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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장재현 감독 "쇠침보다 칼보다 강한 나무, 그게 바로 우리나라" [인터뷰M]

기사입력2024-03-0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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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오컬트 장르의 선구주자로 불리는 장재현 감독을 만났다. 장재현 감독은 이번에 '파묘'라는 영화로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쟁쟁한 배우들을 거느리고 스크린에 복귀했다. 개봉 9일차만에 400관객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파묘'이지만 영화 개봉 직후 장재현 감독은 "'사바하' 때 팬들이 다 떠나가게 생겼다"라고 엄살을 떨며 기존 오컬트 팬들에게는 불호요소가 될 수 있는 후반부 설정의 이유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초반부의 주요 이야기가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는 다른 국면으로 전환된다. 앞부분에서는 리얼리티에 근간을 둔 설정이었다면 뒷부분은 판타지가 두 스푼 정도 들어간 설정이라 장재현 감독 특유의 '리얼리티와 철저한 고증'이라는 작품의 키워드에 벗어났다고 보일 수도 있다. 개인들의 사건에서 시작되었던 이야기를 땅의 사연으로 확대, 한반도의 허리를 일제 강점기의 풍수, 무속인들이 끊어놨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러운 연결이 필요했다는 그의 주장이었다.

장 감독은 "계속해서 리얼리티로 끌고 가면 이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관에 이어 쇠침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했을 때 너무 부담스럽더라. 쇠침 자체도 하나의 가설이다. 실제 쇠침이 있었다고 믿는 풍수파도 있고 실제로는 없었다고 하는 풍수파도 있다. 앞부분은 제가 수 없이 고민하고 확인한 것들로 리얼리티로 끌고 왔는데 후반부에서 제가 진짜 쇠침이 있는지, 쇠침의 영향이 있었는지 확인도 못 했는데 쇠침으로 확정 짓기엔 너무 부담이었다. 그래서 '험한 것'으로 상징화시키고 장르적 재미를 붙여 일본 장군 정령을 만들게 되었다."라며 많은 고심 끝에 탄생하게 된 일본 정령의 존재를 알렸다.

이 대목 때문에 '파묘'는 갑자기 관객들에게 '국뽕 오컬트'로 불리며 3.1절에 꼭 봐야 할 영화가 되기도 했다. 장재현 감독은 "우리나라의 트라우마를 '험한 것'으로 표현해서 이걸 없애는 주인공의 노력을 장르적으로 풀려다 보니 호불호가 생기더라."라고 말하며 "저도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 음흉한 공포영화보다는 역동적인 이야기로 후반부를 풀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이데올로기가 들어간 이야기라 쇠침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기는 했다. 제가 관객이더라도 너무 국뽕일 것 같아서 실제 쇠침은 영화에 보여주지 않았다. 대신 칼과 나무로 상징성을 강조했다. 칼은 전쟁의 잔해이기도 한데 풍수적으로 일본이 칼로 은유되고 우리나라는 나무로 은유가 된다. 꺾이지만 부러지지 않고 뿌리만 있다면 다시 살아나고 끊어지지 않는 생명력을 가진 나무. 우리나라는 그런 끈질긴 나무로 표현이 된다."는 영화보다 더 멋진 명언을 쏟아냈다.


장재현 감독의 기막힌 연출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파묘'는 지금 극장에서 절찬 상영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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