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저녁 7시 45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종합운동장에서 'G-DRAGON(GD·권지용)의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G-DRAGON 2025 WORLD TOUR [Ubermensch]) 한국 공연이 열렸다. 무대 장인 지드래곤은 역시나 알찬 실력으로 콘서트 러닝타임을 채웠다.
하지만 '지각' 논란이 불거져 후기는 형편없는 상황. 이날 공연은 당초 6시 30분 시작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인해 30분 늦춰진 7시로 공지됐다. 자연히 VIP석 사운드 체크 이벤트 입장 시간부터 관객 입장 시간까지 미뤄졌다. 정작 7시가 되어서도 공연은 시작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3만여 명의 관객들은 이빨이 닥닥 부딪힐 정도의 추위에 몸을 웅크리고 텅 빈 무대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대기 시간 동안 스크린에는 지드래곤의 히트곡이 반복됐고, 공연 시작 시간이 훌쩍 넘었기에 전주가 시작될 때마다 기대에 찬 술렁거림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45분간 히트곡 메들리만 반복됐고, 관객은 맹추위에 방치됐다. 당연히 곳곳에서 야유와 응원이 섞여 터져 나왔다. 잠시라도 추위를 피하기 위해 실내 로비로 자리를 옮긴 이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고, 서로서로 '시작하면 뛰어 들어가자'는 질문만 해대는 촌극이 연출됐다.
75분간 공식적인 공지는 단 두 차례 있었다. 주관사 쿠팡플레이 공식 SNS를 통한 7시로 미뤄졌다는 공지 한 번과 이미 관객들이 입장해 대기하고 있는 7시 10분께 전광판에 "기상 악화로 인한 공연 운영시간 변경 안내드린다. 관객 여러분의 안전과 원활한 공연 진행을 위해 너른 협조와 양해 부탁드린다. 안전하게 공연 관람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고지가 띄워지며 관계자가 이를 읊는 방식 한 번이었다.
SNS 공지 글에는 불만을 토로하는 댓글이 보인다. SNS는 접근성이 낮아 미리 출발했다가 기다릴 뻔했다, 문자를 좀 보내달라는 아쉬움 섞인 볼멘소리다. 정곡을 찔렀다. 지드래곤의 콘서트 주관사가 쿠팡플레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팬들은 극소수일 것이고, 이들의 SNS를 팔로우해 놓았을 가능성은 턱없이 적다. 지드래곤의 이번 콘서트 티켓 가격은 154,000원부터 220,000까지 책정되어 상당히 고가에 판매됐다. 관객들은 이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아 마땅한 고객이다. 뒤늦은 SNS 공지를 운 좋게도 간신히 발견해야 추위에 떨지 않을 권리를 얻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기상청은 일주일 전부터 29일 꽃샘추위가 찾아올 것이며 돌풍이 불어닥칠 것이라 예보했다. 며칠 전부터 전국에는 강풍 관련 재난 문자가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야외 콘서트를 예정한 주최 측은 이를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어야 마땅하다. 행여나 당일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다면 즉시 다양한 소통 방식을 통해 관객에게 지연 사실을 알렸어야 한다.
콘서트장 주변은 항상 인산인해를 이루고, 당일엔 교통체증 탓에 재난 문자까지 전달된다. 돈 주고 콘서트를 찾는 관객들은 이러한 문화를 알고 오전부터 채비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보통의 상식적인 주관사, 주최사, 소속사, 대행사는 적극적으로 관객의 동선을 고려해 열심히 소통한다. 지드래곤 측은 이러한 배려 자체가 없었던 것.
주요 언론사들 역시 '지각'이라는 날 선 표현을 써가며 지드래곤을 질타하고 있는 상황. 정확히 말하자면 지각 아닌 지연이다. 이날 날씨는 실제로 요란했고 바람이 상당히 불어 위험 요소가 지대했기 때문. 지드래곤은 리허설부터 참여해 공연장에 계속해서 상주했다. 기자들이 이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비난 논조는 상당하다.
언론사는 수많은 콘서트에 PRESS 자격으로 초청되어 관란 후 기사를 작성한다. 축제의 현장이기에 당연히 9할이 우호적 기사다. 주최사와 소속사 역시 홍보 효과를 기대해 이러한 취재 현장을 마련하는 것. 하지만 지드래곤의 이번 콘서트 진행은 상당히 미숙했다. 고양종합운동장은 콘서트 메카로 손꼽히는 장소다. 지드래곤이 최초로 콘서트를 진행한 장소가 아니기에 기자들의 입장에선 타 가수들의 공연 진행 방식과 비교 선상에 두고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
75분 지연은 국내 가수에게는 초유의 사태였고, 지드래곤 측의 대응 역시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언론사는 업무차 취재에 임하는 것이기에 안전문제, 행사 시작 시간 등과 같은 중차대한 사안 만큼은 사전에 공지받기 마련이다. iMBC연예 역시 SNS를 접하고 4시 35분께 공연 시작이 미뤄진 것이 맞는지, 어떠한 연유로 이 시각까지 초청 기자들에게까지 사전 공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문의했다. 지드래곤의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 홍보를 대행하는 플러스비 측은 "날씨로 인해 미뤄졌다"는 답을 했다. 이후 오후 5시가 가까워진 시각에서야 항의가 빗발치자 부랴부랴 각 매체에 지연 사실을 공식적으로 통보했다. 7시가 지나 45분간의 재지연 중에도 어떠한 공지나 소통도 없었다.
가수의 질 좋은 공연은 물론, 주최 측의 관객 응대 역시 콘서트 관람평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지드래곤의 농익은 무대 매너와 실력은 100점이었으나 쿠팡플레이와 소속사, 특히나 홍보대행사의 미숙한 소통 능력이 되려 가수 평판에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출처 갤럭시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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