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욱 감독은 "영화 끝나고 남아서 저희 이야기 들어 주려고 앉아 계셔서 고맙다. 오래전 영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도 하고 왜곡된 기억도 있겠지만 진심을 다해 떠올려보겠다"며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두 번째 비저너리 선정인 박찬욱 감독은 "트로피 정도만 받는다. 개인적으로 받아도 영광스럽지만 작품으로 받는 건 이렇게 모일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신하균은 불참하였는데 박찬욱 감독은 "놀러갔다더라. 어디에서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불참 이유를 밝혀 웃음을 안겼다.
처음 이 작품을 기획할때는 감옥에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박찬욱은 "지금 젊은 세대는 이해할수 없겠지만 90년대 후반에는 국가보안법이라는 게 좀 더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법 해석으로 인해 구속을 당했었다. 이 영화를 보고 주적이라 부르는 북한, 그것도 민간이 아닌 군인의 교류, 우정을 다룬다면 고무, 찬양으로 걸릴 수 있을 때였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질수 있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명필름 분들과 상당한 마음을 먹고 시작했다. 싱겁게도 막상 개봉할떄 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해서 정상회담을 해서 기우에 지나지 않는 일이 되었다. 그러나 만들 당시만 해도 비장한 각오로 만들었다"며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이야기했다.
이 작품이 데뷔작으로 알고 있는 관객이 많다는 진행자의 말에 대해 "이 작품마저 안되면 유작이 될거라는 절박한 마음이었다. 이병헌도 영화하면 족족 실패해서 저만 절박한게 아니었다."라며 이전에 2편의 작품이 흥행 참패를 했었음을 알려 폭소를 안겼다.
영화를 보며 확신이 든 장면이 있었냐는 질문에 박찬욱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북초소에서 서로 총쏘는 장면을 제일 오래 찍었고 중요하고 보충촬영도 더 할 정도였지만. 그거 말고도 회담장에서 소피와 대질심문을 하는 장면의 연기와 팽팽한 긴장과 편집 리듬을 좋아한다. 초반에 영화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건데 그건 남북한 병사들이 눈밭에서 우연히 만나서 담배 나눠 피는 장면에서 들었다. 촬영 초반이었는데 네 병사들이 서로 주변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면 자기들끼리 교감하는 은밀한 표정이 이대로만 가면 되겠구나는 믿음이 들었던 장면"이라며 설명했다.
초코파이 장면의 경우 원래 맛동산으로 할뻔 했다는 설에 대해 "협찬을 받으려 했었다. 초코파이는 PPL없어도 워낙 잘 팔려서 굳이 협찬을 안했던게 기억난다."라며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수혁이 죽지 않고 제3국에서 마주치는 결말이 있을수 있지 않았냐는 질문에 "만나러 가는게 아니라 만나는 길에서 끝나는 걸 제가 고집했었다. 세월이 흐르고 머리도 긴 이수혁이 비행기를 타고 파리로 가고 옆에 앉은 프랑스 승객이 말을 거는데 친구 만나러 아프리카간다는 말을 하고 승객이 기분좋겠다고 하니 창밖을 보며 좋지요 하고 흐뭇하게 웃는 걸로 희망을 보는 엔딩으로 끝내고 싶었다. 장단점이 있는거 같다."며 엔딩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소피로 끝나는 엔딩도 있었다. 이 사건을 해결하고 제3국행을 선택한 아버지가 의식이 없는 상태인데 아버지에게 가서 손톱을 깍아준다는 엔딩도 있었다"며 다른 엔딩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말을 했다.
진행자는 "남북한 우정이 아닌 퀴어로 하려고 했었다는 썰도 있더라. 다시 한다면 퀴어로 할 생각도 있냐"고 질문했고 "21세기에 만든다면 그럴수 있었을 것. 김태우 신하균의 눈빛을 자세히 보시면 ....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라는 말을 해 웃음을 안겼다.
"JSA는 죽느냐 사느냐의 귀로에서 나를 살려준 영화"라는 말을 했다는 박찬욱 감독은 "영화 감독이 한편 실패하면 두 번쨰 기회를 얻기 어렵고 두번을 실패했는데 세 번쨰 기회를 잡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도 기회를 얻었고 좋은 배우를 만나서 하는 건 기적같은 일이었다. 그래서 저를 살려준 작품. 바로 전에 찍은 단편영화를 하면서 배우들과의 소통을 많이 생각했었다. 대화도 많이 시도하면서 만든 영화다. 그게 연출자로서 개안같은 사건이었다. 이후의 제 작품은 다 이 영화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엄청난 의미가 있는 작품임을 이야기했다.
만약 이 영화를 다시 수정할수 있다면 손보고 싶은 지점이 있냐는 질문에 박감독은 "그때 CG, VFX가 한계가 있었다. 불을 질러서 시야를 확보하는 장면에서 CG가 쓰였는데 지금이라면 더 볼만하게 만들수 있을 것 같다:며 장면을 언급했다.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로 베를린도 가고 여기저기서 상영하면 꼭 나오는 질문이 '판문점에서 실제 찍었냐'는 거더라. 그때마다 제가 실제 판문점에서 찍을수 있었다면 이런 영화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아직도 변함없이 우리 영화의 내용이 우리 젊은 세대에게도 감흥을 준다는 건 슬픈 일. 50주년 때에는 옛날 이야기 하듯이 할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 또 행사하게 되면 신하균을 꼭 데리고 오겠다"며 인사했다.
CJ ENM은 2020년부터 방송, 영화, 음악, 예능 등 한국 대중문화 전 분야에서 자신만의 오리지널리티를 토대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대체 불가의 인물들을 '비저너리(Visionary)'로 선정해 왔다. 올해는 30주년을 기념하며 업계에서 No.1 임팩트를 창출하고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었던 ‘비저너리 선정작’을 조명했으며 영화 부문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이름을 올렸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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