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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를 꿈꾸는 곽선영, '침범'으로 보여준 20년 경력의 저력 [영화人]

기사입력2025-03-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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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차이지만 처음으로 영화에 출연한다는 배우 곽선영을 만났다. 곽선영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이익순, '무빙'에서 류승룡의 아내인 황지희, '크래시'의 민소희 교통범죄수사팀 반장까지 작품마다 다른 사람인 듯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 영화 '침범'에서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때문에 평범한 삶을 침범당하고, 엄마라는 책임감과 절망, 좌절, 절박함 등 다양한 감정을 드러내는 인물 '영은'을 연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 '침범'(각본/감독: 김여정, 이정찬)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이 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다.

곽선영은 "신기하다. 10년 전 공연을 하고 했던 인터뷰에서 '10년 뒤에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었는데 막연하게 가졌던 바람이 이뤄졌다. 그동안 저에게 기회가 오는 대로 작품을 했었다. 시간이 겹쳐서 못하는 것 빼고는 다 들어오는 대로 하는 편인데 영화를 하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며 소감을 밝혔다.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가 상영될 때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이 거치는지 미처 몰랐다는 곽선영은 "사실 이런 시나리오도 얼마나 귀한 건지 몰랐다. 그런데 저에게 기회가 왔다는 자체로 신기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영화를 공동연출한 김여정 감독이 제 단막극 드라마로 저를 처음 보셨다더라. 그리고 제 필모를 찾아봤는데 밝고 씩씩한 연기 속에서 서늘함을 발견하셨다고. 저는 제 얼굴을 봐도 잘 모르겠던데 좋게 봐주셨다니 내가 새로웠나 생각된다"라며 캐스팅 이유를 이야기했다.

평범하지 않은 아이를 가진 엄마를 연기했던 곽선영이다. '침범'을 본 관객이라면 '영은'이라는 여자가 얼마나 힘들고 괴롭고 답답하고 숨 막혔을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무거워질 것이다. '내가 저런 상황이라면' ' 내 자식이 저렇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라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인물이었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연기하려면 배우로서는 또 얼마나 힘들었을까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곽선영은 "깊이 있는 감정을 표현하는 역할이라는 건 배우로서 한 번쯤 경험하고 싶은 일이다. 하지만 저는 어떤 역할이든 접근하는 방법은 똑같았다. 텍스트로 만난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보는 이로 하여금 믿고 공감하게 만드는 건 어느 역할이건, 어떤 무대나 매체 연기이건 동일하다. 그리고 인물의 상황은 너무 힘들지만 이건 극 중의 인물일 뿐. 곽선영이 겪는 일이 아니라 힘들지 않았다. 각 씬의 목표가 명확했다. 주변에서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저는 출퇴근이 명확한 사람이라 연기할 때는 연기하고 컷 하면 분리가 되어서 힘들지 않았다"며 캐릭터와의 분리가 잘 되는 타입이라는 말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는 "오히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감정 이입이 되더라. 촬영을 하면서는 목표와 목적에 충실해야 했다. 대본을 보면서 안타깝긴 했지만 연기하면서는 관객들이 혹시라도 잘못된 모성애로 저렇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하실까 봐 신경 쓰고 걱정하느라 인물에 푹 빠져서 힘든 경험을 하지는 않았다"며 연기하며 주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이야기했다.


작품 속에서 수영 강사 직업을 연기한 곽선영은 "사실 제가 물 공포증이 있었다. 이전 작품에서 수중 촬영을 할 때만 하더라도 너무 힘들어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이상하게 물이 무섭지 않더라. 지금은 깊은 물의 횡단도 가능할 정도다. 촬영 전에 잠수 연습, 얼굴에 거품을 제거하는 법 등을 잘 배우고 촬영에 들어갔다"며 이번 촬영에서는 자연스럽게 공포증도 극복되었다고 알렸다.

작품 속 평범하지 않은 딸을 연기한 기소유에 대해 곽선영은 극찬을 했다. "기소유는 '아역'이라는 두 글자가 미안할 정도의 배우다. 아이가 아니라 그냥 연기자다. 저한테는 좋은 파트너였다. 기소유는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저처럼 출퇴근이 명확한 배우였다. 잠깐 졸다가도 '어디서부터 하면 돼요?'이러며 연기에 몰입했고, 컷 하면 인형놀이를 하고 놀았다. 프로페셔널한 연기자다."라며 동료 배우로서 기소유를 치켜세웠다.

그러며 "기소유가 만 7세 일 때 이 영화를 촬영했다. 이후로 볼 때마다 자라 있더라. 귀여움이 최대치였을 때 이 영화를 찍었고, 볼이 닳도록 만지면서 행복감을 느꼈다. 본인도 모니터를 하면서 '저 때 볼살 되게 많았네'라고 하더라. 그랬던 꼬마가 어린이가 되어가는 걸 보면서 너무 빨리 큰다 싶다가도 배우로서의 미래가 기대되더라."며 애정 가득한 말을 덧붙였다.

곽선영은 "거북이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했다. "거북이는 우직하고 느리지만 잠깐 시선 돌린 사이에 보면 저만치 가 있다. 인생이건 배우로서의 삶이든 느리고 우직하게 가고 싶다. 어떤 사람들은 '너는 왜 이렇게 욕심 없어? 야망 없어?'라고도 하시는데 제 마음의 열기가 밖으로 안 드러났을 뿐, 저는 항상 먼 목표를 갖고 있었다. 연기 잘하는,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달려왔다."며 배우로서 어떤 소신을 갖고 있는지를 밝혔다.

영화배우 곽선영의 거북이 같은 저력을 뽐낸 '침범'에 대해 그는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각자인생을 침범하고 침범당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물이지만 등장인물 중 한 명에게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극장에 와서 이 이물들의 미세한 심리싸움, 배우들의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과 떨림을 경험해 보시기 바란다."라며 관람을 독려했다.

'침범'은 어제(3월 12일) 개봉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자이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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