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안 ‘꿀벅지’란 단어가 꽤 이슈가 되었다. ‘밥은 먹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무조건 깡마른 허벅지를 내보이던 다른 걸그룹 멤버들에 비해, 제법 볼륨 느껴지는 튼실한 허벅지로 남성팬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유이에 대한 나름의 찬사였다. 물론 꿀벅지란 단어에 상당한 성적 뉘앙스가 담겨 있다는 비판 여론도 뒤따랐으나, 꿀벅지를 등에 엎고 승승장구 인기 상승세를 탄 유이 입장에서야 “난 꿀벅지가 싫어요”라고 말할 처지는 아니었다. 꿀벅지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나선 소녀시대 티파니 외에도 꿀벅지를 홍보 단어로 삼는 스타들이 늘면서 꿀벅지는 여전히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이처럼 스타의 별명은 홍보효과와 각인효과가 꽤 크다. 특히 방송에는 나오고 싶으나 말재주도 시원찮고, 보여줄 것도 없는 연예인이라면 인터넷에 떠도는 별명만으로 단독샷을 받을 수 있다. 초콜릿 복근으로 유명하면 슬쩍 배를 보여주고, 꿀벅지로 떴다면 핫팬츠 입고 등장하면 그만이다. 말하자면 이런 별명이 붙는 것을 스타들이 마다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도리어 자신들이 먼저 나서 별명을 붙이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방송에 나와 자신의 별명을 홍보하는 현상도 자주 나타난다. 카라 박규리가 대표적. 박규리는 방송에 나올 때마다 스스로 ‘여신’임을 자처했는데, 어느새 여신규리가 입에 착착 달라붙게 될 정도다. 이제 알아서 여신규리로 모셔주니 규리교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하겠다. 2NE1 공민지도 에로민지를 내세워 <강심장>에서 에로댄스를 추며 게스트가 많아 카메라에 잡히기 힘든 <강심장>에서 당당히 단독샷을 받아냈다.

하지만 대개 이런 스타들의 별명이나 애칭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만들어진다. ‘꿀벅지’가 만들어진 곳으로 추정되는 ‘디씨인사이드’가 대표적. 여러 관심사를 가진 다양한 네티즌이 모여 수많은 별명을 창조한다. 디씨인사이드뿐만 아니라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나 팬클럽 등에서도 스타의 별명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이런 별명이 골반니콜이나, 개미허리처럼 홍보효과 백점인 알리고 싶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한때 문희준을 일컫던 무뇌충이나 소녀시대 멤버 중에서 외모가 좀 처진다고 하여 효크라는 별명이 붙은 효연처럼 듣는 입장에서는 무척 기분 나쁜 별명도 있다. 꽤 시사적인 별명도 많다. 폭행 사건에 연루된 뒤 음주뺑소니까지 저지른 강인은 어느새 막장아이돌의 타이틀을 꿰차더니 범죄형 아이돌, 연쇄강인범, 강나니 등 무수한 유사 별명을 얻고 말았다. 이뿐만 아니다. 표절논란에도 고개 빳빳이 들고 다니는 지드래곤에게는 쥐드래곤, 표절드래곤, 표절했지용, 표짜르트 등의 별명이 붙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별명이 만들어지는 걸까? 정확한 답은 아마도 ‘아무 이유 없다’가 되지 않을까? 재미 삼아, 이유 없이 만들어지는 별명의 예는 <무한도전>이나 야구선수 김태균의 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꽤나 많은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툭하면 새로운 별명이 붙는 박명수는 아버지, 고유명수, 박거성, 찮은이형, 악마의 아들, 흑채, 쿨거성, 박반장, 소년명수 등 그 목록이 상당히 길다. 숱 없는 머리 있어 보이겠다고 흑채를 썼다가 흑채명수가 되거나, 몰골이 지나치게 불쌍하고 연식이 오래돼 보여 멤버들이 아버지라 불렀다가 아버지란 별명이 생기기도 하고, 얼굴에 변장 좀 했더니 완전 회춘하여 소년명수가 되기도 했다.
김태균 선수도 마찬가지다. 한번 김태균 선수 별명 만들기에 나섰던 네티즌은 별것 아닌 이슈에도 별명 짓기를 그치지 않는다. 심지어 별명이 하도 많아 김별명이라는 또 다른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한번 불기 시작한 별명 만들기 열풍은 쉽게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스타의 별명도 마찬가지다. 언제 누가 어떤 별명을 왜 얻게 될는지 아무도 모른다. 게시판에 슬쩍 재미있는 별명을 붙였다가 붐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인터넷의 향방이야 아무도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많은 스타들이 자신의 신체부위나 매력을 내세워 뭔가 어필할 만한 별명을 얻기를 바랄 것이란 점이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에는 자신이 없다면 뉴스에 꽤 크게 나올 만한 범죄를 저지른다면 네티즌이 알아서 키보드를 두드려 줄 것이다. 물론 뻔뻔한 입장 표명이 뒤따른다면 김별명 못지않은 별명왕이 될 수 있다. 이지현 기자 | 사진 TVian | 사진제공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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