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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괴롭게"…송하윤, 악녀 정수민은 이렇게 만들었다 [인터뷰M]

기사입력2024-03-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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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면서 찍었어요. 힘들다 말하면 진짜 힘들 것 같아서..."

iMBC 연예뉴스 사진

배우 정수민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연기 인생 첫 '악'을 만났다. 악인 그 자체가 되기 위해, 1년간 자신만의 세계에 침잠하며 외로움을 견뎌냈다는 그다.

최근 송하윤은 iMBC연예와 서울 강남구 킹콩 by 스타쉽 사옥에서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남편과 절친의 불륜을 목격한 날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 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본격 운명 개척 드라마.

송하윤은 강지원의 하나뿐인 친구에서 지독한 악연으로 뒤엉켜버린 정수민 역을 맡았다. 단 하나밖에 없는 친구의 가면을 쓰고 강지원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드라마의 최종 빌런.


높았던 시청률만큼 악역 정수민을 연기한 송하윤에게 호평도 잇따랐다. 더욱이 송하윤의 첫 악역이라는 점도 놀라움을 안기는 대목.

iMBC 연예뉴스 사진

"스스로를 지독하게 괴롭혔다"는 그다. "정수민으로 살기 위해서다. 끊임없이 내가 날 설득했다. 처음엔 (정수민이) 안 받아들여지더라. 거부감이 들 정도였다"고 떠올렸다.

연기에 대한 권태가 정수민을 만나는 계기였다. 송하윤은 "대본을 읽으면서도 나쁜 아이라는 걸 알았지만, 주위에 아무도 없는 아이다. 얘는 왜 이렇게 됐을까, 생각이 들며 '내가 수민을 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답했다.

정수민을 연기할 때는 마치 인물에 빙의한 듯 연기했었다고. 연기하던 순간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란다. "감독님이 외치는 '액션!' 소리가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는 느낌 같다. 수민이를 연기할 땐 기억이 안 날 때가 많았다. 연기가 끝나면 주저앉아 탈진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송하윤은 자신의 연기를 구경하듯 모니터링했다. "나도 정수민에게 홀렸던 게 아닌가 싶다. 내가 나를 설득하려 했는데, 정수민이 나를 설득한 것 같다"

정수민과 '혼연일체'를 위해 인스타그램 사진까지 전부 삭제했다. 지인들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연락을 전부 차단하는 초강수를 뒀다. 장장 1년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그는 "내 얼굴을 보면 정수민으로 살지 못할 것 같더라. 내가 했던 것들이 기억날 것 같아서, 다 지웠다"고 설명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왜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냐' 물었다. 송하윤은 "악역이 처음이어서 방법을 몰랐다"고 운을 뗐다.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했어요. 제겐 잔인한 일이었죠. 송하윤의 불행을 끌었다가 정수민의 행복으로 썼다는 게, 명확한 결과로 나온 것 같아요."

그러면서 "다음에도 악역을 한다면 더 건강한 방법을 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본체의 불행을 캐릭터의 행복으로 치환하니, 후유증도 있었다고. "수민이로 살면서, 힘들고 외로웠던 감정을 입 밖으로 한 번도 내뱉지 않았었다. 힘들다고 말하면 정말 힘들 것 같았다. 버티면서 찍었는데, 촬영이 끝나고 나니 '힘들긴 힘들었구나' 생각이 들면서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송하윤은 정수민의 가장 가까운 목격자다. "아직도 정의내리지 못하는 인물"이라며 웃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연기하면서 집 가는 길에, 갑자기 '난 누구며 뭐 하고 있는 거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는 송하윤. "정수민으로서의 삶을 하루종일 꽉 채워서 살았는데, 정작 송하윤의 삶은 없었던 거니까"라며 너털웃음을 짓기도.

드라마 말미, 정수민은 박민환(이이경)을 살해한 죄로 교도소에 갇힌다. 송하윤은 "수민이는 정상적이지 않은 아이라, 교도소에서 착한 아이로 거듭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불가능한 것 같다. 교도소에서 연기할 때 정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세트가 주는 압박감이 너무 크더라"며 결말에 대한 생각도 덧붙였다.

"교도소에 두고 온 정수민이 마음에 걸린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단다.

송하윤은 "누가 내게 서른여덟 살에 뭐 했냐 물으면 '정수민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의 송하윤도 기대된다. 또 어떤 감정으로 어떤 연기할까.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게 너무 신난다"고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잡지 모델로 데뷔한 송하윤. 2005년 MBC 드라마 '태릉선수촌'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KBS2 '쌈, 마이웨이', ENA '오! 영심이' 등에 출연했다.

악역 송하윤의 열연이 빛났던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지난 20일, 총 16회를 끝으로 종영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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