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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톡] 아는 맛 승부 '비밀은 없어', 고경표 망가질수록 웃음은 있어

기사입력2024-05-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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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경표가 세상 '짠한 형'으로 돌아왔다. 거짓말은 못하지만 코미디 연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해낸 '비밀은 없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8일 3회가 방송되는 JTBC 새 수목드라마 '비밀은 없어'(극본 최경선·연출 장지연)가 고경표의 코미디 활약상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비밀은 없어'는 통제 불능 혓바닥 헐크가 된 아나운서 송기백(고경표)이 열정 충만 예능작가 온우주(강한나)를 만나며 겪게 되는 유치하고 발칙한 인생 반전 코믹 멜로 드라마다.

첫 회부터 쉴 새 없이 몰아쳤다. 바깥에선 마냥 화려해 보이는 아나운서 송기백에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K-직장인의 고구마 애환 서사를 부여한 뒤 사이다를 들이붓는 주인공으로 만든 것.

늘 바른 모습만 보여야 하는 방송인으로서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자유롭게 못하고 살았던 송기백. 의문의 전기에 감전된 뒤, 동일 인물이 맞나 싶을 정도로 희로애락이 완벽하게 구현된 얼굴 표정과 몸개그 액션, 시원시원한 팩폭 대사를 내뱉으며 반전 매력을 어필했다.


'비밀은 없어' 2회 시청률은 2.0%(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다소 저조한 스타트를 끊었다. 현재 무주공산인 수목극 대전에서 '비밀은 없어'는 시청자 흡수 측면에서 반등의 기회는 있다. 다만 경쟁작을 같은 시간대 편성 작품으로 한정시켜 판단하기엔 섣불러 보인다.

기존 콘텐츠와의 기시감은 미결 과제다. 이른바 '진실의 입' 능력자들을 다룬 콘텐츠들이 결코 드물지 않다. 한국 작품 중, 대표적으로는 지난 2020년 개봉된 라미란 주연 영화 '정직한 후보'를 들 수 있겠다. 핵심 설정과의 유사성 탓에, 비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두 작품 모두 불의의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거짓말을 못하는 병'에 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기 때문. 자의든 타의든, 거짓말이 직업병이 된 주인공이 진실만을 말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아이러니를 '사이다 코미디'로 승화시킨다.

'비밀은 없어'가 내세운 차별점은, 결국 주인공이 갖는 힘이다. '정직한 후보'가 거짓말 일삼는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풍자극이라면, '비밀은 없어'는 직장인 대상 판타지 장르다. 꼴 보기 싫었던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거침없이 날리는 팩폭은 판타지, 그 자체다.


다 같은 맛을 가진 사이다는 아니다. 송기백은 시청자들의 공감과 연민을 부르는 캐릭터. 할 말 못 하고 사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대리만족으로 풀어준다. '비밀은 없어'가 보다 더 현실에 밀착한 사이다라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이 역할을 설득력 있게 소화한 고경표는 '비밀은 없어'의 비장의 카드다. 입만 말을 안 듣는 게 아니다. 눈코입을 자유자재로 망가뜨리는 걸 불사하지 않는 고경표는 '진실의 표정'을 생생하고 다채롭게 구현해 낸다.

이미 검증된 코미디 공식을 따른다는 점이 시청자들의 구미를 더욱 당기는 모양새다. 지난 4일 넷플릭스 오늘의 TOP시리즈 1위에 오르며 입소문 준비도 마쳤다. 최근 강세인 '뇌빼드'(뇌 빼고 보는 드라마) 열풍에 올라탄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뻔하기에 극복해야 할 점도 있다. 한없이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강조하듯, 방귀 등의 생리현상으로 코미디를 때우는 유치한 구석도 적지 않다. '비밀은 없어' 표 코미디는 유통기한이 짧다는 점도 문제다. '사이다 팩폭'은 초반부엔 신선하게 웃길지 몰라도, 거짓말 못하는 캐릭터의 코미디가 유사한 패턴으로 반복되며 지겨움을 쉽게 유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방송국 소재 드라마들이 그간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 든 점을 미루어 보아, '비밀은 없어'가 걸어갈 길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결국 돌파구는 배우들의 '연기 차력'에서 찾을 수밖에. 어떤 차원이 다른 연기로 시청자들의 코믹 갈증을 해소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밀은 없어'는 매주 수, 목 저녁 8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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