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작사 더램프(대표 박은경)는 28일 공식 입장을 통해 "감독 해촉은 부적법하지 않으며, 해당 조치에 대해 법원이 더램프의 소명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더램프는 감독 계약 해지와 관련해 상대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됐다고 전하며, '소주전쟁'은 감독 이름 없이 5월 30일 개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배경으로, 소주 회사 재무이사 종록(유해진)과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대표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붙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 최영준 등이 출연하며, 배급은 쇼박스가 맡았다.
▶ 갈등의 시작… '모럴해저드'에서 '소주전쟁'으로
해당 작품은 기획 당시 '모럴해저드'라는 제목으로, 감독 최윤진과 작가 박현우가 함께 시나리오를 작업했다. 그러나 제작 중 박현우 작가가 '원작자'임을 주장하며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더램프는 시나리오 감정을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에 의뢰했고, 조합은 박 작가를 원작자 및 제1각본가로, 최윤진 감독을 제2각본가로 판정했다.
이에 더램프는 박현우 작가를 제1각본가로 인정하고, 최윤진 감독은 해촉한 뒤 '현장 연출'이라는 크레딧을 부여했다. 더램프는 "영화 촬영 중 시나리오 창작에 타 작가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인지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며 "결국 감독 해촉 및 법적 대응은 신인작가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소주전쟁'의 최종 보도자료에는 원안 박현우, 각본 박현우 최윤진, 현장연출 최윤진으로 영화 정보가 정리되어 있다.
▶ 법원, 제작사 손 들어줘… 가처분 신청 기각
최윤진 감독은 제작사 더램프의 결정에 반발하며 감독 해촉 무효를 주장,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5년 5월 27일 더램프의 소명을 인정하며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해지 통지가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각본 크레딧에 박현우가 표기되지 않는 경우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최종 상영본은 해촉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편집된 것으로 보인다"며 더램프 측의 해명을 받아들였다.
▶ 반박에 나선 최윤진 "감독 해고는 보복성"
한편 최윤진 감독은 언론사에 직접 메일을 보내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시나리오를 탈취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오히려 피해자가 가해자로 뒤바뀐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소주전쟁'은 나 혼자 새롭게 쓴 작품이며, 제작사와의 갈등은 이전 공동 프로젝트 '심해'에서 비롯된 보복성 해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쓴 시나리오로 배우와 투자사가 확정됐고, 실질적인 연출과 편집까지 진행했는데 '현장 연출'이라는 타이틀로 격하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 '심해' 저작권 분쟁도 법원, 작가 손 들어줘
'소주전쟁' 외에도 더램프와 최윤진 감독 간 갈등의 불씨가 된 또 다른 영화 '심해' 역시 법적 분쟁 대상이 됐다. 해당 작품의 저작권을 두고 벌어진 소송에서 법원은 박현우 작가와 마찬가지로 신인작가 김기용의 손을 들어주며, 최윤진 감독의 단독 저작자 등록을 말소하라고 명령했다.
더램프는 "감독이라는 타이틀은 타인의 노고를 빼앗을 수 있는 명예가 아니며, 많은 신진 영화인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제작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소주전쟁', 감독 크레딧 비운 채 5월 30일 개봉
결국 '소주전쟁'은 국내 최초로 감독 이름이 빠진 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의 저작권 보호에 대해서는 권리가 종종 간과되거나 침해되었다는 사례가 있어왔다. 특히 초기 단계의 아이디어나 트리트먼트에 대해 저작권 보호는 미흡하다는 분위기다. 이번 사례가 향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작사는 "'소주전쟁'의 빈 감독 타이틀이 감독이라는 직책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소주전쟁'은 5월 30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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