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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감독 "호시탐탐 전쟁하려는 '험한 것'을 '파묘' 하는 게 우리의 사명" [인터뷰M]

기사입력2024-03-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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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오컬트 장르의 선구주자로 불리는 장재현 감독을 만났다. 장재현 감독은 이번에 '파묘'라는 영화로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쟁쟁한 배우들을 거느리고 스크린에 복귀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를 보기 전부터 최민식, 김고은의 출연은 크게 기대감으로 작용했고 공개된 이후 이들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연기력은 영화 흥행의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재현 감독은 최민식에 대해 "연기력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이라며 "모자를 눌러쓰고 두메산골을 가도 다들 알아보시더라. 누구나 쳐다보게 하는 기운이 있는 분. 선배님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에 가장 놀랬다. 술 좋아하실 것 같은 이미지인데도 현장에서 단 한 번도 술 마시는 걸 보지 못했다. 한 번도 현장에 늦지 않으셨고 현장의 촬영이 다 끝나기 전까지 본인 분량은 촬영을 마쳤음에도 절대 먼저 안 가신다. 현장에서 대본을 보지 않으시고 언제나 완성체로 오시더라. 후배에게도 자신을 낮춰서 대하시고 명쾌한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 저도 작은 것 하나라도 숨김없이 다 말하게 되니 허울 없이 좋았다."라며 현장에서 본 최민식을 이야기했다.

연기경력 35년임에도 신인 같은 태도로 현장에 임한다는 최민식은 실제로 자신의 분량이 끝나고 6시간 뒤 있었던 촬영에서 얼굴은 안 나오고 어깨만 살짝 걸리는 촬영까지 흔쾌히 해주었다며 장재현 감독은 "진짜 최고"라는 말을 거듭했다. 그러며 "개그 코드가 저와 잘 맞더라"라며 현장 분위기가 얼마나 따뜻하고 훈훈했을지 엿볼 수 있는 말을 덧붙였다.


iMBC 연예뉴스 사진

MZ무당으로 작품 속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담당했던 김고은에 대해 장재현 감독은 "그 나이대에 하기 어려운 장면이 많아 베테랑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다. 그런데 김고은 밖에 대안이 없더라. 예전 '사바하' 시사 뒤풀이 때 김고은을 멀리서 봤는데 솔직히 한눈에 반했다. 너무 매력 있는 배우이고 이제 진짜 전성기가 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에는 젊은 배우의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연륜도 차 무르익었다는 느낌이 들어 김고은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며 오로지 김고은만이 정답이었음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김고은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었고 과연 무당 역할을 받아줄지 걱정이었다고. 그래서 전작 '사바하'를 함께 하고 김고은과 학교 동문인 박정민에게 SOS를 청했단다. 그렇게 조심스럽게 시나리오를 건네었다는 장재현 감독은 박정민에 대한 신뢰가 두터웠던 김고은과 손을 잡게 됐다.

작품 속에서 세 번의 큰 굿을 연기한 김고은은 대살굿, 혼 부르기 굿, 도깨비놀이까지 온몸을 아낌없이 불살라 표현했다. 오죽하면 최민식이 '김고은 투잡 뛰는 거 아니냐'라고 할 정도. 장재현 감독은 "이거보다 몇 배 더 잘할 수 있는 배우가 김고은이다. 그런데 장르극이다 보니 연기 잘하는 배우를 불러놓고 정보전달하는 역할만 시켜 날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라며 김고은의 연기력을 더 많이 펼쳐 보이지 못해 미안하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장르극에서는 감정씬도 알고 보면 다 정보씬이다. 그러다 보니 장르극은 씬별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미션이 있다. 배우로서 표현할 수 있고 가진 능력이 많았는데 배우의 잠재력을 30% 밖에 못 쓴 거 같다. 필요한 것만 정확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연기를 가둬놓고 촬영하다 보니 저도 많이 미안하고 배우도 답답해하기도 했을 텐데 나중에는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라며 장재현 감독은 연기장인들과의 작업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했다.


김고은 옆에서 찰떡 케미를 보이며 '화림봉길'을 연호하게 만든 이도현에 대해서도 장 감독은 "너무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다 보니 봉길은 신인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캐스팅 당시 이도현은 잠재력이 부글부글 했고, 영화 촬영을 하면서 '더 글로리'도 함께 촬영을 했었는데 '더 글로리'가 그렇게 잘되는 걸 보고 조심스럽게 웃었다. 캐스팅 당시 잘 성장해서 세계적인 배우가 되길 바랐었다."라며 떡잎부터 알아봤던 안목을 자랑하기도 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영화의 '험한 것'으로 출연한 배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이미 바디는 2 m25 cm 키의 농구 선수를 캐스팅해 놨었다. 그런데 대사도 있고 감정 표현도 해야 했는데 CG를 입히는 게 너무 싫었다. 이미지로는 배우 와타나베 켄을 원했는데 캐스팅이 쉽지 않았다. 그런 에 밤에 동네 산책을 하는데 한 동네 사는 김민준이 조깅을 하다가 마주쳤다. 그때 보자마자 '저 사람이다!' 싶더라. 오나타베 켄의 젊은 이미지였다."라며 김민준을 캐스팅하게 된 드라마틱한 사연을 밝혔다.

김민준은 무려 6시간이나 걸리는 분장을 감수하며 '험한 것'의 캐스팅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막상 촬영을 하니 김민준의 눈이 너무 착해서 손을 많이 댔다는 장 감독은 "대사도 진짜 멋있게 해 줬다. 목소리의 경우 성우의 목소리와 김민준의 목소리를 섞어서 썼는데 정말 만족스럽다. 현장에서 손까지 분장해야 해서 밥도 잘 못 먹고 고생을 많이 했다."며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작품 속 '험한 것'의 정체 때문에 영화 '파묘'는 오컬트가 아닌 '국뽕 오컬트' 장르라는 말을 새롭게 만들어 내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은 "'험한 것'을 악으로 그리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험한 것'은 자신을 전쟁의 신이라고 자기소개도 한다. 아직도 호시탐탐 전쟁을 하려는 욕망을 가진 것을 파묘하는 게 살아남은 우리의 사명이라 생각했다."라며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정리했다.

장재현 감독의 기막힌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파묘'는 지금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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