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대 위에서 가장 행복한 무한 긍정 소녀 ‘인영(이레)’은 하루아침에 혼자가 되는 비극적인 상황을 맞는다. 좋아하는 춤을 추며 삶을 이겨내던 ‘인영’은 어쩌다 예술단의 마녀 감독으로 불리는 ‘설아(진서연)’와 한집 살이를 하게 되고, 만년 센터 ‘나리(정수빈)’와의 묘한 기싸움이 전개되는 가운데 ‘인영’의 유일한 남사친 ‘도윤(이정하)’과 동네 괴짜 약사 ‘동욱(손석구)’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 비포스크리닝
드라마 '멜로가 체질'과 쿠팡플레이 시리즈 '유니콘'을 통해 특유의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매력적인 연출력을 선보인 김혜영 감독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으로, 한국 최초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수정곰상 제너레이션 K플러스 작품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작품성을 입증했다. 이외에도 제1회 호치민국제영화제, 제14회 베이징국제영화제, 제71회 시드니국제영화제, 제4회 바르셀로나 한국영화제, 제10회 바르샤바 한국영화제, 제19회 런던 코리안 필름 페스티벌 등 전 세계 50개국의 러브콜을 받으며 글로벌 화제작으로 인정받았다.
이 영화는 이레부터 진서연, 정수빈, 이정하 그리고 손석구까지 라이징 스타와 베테랑 배우들로 구성된 탄탄한 캐스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애프터스크리닝
영화를 보기 전 영화의 매력은 소소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애정했던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공동 연출자였던 김혜영 감독의 입봉작이라니, 그런데다 해외 영화제에서 많은 수상도 했다. '멜로가 체질'과 ''나의 해방일지'의 이미지가 아직도 영향력이 큰 손석구가 특별 출연을 하고 있다니! 이 정도의 요소만으로도 궁금하다는 생각을 끌어낸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후 괜괜괜)'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이레의 사랑스러움이 꽃샘추위도 잊게 할 정도다. 순수하고 맑고 밝고 세상에 이렇게 무해한 존재가 있을 수 있을까. 배우, 연기, 캐릭터, 연출, 편집, 볼거리, 메시지까지 알차게 조물조물 빚어낸 소중한 영화였다.
한국무용을 하고 있는 무한 긍정의 소녀를 연기한 이레는 자칫 얄미워 보일 수 있는 MZ의 특성을 발랄함으로 소화해 냈다. 대본의 효과도 있겠지만 기가 막힌 호흡과 대사톤으로 밉상과 동정을 피하며 당당한 고등학생을 그려냈다.
이런 이레와 말장난을 치지만 위로와 약을 동시에 처방해 주는 손석구와의 케미는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은근한 반존대의 말솜씨는 철벽 같은 진서연의 마음도 녹이고 영화가 끝나고도 여운으로 남아 입꼬리가 처지지 않게 해 준다. 그리고 영화 속 가장 많은 눈물을 쏟게 하는 명대사를 손석구가 하는데, 그때의 손석구의 무드도 너무 좋다.
사랑스럽고 건강한 이레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건 진서연과 정수빈 덕이다. 얼음마녀라는 별명이 있는 캐릭터를 맡아 차갑고 완벽하고 예민한 모습을 보여준 진서연이 이레에 의해 변화되는 모습, 만년 센터에 1등만 하는 완벽주의자 무용수를 연기한 정수빈과의 신경전 등이 이레의 긍정적인 모습이 충분히 발현되도록 풍선 한편에서 엄청나게 압박을 해 오니 반대편으로 부풀어 오르는 모습이 더욱 돋보일 수밖에. 웃을 일이 1도 없을 상황인데도 계속 웃는 '인영'을 보고 있으면 '그래도 나는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에는 한국무용이 등장한다. 무용이 소재가 된 영화에서 대부분 현대무용이나 발레등이 다뤄졌지만 한국무용은 신선했다. 여고생들이 단체로 예쁜 한복을 입고 다양한 춤사위를 펼치는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도 새로운 비주얼이었다. 부채춤, 칼춤, 오고무 등 다채로운 한국 무용의 춤사위 사이에서 서로의 경쟁, 엄격함과, 야망, 연대 등이 어우러지니 이런 것이 K-컬처의 위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괜찮다'는 위로를 직접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이레와 손석구와 진서연이 어느틈엔가 옆에 슥 다가와 '괜찮다'는 마음의 쪽지를 두고 간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2월 26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주)바이포엠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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