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석천은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부모님과 함께 찍은 사진과 장문의 글을 올리며, 오랜만에 고향 청양의 시골집을 방문한 근황을 전했다. "예고 없이 시골집에 들렀다"는 그는 90세를 앞둔 부모님이 건강하게 버텨주고 있음에 감사함을 표하며 "아들 얼굴 보고 아이처럼 웃으시는 부모님의 미소가 너무 소중하다"고 전했다.
이어 홍석천은 25년 전 자신의 커밍아웃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한창 청춘이던 30살, 내 행복과 인생만 생각하고 욕심을 부려 커밍아웃을 했다가 부모님이 쓰러질 뻔했다"며 "잘나가던 아들이 하루아침에 전국민의 적이 되고, 마녀사냥감이 되어버렸다. 동네 창피, 교회 창피를 견디며 늘 그 자리에 있어준 부모님이 참 고맙다"고 털어놨다.
그는 윤여정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여정 선생님 소식에 놀라고, 감동받고, 위로받았다"며 "엄마는 '그분은 괜찮으시다니?'라고 하시더라. 우리 엄마는 그 긴 세월 괜찮지 않았던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잘 살아봐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게 된다. 내 옆에 얼마나 오래 계셔주실지 모르겠지만,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여정은 영화 '결혼 피로연'의 홍보를 위한 외신 인터뷰에서 "큰아들이 2000년에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고, 뉴욕에서 결혼식을 올려줬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는 비밀이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 뉴욕으로 날아갔다"며 "지금은 아들의 배우자, 그러니까 사위를 아들보다 더 사랑한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커밍아웃한 자녀를 향한 지지와 사랑을 드러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저스트비의 멤버 배인이 월드투어 공연 중 "LGBTQ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고백해 또 다른 반향을 일으켰다. 이처럼 국내 연예계에서도 커밍아웃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점차 바뀌고 있는 가운데, 홍석천과 윤여정의 용기 있는 고백은 성소수자와 그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이하는 홍석천의 글 전문이다.
충남 청양 시골집 깜짝방문 엄마 아빠 보고싶어서 예고도없이 시골집에 들렀네여 90가까이되신 두분이 지지고볶고 투닥투닥 하시는데 그래도 아직은 활동하실정도로 건강하게 버텨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두분다 치아도 틀니고 귀도 보청기를 하시고 눈도 돋보기를 하시고 허리도 많이 굽으셨지만 아들 얼굴보고 환하게 웃으시는건 아이미소를 지어주시네여 ㅎㅎ 가만히 생각해보니 제가 얼마나 큰 짐을 두분께 지어드렸는지ㅠㅠㅠㅠ 커밍아웃한지 25년 내나이 30 한창 청춘일때 내행복 내인생만 생각하고 욕심부려 커밍아웃했다가 부모님 쓰러질뻔했네여 잘나가던 아들 한순간에 전국민의 적이자 욕받이이자 떼로 공격해 죽어야 속이 풀리겠다는 마녀사냥감이 된 아들이 얼마나 걱정되고 불쌍하고 속상하셨던지 동네챙피 교회챙피 견디면서 늘 있던 그 자리에 묵묵이 견뎌주신 내 엄마아빠 어느새 나이먹어 늙고 고장나고 작아졌지만 내겐 한없이 사랑스러운 엄마아빠라고 자랑하고싶어집니다 얼마전 아들이 동성애자임을 밝히신 윤여정 선생님 소식에 놀라고 감동받고 위로받고 ㅠㅠ 엄마가 그러시네여 그분은 괜찬으시대니? ㅎㅎ 울엄마는 그 긴세월 많이 괜찮으시진 않았나봅니다 ㅠㅠ 아무튼 더 잘살아봐야갰네여 언제까지 내옆에 계셔주실지 모르겠지만 사랑한다고 더많이 표현해야겠네여 사랑해요 엄마아빠 아들 옆에 더 오래 있어줘요 잘살게여 ㅎㅎ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iMBC연예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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