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가 수녀복을 입고 악마에 빙의한 소년에게 구마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될 줄이야. 그는 "살면서 처음 찍어본 씬이다. 기존에 못 본모습이 나온 것 같은데 대중이나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판단해 주실 것"이라며 처음 도전해 본모습에 대한 관객의 반응을 궁금해했다.
어제 언론 시사 이후 송혜교의 흡연이나 욕설 장면이 있다는 보도에 네티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송혜교는 "'두근두근 내 인생'을 찍을 당시 캐릭터가 '씨발공주'였다. 그런데 욕을 너무 못해서 악센트를 못 살린다는 지적을 엄청 많이 받았었다. 그때가 30대 초반이었는데 살면서 욕이 느는 것 같다. 이번에 욕설 연기는 그리 어렵지 않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려운 건 흡연이었다. 술은 마시는데 살면서 몸에 안 좋은 건 하나만 하자는 주의여서 평소에 흡연을 하지 않았다. 시나리오를 보는데 첫 장면부터 흡연 장면이더라. 흡연하시는 분들은 이게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보면 안다는데 이걸 어쩌지 싶었다. 처음부터 가짜라는 느낌을 주면 유니아의 모든 모습이 가짜로 보일 것 같아서 촬영 6개월 전부터 담배를 배웠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좀 힘들었다. 목도 아프고. 촬영이 끝난 후에는 담배를 끊었다"라며 흡연 연기를 위한 6개월간의 준비 과정이 있었음을 이야기했다.
신부 역할이기에 촬영 전 수녀님들과의 시간도 보냈다고. "수녀님들도 구마를 잘 모르시고 구마기도가 있다고 하니 '그런 게 있어요?' 하시더라. 영화로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도 하셨다. 수녀님들의 생활과 어떻게 기도하시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어서 수녀님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녀님들이 항상 쓰는 베일도 궁금했는데 주무시기 직전까지 베일을 쓴다고 하시더라. 그런 것도 놀라웠다"며 수녀님들과 만나 어떤 걸 물어보고 알아냈는지를 이야기했다.
수녀의 베일을 쓰고 수녀복만 입으면 되는 영화라서 "너무 편했다"는 그는 "머리 준비를 따로 안 해도 되더라. 메이크업도 거의 안 하다 보니 준비 시간이 20분 밖에 안 걸렸다. 수녀복을 입는 순간 뭔가를 장착하는, 변신하는 느낌이 들어서 옷만 입어도 너무 좋고, 의상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작품 속 의상, 미술의 도움을 받아 캐릭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는 말을 했다.
이번 영화에서 클로즈업 씬이 유독 많았지만 화려한 메이크업 없이도 빛나는 외모를 선보인 송혜교다. "외모 내려놓은 지 좀 됐다. '더 글로리'때부터 내려놨다"는 그녀는 "장르물을 하니까 반사판도 없더라. 영화에 맞게끔 조명을 할 뿐 배우의 얼굴에 반사판을 대주는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더 역할에 어울렸을 것 같기도 하다"며 달라진 현장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오늘 같은 인터뷰 날이나 행사, 광고를 찍을 때는 예쁘게 보이고 싶기도 해서 메이크업을 힘들게 하지만 이제는 40대도 됐고 얼굴로 승부 볼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한다. 작품으로 승부 봐야 할 때"라는 말을 했다.
작품으로 승부 보겠다는 송혜교는 영화 후반부 완전히 캐릭터에 몰입한 듯 나지막하지만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로 단호하게 악령과 대립한다. "촬영을 거의 끝날 무렵 구마신을 찍었다. 그때는 이미 작품에 많이 익숙해져 있고 감정도 최고로 올라와 있을 때라 자연스럽게 톤이 올라왔다. 따로 목소리 톤을 신경 쓰지는 않았다"며 얼마나 몰입된 상태로 연기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송혜교의 집중력은 신체 마비의 증상으로 오기도 했단다. "구마신을 할 때 육체적으로 싸우고 감정을 쏟다 보니 몸에 힘을 너무 줘서 순간 경직이 오기도 했다. 찍을 때는 참고하다가 컷 하면 몸을 풀어줘야 했다. 4일 정도 구마 신을 찍었는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잠잘 시간도 없었고 문우진의 시험기간 때문에 하루 쉬지도 못했다. 제가 못 쉬어서 심통이 나 "너 시험만 아니면 쉬는 거였는데, 시험 못 보기만 해 봐"했는데 너무 시험을 잘 봤더라"며 현장의 비하인드도 살짝 공개했다.
‘검은 수녀들’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24일 개봉한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UAA,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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