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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박훈 '완벽 일본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만들어 낸 동물적 캐릭터 [영화人]

기사입력2024-12-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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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이틀 만에 누적 125만 관객을 돌파한 '하얼빈'에서 안중근을 쫓는 일본군 모리 다쓰오를 연기한 배우 박훈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작품 속에서 일본군을 연기하며 일본어 대사를 소화한 박훈은 "한국 작품에 쉽지 않은 배역으로 함께 해준 릴리 프랭키도 있었고, 같은 배우로서 최선을 다 하고 싶어서 일본어 연습을 많이 했다. 발음도 어렵고 외국어로 연기를 해야 하는 거라 까다롭더라. 일부러 작업 방식도 복잡하게 가져갔다"며 자신이 해야 할 대사를 한국어로 연기를 해 일본어 선생에게 보여드리고, 그 연기에 맞는 일본어로 배우는 방식으로 대사 연습을 했음을 알렸다.

박훈은 "일본어 선생님이 나 때문에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연기로서는 후회하지 않게 잘 나온 것 같다. 집 앞으로 선생님을 계속 불러서 귀찮게 했고, 안 만나는 날은 음성 메시지를 주고받고, 최종 후시 녹음을 할 때에도 '이게 정말 수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라며 제 선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며 작업 과정을 밝혔다.

박훈의 노력에 우민호 감독은 "일본에서도 개봉할 수 있을 텐데 일본 관객이 이 영화를 보고 일본군의 대사가 일본어로 제대로 들리길 바랐는데 완전 네이티브스피커 수준이었다"라고 칭찬을 했었다.


박훈은 "일본어 대사를 외울 뿐이지 능통자가 아니어서 갑작스러운 상황에 애드리브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건 '최소한의 움직임'이었다. 모리 다쓰오는 기존의 연기와 다른 방식으로 연기했다. 목소리 톤도 다르고 몸의 속도, 기운의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어떤 장면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 인물의 기운, 감정을 관객들이 알아챌 수 있게 하려고 최소한으로 움직이고 최대한으로 느껴질 수 있게 고민하고 연기했다"며 연기하며 신경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박훈의 연기만 봐도 '이 인물은 참 군더더기가 없다' 싶었는데 그런 느낌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것.

박훈은 "이 영화에서의 빌런은 오락영화에서의 빌런과 완전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락영화에서는 빌런이 악동 행동을 하면 주인공이 그걸 격파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모리 다쓰오는 이미 초반에 안중근에게 잡히는 인물이다. 빌런으로 악행을 크게 만들 수 없는 인물인 대신 상징적인 역할을 해야 했다. '당신 마음속 안중근이 어디 있는지?'를 질문하는 인물이자, 안중근의 혼을 원초적으로 쫓아야 하는 인물이었다. 모리 다쓰오를 통해 조선을 괴롭히는 일본의 광기와 집착을 상징적으로 함축하고 싶었다."며 자신의 역할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과 기능이었는지를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앞서 '하얼빈'이 한 편의 시처럼 느껴졌다는 박훈은 "안중근은 조선의 혼이라면 이창섭은 조선의 투쟁, 공부인은 조선의 한 같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더라. 그중에 나는 뭘 상징하고 가져갈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영화 속 대사도 '안중근 어딨 냐?'로 바꿔서 했었다"라고 알리며 "릴리 프랭키가 영화 시사 이후 저를 보자마자 '안중근 어디 있어'라고 하시더라. 이 대사가 들렸구나, 관객들에게 응답이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릴리 프랭키는 작품 속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으로 유명한 릴리 프랭키를 박훈은 너무 좋아한다고. 그래서 우민호 감독이 릴리 프랭키가 이토 히로부미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정말요?"라고 기뻐 되물었다고. 반면 릴리 프랭키는 우민호 감독에게 모리 다쓰오를 누가 연기하냐고 물었을 때 한국 배우가 연기할 거라고 했더니 "정말요?"라고 걱정하며 물었다고 라임을 맞춰 이야기하는 박훈이다.


그는 "처음에는 팬심으로 만났고 현장에서 통역이 있을 때에는 집중적으로 연기적인 걸 많이 물어봤다. 어떤 방식으로 연기를 하시고 캐릭터에 접근하시는지를 많이 물어봤다. 제 편집본을 보시더니 '동물적이다. 압도적인 몸의 에너지를 느꼈다'라고 하시더라. 외국의 배우와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선물 같았다."며 릴리 프랭키와의 대화를 전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 '하얼빈'은 1909년, 하나의 목적을 위해 하얼빈으로 향하는 이들과 이를 쫓는 자들 사이의 숨 막히는 추적과 의심을 그린 작품으로 절찬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CJ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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