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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훈 "'소주전쟁', 과욕과 도덕적 해이의 시대… 인범 통해 말하고 싶었다" [영화人]

기사입력2025-06-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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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주전쟁'으로 돌아온 배우 이제훈을 만났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종록(유해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

iMBC 연예뉴스 사진

이제훈은 극 중 국보소주를 인수하기 위해 움직이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최인범 역을 맡았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월스트리트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던 인범은, 철저히 성과 위주로 움직이며 한국 시장을 겨냥하는 야심가로 설정된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데, 이번 역할은 영어 대사도 많고 경제 용어도 복잡해서 쉽지 않았다"며 그는 웃었다. "인범이라는 캐릭터가 유창하게, 또 프로페셔널하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대본과 영어 선생님의 음성을 매일 반복해 들으며, 느리게도 해보고 빠르게도 해보면서 계속 연습했다. 현장에서는 오히려 응원을 많이 받아서 힘이 났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함께 출연한 배우 바이런만과의 호흡도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금융 종사자들끼리의 일상 대화처럼 보이길 바랐다. 실제로 영화보다 더 과격하고 저급한 언어들이 현실에서는 오간다더라. 그런 부분들을 적당히 조절하면서도 인물들의 정서를 담으려 노력했다. 바이런만은 정말 대단했다. 그 덕분에 내가 헐리우드 영화를 촬영하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현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인범'이라는 인물에 대해 그는 "욕망에 충실하지만, 그 안에서도 혼란을 겪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가정과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 세대가 어리석게 보인다고 생각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종록이라는 인물을 만나며 내면에서 균열이 생긴다. 이중적인 감정을 가진 인물이다. 성공하고 싶고, 존경도 받고 싶은 인물. 하지만 반칙을 써가며 성공한 사람을 보면 마음이 불편해지는 그런 복합적인 인간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는 인범이라는 캐릭터에 개인적인 감정도 투영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국보소주를 좋아하셨다는 대사를 통해서도 알수 있지만 인범이 종록의 모습에서 인범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동시에 실제 저의 아버지가 떠오르기도 했다.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이 애틋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종록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담아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유해진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꿈을 꿀 때부터 유해진 선배님은 한국 영화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며 “"장에서 너무 유쾌하시고 유머러스하셔서 늘 웃는 날이었다. 선배님과 함께 있는 하루가 끝날 때면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함께 연기하는 장면에서 대본의 틀을 깨고 자유롭게 움직이자는 선배님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 연기에 유연함을 불어넣는 해답을 보여주셨다"며 "기대 이상으로 즐거운 작업이었고, 선배님과 다른 작품에서도 꼭 다시 호흡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이번 작품을 통해 단지 과거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지금도 유효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범은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지만, 동시에 양심의 가책도 느끼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도 있다"며 "결국은 과욕 끝에 선을 넘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 캐릭터를 통해 지금 시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며 "IMF 이후 변화한 자본의 구조와 인간의 태도를 보면, 지금도 윤리적·도덕적 헤이가 존재한다. '소주전쟁'이 그 문제를 환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소주전쟁'은 5월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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