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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금란이의 추천도서 '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

기사입력2011-06-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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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 변명이라고 하겠지만, 내가 그동안 결혼을 하지 않았던 이유는 만약 결혼을 하고, 이 제목과 같은 상황과 심정을 겪는 '끔찍한' 상황에 놓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 마음은 한 순간에 변할 수도 있으니까. 나는 결혼을 결심하기 전까지 이런 변화에 직면하고 싶은 마음도, 용기도 없었다. 사실 제대로 경험한 적 없는 감정이지만, 책 제목을 읽으면서 두려움과 함께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격한 공감도 들었다.


아직은 달콤하고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있지만, 결혼 생활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다는 생각은 종종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내의 삶, 도대체 뭐가 어떻가는 걸까. "드라마에서 과장해서 불행하게 그려지는 것 말고, 넘치게 행복한 상상을 하는 것 말고 결혼, 그리고 결혼 이후의 여자의 이야기를 좀 더 사실적으로 들을 기회는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났다.

읽어보니, 결혼 생활 좀 해본 아줌마들이 풀어내는 진한 인생이야기가 책 한권에 꽉꽉 채워져 있었다. 사연 하나하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현실에서 발 붙이며 살아가는 모든 여자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았다. 명절 기념으로 자신의 선물을 사지 않았다며 삐쳐서는 결국 이혼이야기까지 오간 부부, 인생에 전부였던 남자가 갑자기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며 아내와 아이를 남겨두고 떠난 사연, 우울증도 가뿐히 이겨내게끔 하는 남편의 맞장구, 미워하던 시어머니에게서 친정엄마를 발견하는 며느리의 모습 등등의 수많은 사연들, 먼저 결혼한 내 친구의 이야기 같은, 우리 여자들의 희노애락이 맛깔나게 펼쳐졌다. 이번 <반짝반짝 빛나는>에 함께 출연하는 엄마들, 고두심 선생님, 박정수 선생님도 떠올랐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구보다도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그녀가 '여자'로 보였던 어느 순간부터 나는 엄마를 걱정하고 위안하며 엄마의 짐을 나누려고 애썼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런 막연한 이해와 노력과는 별개로 좀 더 엄마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내 맘 같지 않은 남편, 시댁, 아이들까지 모두를 토닥이며 어떻게 지금껏 살아왔는지 '엄마의 힘, 아줌마의 힘'을 더 정확히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조선일보에서 연재한 꽤 유명한 칼럼을 모은 것이었다. 역시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는 모두에게 통하는 걸까.


주름이 지고 머리가 희끗하지만, 아직도 예쁜 우리 엄마. 힘든 세월을 잘 견딘 엄마가 같은 여자로서 대견하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웃고 있는 당신이 너무 고마웠다. 나는 엄마에게서 사랑을, 부부를, 삶을 배운다. 이 책은 그런 '우리 엄마' 수십 명의 이야기를 모아놓았다. 세상 모든 엄마에게 위안과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한 사람의 아내와 엄마로 살게 될 나 스스로에게도 파이팅을 보낸다. <우리는 모두 사랑을 모르는 남자와 산다>, 상대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 마음 쓰는 사랑스러운 당신들께도 이 책을 권한다.

iMBC연예 이유리 | 사진 인턴사원 박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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