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썬더볼츠*'의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의 스페셜 GV가 10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중혁 작가도 함께했다.
연출을 맡은 제이크 슈레이어는 그간 영화 '로봇 앤 프랭크'와 '페이퍼 타운', 드라마 '키딩' 시즌1과 시즌2를 선보이며 유명세를 얻은 감독. 특히 지난 2023년 '성난 사람들'로 에미상 8관왕을 휩쓸며 전성기를 맞았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그레이스 윤의 이력도 만만치 않다. 그는 장편 영화 및 TV 부문에서 주로 활동하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엘리자 히트맨 감독의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바닷가의 쥐들', 아리 에스터 감독의 '유전', 폴 슈레이더 감독의 아카데미상 후보작 '퍼스트 리폼드',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에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참여한 바 있다.

이날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과 그레이스 윤 디자이너는 먼저 극장을 꽉 채운 관객들에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슈레이어 감독은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멋진 극장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쁘다. 무척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고, 그레이스 윤 디자이너 역시 "관객들과 함께 '썬더볼츠*'를 본 게 이번이 처음이다. 너무나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썬더볼츠*'는 그간의 마블 영화와는 조금은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빠른 전개와 액션이 주를 이뤘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엔 다소 감정적이고 정적인 신들이 펼쳐지는 것. 슈레이어 감독은 기획 단계부터 의도했던 바이며, "케빈 파이기 역시 처음부터 기존의 마블 작품과는 완전히 다르게 만들어 달라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무도 막지 못하는 센트리라는 막강한 캐릭터를 막기 위해선 전작들과는 다른 스타일의 접근이 필요했다. 맥락은 다르지만 기존 마블 영화들에서 완전히 분리된 무언가를 만들기 보단, 다른 방식으로 마블의 정체성을 이어가려 했다"고 들려줬다.
슈레이어 감독은 어떤 부분에선 '썬더볼츠*'와 자신의 전작인 '성난 사람들'이 비슷한 결을 띄고 있다 밝히기도 했다. 그는 "'성난 사람들'을 작업하던 중에 '썬더볼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성난 사람들'이 지닌 것과 비슷한 주제를 끌어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센트리/보이드라는 캐릭터가 '성난 사람들'에서 다뤘던 테마를 공유하는 캐릭터라 볼 수도 있는데, 우리 정신세계를 우화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작업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외면적인 부분과 내면적인 부분의 조화가 참 중요한데, 어떻게 하면 내면적인 걸 외부화하고 외부적인 걸 내부화시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고민하던 두 사람이 최종적으로 내놓은 건 '셰임 룸'이라는 콘셉트. 극 중 썬더볼츠 팀원(옐레나, 버키, 존 워커, 고스트)들은 빌런 보이드가 만들어낸 '셰임 룸'이라 불리우는 미지의 방 안에서 자신의 여러 고통과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방들이 등장하기도.
그레이스 윤 감독은 어떤 콘셉트로 이 방들을 디자인했냐는 물음에 "감독님과 많은 논의를 거쳤다. 보이드 속으로 들어갔을 때 구조를 어떻게 잡을까부터, 셰임 룸 자체가 끝없이 이어진다는 콘셉트를 지니고 있기에 어떤 식으로 연결할지까지 긴 고민이 시간을 가졌다. 또 방 사이의 전환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이 자체가 카메라 안에서 부드럽게 표현되어야 했다. 각 캐릭터의 배경까지 자세히 들어가야 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라고 답했다.

영화 속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밥과 옐레나 외에 다른 캐릭터들의 '셰임 룸'도 준비되어 있었다고. 이에 대해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은 "스토리상 밥(루이스 풀먼)의 '셰임 룸'이 주축이 되어야 하기에 아쉽게도 최종적인 시퀀스에선 여러 '셰임 룸'이 빠지게 됐지만, 다른 멤버들의 '셰임 룸'도 고민해 놓은 상태였다. 우선 알렉세이(데이빗 하버)의 '셰임 룸'은 그가 있었던 교도소였고, 고스트의 '셰임 룸'은 어릴 적 있었던 고아원이다. 고스트는 아이들을 피하지만 그들의 생각은 들리는 콘셉트였다. 버키의 경우 모두가 예상하는 순간을 '셰임 룸'으로 놓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어릴 적 캠프에서 나쁜 일이 일어난 쪽으로 상상했지만 최종 버전에 실리진 않았다. 개인적으로 결과물은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장 애정하는 '셰임 룸'에 대해선 "워커의 '셰임 룸'을 가장 좋아한다. 실제 살인을 저질렀던 순간에 대한 수치심이 아니라, 그 사건 때문에 가족들에 발생한 영향들을 중심으로 '셰임 룸'이 구성되지 않았냐. 그 사건이 가족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에 따른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려지는 순간인데 그 부분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레이스 윤 디자이너의 경우 "여러 '셰임 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밥이 있던 다락방"이라고 밝히면서, "밥이 조용하고 안정을 느끼는 방이자, 아이러니하게도 밥의 가장 어두운 기억과도 맞닿아 있는 방이지 않냐. 그런 면에서 인상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사라진 후, 세계 최대의 위협과 마주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 전직 스파이, 암살자, 살인 청부 업자 등 마블의 별난 놈들이 펼치는 예측불허 팀플레이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 현재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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