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송혜교는 "드라마만 하다가 영화를 놓친 것 같다. 드라마 하던 중 시나리오를 받으면 스케줄이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라며 영화가 늦어진 이유를 설명하며 "10년 전에는 중국 영화도 했었다. 왕가위 감독, 오우삼 감독과 30대 초반에 영화를 했었는데 내가 언제 이 분들과 영화를 할 수 있겠나 싶어서 공부하자는 마음으로 했었다. 오우삼 감독의 현장은 클래식하고 선생님 같으셨고 왕가위 감독의 현장은 즉흥적이고 ENFP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옛 경험을 이야기했다.
이 영화에 참여한 전여빈은 앞선 인터뷰에서 송혜교의 추천이 있었다는 말을 했었다. 송혜교는 "전여빈을 좋아했다. 그의 연기도 좋았고 마스크도 제 스타일이다. 저와 친한 분들이 전여빈과 친하다고도 했는데 친분이 있어서 전여빈을 추천한 건 아니다. 워낙 개인적으로 작품을 좋아했고 미카엘라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같이 하면 좋겠다고 넌지시 말씀드렸다. 저뿐 아니라 제작사 모두가 전여빈을 이미 생각하고 있었더라."라며 전여빈과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며 "'낙원의 밤'과 '멜로가 체질'을 너무 잘 봤는데 지금 그 나이의 배우로 어떻게 이렇게 순수할 수 있지 싶더라. 그러면서도 똑 부러진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강하고 평소에는 순수한 아기 강아지 느낌인데 연기에 들어가면 열정적으로 바뀌더라. 전여빈을 보면서 자극받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다"며 전여빈을 칭찬했다.
작품 속에서 구마를 해야 했던 구마부 역할의 문우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시나리오를 받고 이 역할은 진짜 연기하기 힘들겠다 싶더라. 어린 친구니까 많은 경험을 못 했을 텐데, 소문을 들어보니 공부를 너무 잘하는 모범생이라더라. 리딩할 때도 잘 읽어서 '얘 뭐지?' 싶었는데 구마씬 분장을 하고 연기에 들어가니 거침이 없더라. 너무 짜릿하고 닭살이 돋았던 적이 몇 번이나 있다. 모니터 하면서 저도 모르게 '너 너무 잘한다'는 칭찬을 계속했다"며 악령에 쓰인 소년을 연기한 문우진을 칭찬했다.
침착한 표정으로 돌직구를 날리는 유니아 수녀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준 송혜교는 "저도 그 씬 좋아한다. 유니아보다 소심한 스타일이다. 가끔 연기로 대리 만족을 한다"며 "함께 하는 사람에 다라 많이 바뀌는 스타일이다. 상대 배우나 감독님에 따라 연기가 상대적"이라며 이번 영화에서 좋았던 부분은 상대 배우와 감독과의 호흡 때문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속 유니아 수녀의 엔딩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 스포일러상 밝힐 수 없지만 과감한 선택과 연기를 펼쳤던 송혜교다. 그는 "그 신을 촬영 막바지에 찍었는데 전여빈과 저는 계속 울컥하는 마음이 생기더라. 카메라가 안 돌아갈 때도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을 다 알고 있으니까 불만 보도 슬펐다. 서로 얼굴 마주 보고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도 글썽거리곤 했다"며 영화 속 이야기에 너무 빠져든 나머지 전여빈과 눈만 마주쳐도 울컥했다는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드라마 '올인' 이후 22년 만에 허준호와 '검은 수녀들'에서 재회한 송혜교다. "대본 리딩 때 너무 반가워했다. 여전히 멋있으시더라. 같이 오랜만에 연기하니까 행복했다. 허준호 선배와의 장면은 카타르시스가 있는 긴 씬이었다. 완성작에서는 편집이 되었는데 그 씬 찍을 때 힘들면서도 재미있었다. 어쩌면 그때 첫 구마를 한 걸 수 있다"라며 오랜 선배와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송혜교는 "'더 글로리'를 통해 2000년생 팬들이 생겨났다. 그 작품을 안 했으면 어린 친구들은 나를 몰랐을 것. 유튜브를 통해 '순풍산부인과'를 보고 저를 아는 친구들도 있던데 신기했다."라면서 "'순풍산부인과'의 내 모습은 내 어린 모습이니까 괜찮다. 통통하고 화장도 무섭기도 하지만 내가 어렸기에 괜찮다"며 그때의 모습도 괜찮다고 평을 했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작품을 홍보하는 방식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송혜교는 "설 연휴에 개봉하는 영화들이 다 잘되면 좋겠다. 권상우가 무대인사 하며 무릎도 꿇던데 그 영화는 코미디여서 그렇게도 할 수 있는데 저는 무대인사를 가서 기도를 해야 하나? 어떡하지?"라고 고민을 했다. 그러며 영화에서 처럼 '이름을 말해'라고 소리를 질러봐야겠다며 웃었다.
"어릴 때는 무대인사 다니면서 긴장했는데 어제는 처음으로 관객들 앞에서 인사하는데 생각보다 즐기게 되더라. 편안했다. 배우는 팬이나 관객을 무대인사에서만 가까이 뵐 수 있는데 가까이서 표현도 해주시고 선물도 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즐겁더라"며 무대인사를 즐길 것임을 예고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오늘(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U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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