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브스턴스'는 나, 그리고 더 나은 버전의 나와의 지독한 대결을 그린 논스톱 블러디 스릴러다. 젊은 시절,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엘리자베스는 TV 에어로빅 쇼 진행자로 전락하고 서브스턴스라는 약을 사용해 자신의 더 나은 버전의 수를 탄생시킨다.
이 모든 것의 원흉은 바로 위선과 탐욕으로 가득한 TV 에어로빅 쇼의 프로듀서 하비다. 이름만으로 2017년 성 추문 스캔들로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은 미국의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을 떠올리게 한다.
50살이 되던 날, 엘리자베스는 프로듀서 하비에게 “어리고 섹시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남성 중심의 미디어 산업으로 인해 젊은 여성의 아름다움이 강박과 권력이 되어버린 사회에서 엘리자베스와 달리 하비는 50세가 되어도 권력을 유지하며 “여자는 50살이 넘으면 끝이다”라는 말을 통해 여성을 향한 고정관념을 보여준다. 극 중 하비는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으면서도 "예쁜 여자는 언제나 웃어야 돼"라며 왜곡된 여성상을 주입시키는 폭력을 자행한다.
특히 하비가 새우를 껍질째 먹는 장면은 독특한 카메라 구도로 촬영해 사회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피할 수 없는 불편함과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한다. 데미 무어는 이 장면을 “영화에서 가장 폭력적인 장면”이라 말했다.
한편, 하비를 연기한 데뷔한 데니스 퀘이드는 1979년 데뷔해 다양한 장르에서 빛을 발하는 명연기자다. '투모로우', '사랑 게임', '드래곤 하트', '더 루키' 등 여러 작품으로 흥행에 성공했고 '파 프롬 헤븐'으로 뉴욕비평가협회,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상, 영화 연기자조합상 후보에 올랐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하기도 했다.
'서브스턴스'는 장편 데뷔작 '리벤지'로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실력파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로 칸국제영화제 각본상과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잇 매드니스 관객상을 수상한 화제작이다. 아카데미상을 비롯한 각종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극찬을 받은 데미 무어와 마가렛 퀄리의 연기 합이 빛나는 작품으로 여성의 아름다움과 젊음에 집착하는 할리우드와 현대 사회에 날리는 유쾌한 풍자적 메시지, 감각적인 연출과 세련된 미장센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이끌고 있다.
관객들에게 깊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연말 최고의 화제작 '서브스턴스'는 12월 11일 개봉한다.
iMBC연예 유정민 | 사진출처 찬란, NEW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