않았어요. 오늘 밤에도 촬영이 있어요. 이럴 때 축하드린다거나 좋은 얘기가 오가면 좋을 텐데,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네요."라며 생각보다 관객 수가 많지 않음을 아쉬워 했다.

표종록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며 가장 중점을 둔 건 '인간적인 감정선'보다는 "어떻게 씬에 스며드는가"였다. "써 있는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표현하는 게 과제였어요. 예를 들면 '올빼미' 때는 관객들이 제가 등장하자 웃어버리면 어떡하나 걱정됐어요. 그래서 처음에 제가 등장하는 시간 자체를 조절했죠. 발을 먼저 보이고, 카메라가 밀고 들어오는 식으로요. 관객에게 마음의 준비 시간을 주는 거예요. 그건 어떤 작품에서든 제가 초반에 꼭 가지려고 하는 시간이에요.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그렇게까지 시간을 줄 필요는 없었죠."라며 현실적이고 실제하는 듯한 인물을 연기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표종록은 확고한 가치관을 지닌 인물로,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에게도 어른으로서 메시지를 건넨다. "요즘은 보기 드문 스타일이지만, 제가 어릴 때 자랐던 동네에는 이런 아버지들이 꽤 있었어요. 종록은 갈대처럼 흔들리는 인물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해가 됐고, 공감도 갔죠."


기업을 다룬 영화는 한국 영화에서 드문 장르다. 유해진은 오히려 소재의 대중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빈부격차를 떠나 모두가 공평하게 소주를 마신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친근한 소재였어요. 처음부터 쉬운 이야기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웬만하면 대사도 풀어 쓰려고 했어요. 전문 용어가 너무 많아서 그걸 최대한 줄이고 쉽게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는 '소주전쟁'에 참여한 이유를 "어떤 작품은 흥행과 별개로 할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수의견' 같은 영화도 그랬어요. 이 영화는 관객이 많이 들어 흥행도 되길 바랐고, 동시에 어떻게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하느냐가 과제였어요. IMF를 겪으며 우리 세대가 어떤 시간을 겪어 왔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워야 했는지가 영화의 화두였죠. 두 가지 숙제 중 하나는 이뤘고, 하나는 못 이룬 것 같아요. 그건 좀 아쉽죠."

앞서 인터뷰 했던 이제훈 배우는 IMF 당시에 가정이 많이 힘들었음을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유해진도 IMF를 겪으며 각별한 기억이 없냐고 물어보니 그는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때는 연극할 때였는데, 저희 집도 원체 못살았고, 저만 서울에서 혼자 지낼 때라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어요. 버스비 아끼며 소보로 빵 하나로 끼니를 때웠던 시절이라, 그저 평소와 같았어요. 그나마 빵 하나도 못 사먹을 정도였으면 크게 더 어려웠겠지만 고만고만하게 어려웠어요. 극단생활을 할 때 새벽에 끝나고 아침 일찍 나와야 하는 상황이어서 따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던 시기였어요. 아르바이트라도 했었다면, 아르바이트가 끊겨서 어려웠다거나 할수 있는데 그마저도 없이 진짜 어렵게 살 때라 더 어려울수는 없었죠"

iMBC 연예뉴스 사진

꾸준히 여러 작품을 하며 필모를 쌓아가는 유해진이지만 매 작품, 캐릭터의 차별화에 대해서는 담담했다. "제 영화를 보고 '와, 저게 유해진이야?' 할 만한 게 있을까 싶어요. 저는 그냥 유해진이에요. 얘기가 달라진 거지 캐릭터가 달라진 건 아니에요. 다만 이 인물이라면 이렇게 행동하겠구나 싶은 지점이 있죠. 예를 들어 '야당' 같은 경우는 욕망이 큰 인물이라 그걸 뒷받침할 만한 어린 시절의 설정도 대사에 녹여 넣었죠. 그래서 '꽉~~~ 잡아야 할텐데' 같은 대사가 기억에 남게 연기를 한 거고요. 이번 영화에서도 이 인물이 얼마나 진심으로 나 말고 다른 직원들, 직원의 가족들까지 생각하는 인물인지를 파악해서 '가족들까지 생각해보란 말이야' 같은 대사를 발을 동동 굴러가며 하는 인물로 연기했죠. 그런 디테일이 캐릭터를 살린다고 생각해요."라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살리는 연기 연구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화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로 지금 극장에서 상영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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