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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경' 이현욱이 과거를 돌아보는 이유 [인터뷰M]

기사입력2025-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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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현욱은 늘 반성 중이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성숙해지기 위해 쉴 새 없이 과거를 되돌아보며 복기하고 있단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현욱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모처의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만나 tvN·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원경'(극본 이영미·연출 김상호)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경'은 남편 태종 이방원(이현욱)과 함께 권력을 쟁취한 원경왕후(차주영)를 중심으로, 왕과 왕비, 남편과 아내, 그 사이에 감춰진 뜨거운 이야기. 극 중 태종 이방원 역을 맡은 이현욱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모습부터, 한편으로는 마음 여린 태종의 양면성을 오가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현욱은 운명처럼 '원경'과 처음 만났다. 미팅인 줄 알고 찾았던 곳에서 제작진과 만났고, 감독에게 '우리가 찾던 이방원'이라는 얘길 들었다고. 그는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 속 내 모습을 좋아해 주셨다. 극 중 내가 맡은 이광일은 자신이 결혼한 여자가 독립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뇌에 빠지는 데 그 장면을 인상 깊게 보셨다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하나 그가 제안받은 건 다른 인물도 아닌 태종 이방원. 실제 존재했던 인물이자 그동안 유동근, 안재모, 유아인, 주상욱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수차례 연기해왔던 캐릭터였다. 자칫 비교가 되진 않을까 걱정이 앞설 수도 있었지만, 이현욱은 "막상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큰 부담은 없었다"라고 털어놔 시선을 끌었다.


이현욱은 "나 역시 그간 수차례 연기되어 왔던 것처럼 남성성이 강하고 카리스마 있게 묘사된 이방원을 제안받았다면 출연을 고사했을 거다. 감히 내가 어떻게 선배들이 연기한 이방원을 따라 하거나 넘을 수 있겠냐. 하지만 '원경'의 감독님은 다른 결의 찾는다고 얘길 하셨고, 그렇다면 다른 스타일의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심지어 날 믿어주시기까지 하다 보니 첫 사극이지만 마음에 불씨가 지펴졌다"라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현욱은 우선 톤을 잡는 것부터 태종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기본 값은 가져가되, 기존의 사극 톤에서 조금씩 벗어나려 노력했다"고. 그는 "흔히 사극은 에너지를 터트리듯 대사를 내뱉지 않냐. 지문에도 '호랑이가 포효하듯'이라 적혀 있었는데, 그렇게 감정을 쏟아내는 신도 있었지만 반대로 죽이기도 하면서 적절하게 나눴다. 아무래도 싸우는 신이 많은데 대사까지 그렇게 쏟아내다 보면 과할 것 같았다. 또 기존의 사극처럼 연기했으면, 내가 가진 능력으로는 이방원의 정서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서로를 원망하고 비난하기만 한 원경왕후와 태종. 이현욱은 그런 두 사람의 감정에 대한 본인만의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결국 원경왕후를 향한 태종의 마음은 사랑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 보면 왕한테 하는 말들이나, 독단적인 행동이나 태종이 아내를 죽일 이유는 충분했다. 하지만 끝까지 곁에 두고 함께 묻히기까지 않냐. 심지어 실록을 확인해 보면 원경왕후가 떠날 때까지 간호했던 게 태종이라 하더라. 서로 엄청 싸우고 속상한 마음이 있는 건 맞지만 결국 사랑이 저의에 있었다 생각한다"라고 자신만의 해석을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렇듯 애정 있게 태종에 푹 빠져 자신만의 이방원을 완성해 낸 이현욱이지만, 그는 '결과물에 만족하냐'는 물음엔 고민도 없이 고개를 저어 의문을 자아냈다.

이현욱은 "제작발표회 당시 태종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면을 보여주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기존 태종이 갖고 있던 이미지를 넘지 못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내 부족이라 볼 수도 있다. 생각했던 것보다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라고 겸손히 전했다.

이어 그는 "포커싱이 늘 내게 오는 것 같다. 내가 못났다고 말하기보단 결과적으로 작품이 잘 안되거나 비판을 받으면 '내가 부족해서'라는 생각으로 귀결된다. 지금까지 15년을 연기하며 한 번도 만족한 적이 없다. 아마 연기하는 사람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고, 죽을 때까지 '만족'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현욱은 "나이를 한두 살씩 더 먹어가면서 심해지는 것 같다. 계속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과거를 되돌아보고 복기하게 된 게 된다. 내겐 반성의 의미다. 모났던 부분이든, 못났던 부분이든 끝없이 되돌아보면서 반복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경'은 지난 11일 저녁 8시 50분 tvN에서 마지막 회가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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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BC연예 김종은 | 사진출처 길엔터이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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