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처음 공개 이후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 죽음의 게임이 되는 기발한 발상, 극단적인 자본주의 질서 안에 경쟁적으로 변질되는 인간의 본성을 드러낸 스토리로 세계인의 마음을 울린 '오징어 게임'이다.
비영어권, 아시아 작품 최초로 제74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 수상뿐만 아니라,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28회 미국 배우 조합상®,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 제58회 백상예술대상 등 유수의 국내외 시상식에서 수상을 이어가며 전례 없는 기록을 세웠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 3년. 시청자에게 3년의 시간이 지난 만큼 시즌2에서도 3년의 세월이 흘러 456번 ‘기훈’은 잔혹한 게임을 끝내기 위해 게임의 주최자를 찾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시즌2를 기다려온 시청자들은 많은 기대도 하고 있겠지만 반면 많은 걱정도 하고 있다. 바로 캐스팅 단계부터 부정적인 반응이 보였던 T.O.P(본명 최승현, 빅뱅 전 멤버)의 분량과 캐릭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7월 의경으로 복무 중이던 당시 2016년 용산구 자택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던 T.O.P이다. 복무 중이었던 관계로 T.O.P은 재복무 심사를 받았고 그 결과 의경에서 강제 전역을 당해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를 마쳤다.
T.O.P이 캐스팅될 당시 '마약을 한 아이돌 출신' 캐릭터를 연기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더욱 부정적인 시선도 늘어났었다.
황동혁 감독은 지난 8월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T.O.P의 출연에 대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될 줄 몰랐다. 옛날에 벌어진 일이고 꽤 시간이 지났고, 이미 선고가 내려져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다. 그 사이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있었지만 대마초 사건으로 복귀한 분을 봤기 때문에 시간이 지났으니 다시 일을 할 시기가 되었을 거라 판단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하셔서 내 생각이 짧았구나, 잘못 생각했을 수도 있구나 싶었다"며 T.O.P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며 "저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와 했는지 결과물로 보여줄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작품을 보시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본인도 쉽게 한 일이 아니라는 걸 이해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그런데 완성된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보니 T.O.P의 분량이 많아도 너무 많고, 너무 꼴 보기 싫다. 작품 속에서 마약을 하는 모습도 드러나며 현실과 오버랩되어 거부감이 배가 된다. 연기력이 대단하지도 않고 오히려 어색함과 불편함을 안겨주는데 이런 역할에 꼭 실제 전과가 있는 인물을 캐스팅했어야만 하는 걸까? 시종일관 랩을 하는 캐릭터의 대사도 알아듣기 힘들고 저 멀리서 걸어오는 모습조차도 보고 싶지 않다.
오히려 재능 있는 신인 배우를 캐스팅했더라면 아마 그 배우는 이 역할로 글로벌하게 이름을 알렸을 테고 시청자의 불편함도 덜 했을 것. 그리고 신인을 발굴해 낸 황동혁 감독의 안목도 칭찬받았겠지.
T.O.P이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얻게 될 게 무엇일지는 모르겠다. 대마초 흡연한 전과 경력도 끌올 되고 연기력도 비난을 받고 응원을 받을 캐릭터도 아니고. 같이 무리 지어 출연한 노재원의 경우는 비록 비호감 캐릭터지만 '약 빤 미친 연기'로 연기력도 칭찬받고 배우로서 한 계단 호감을 사게 되었지만 T.O.P은 그 반대다.
대중의 전과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맥 중심의 캐스팅이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다.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과 그를 맞이하는 ‘프런트맨’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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