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의 완성도가 좋아 어느 정도 잘 될 거라 기대는 했지만 후반부 전개의 호불호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김고은은 "너무 감개무량하다. 처음 겪어보는 스코어여서 (김고은의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건 '영웅(327만)'이었다.) 신기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원래 오컬트 장르를 좋아해서 자신이 출연하지 않았더라도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거라는 김고은은 "장재현 감독의 작품이기에 기대감이 있었다. '검은 사제들'이 나오기 전인 단편영화 때부터 장재현 감독의 작품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그때부터 장재현 감독에게 팬심을 가지고 작품을 봤다. 어떤 장르를 개척한다는 건 많은 어려움이 있을 텐데 그걸 해내시는 것에 대한 존경심이 있었다. 그런 분이었기에 '파묘'를 제안해 주셨을 때 굉장히 기뻤다."며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를 감독에게 돌렸다.
그러며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이 소재를 쓰기 위해 정말 공을 많이 들이셨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 감독님이 몇 년에 걸쳐 자료조사도 하시고 공부하셨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감독님의 노력이 영화에 잘 담긴 것 같다."며 시나리오부터 만족스러웠음을 알렸다.
장재현 감독과 실제로 만나보니 어땠냐는 질문에 그는 "만나 뵙기 전에는 목소리도 저음에 굉장히 과묵하고 진지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너무 귀염상이시고 활짝 활짝 잘 웃으시고 말씀하실 때도 장난기가 많으시더라. 현장에서도 너무 유쾌한 분위기이신데도 전반적인 걸 다 고려하며 디테일하게 한컷 한컷 찍어내시더라. 정말 전문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장재현 감독의 현장에서의 모습을 이야기했다.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김고은의 활약은 대단했다. 최민식, 유해진도 멋지고 현실감 있게 이야기를 끌어갔지만 비주얼적으로 김고은이 엄청난 무당으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이들 4인방의 활약에 현실감이 느껴질 수 있었던 것.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라면 모두가 입을 모아 김고은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이다. 연기 잘하는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로 잘한다며 다들 놀라움을 표할 것.

이런 대중의 시각에 대해 김고은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보다는 지금 해야 하는 표현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만 할 뿐"이라며 전작의 연기를 뛰어넘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며 "부담보다는 책임감은 많이 생겼다. 신인 때보다는 저에 대한 기대치가 있고 제가 해내는 게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을 주변에서도 하고 계시니 저 또한 주인의식을 가지려고 하는 편"이라며 어떤 마음으로 작품에 임하는지를 밝혔다.
매번 연기가 즐겁거나 신나지만은 않을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연기를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고은은 "함께 하는 배우들과 기막힌 호흡을 맞추며 느끼는 희열" 때문이라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어렵고 힘든 순간이 많다. 그런데 그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엄청난 희열이 있기에 그걸 잊고 계속하게 된다. '파묘'에서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김선영 선배와 처음 만나서 연기했는데 오랫동안 함께 한 것처럼 서로 내 대사가 거의 끝날 때쯤 삭 들어와 주시고 서로 물려서 대사를 치는 장면이 너무 재미있었다. 또 작품 속 유해진의 가게에 저와 이도현이 찾아와 최민식과 넷이서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도 오랫동안 합을 맞춘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사가 오가고 동선이 이어지는 게 너무 신기했다. 그렇게 저절로 합이 맞는다는 느낌이 들어서인지 선배님들과 확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며 배우들의 케미를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무당계의 선후배로 호흡을 맞춘 이도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봉길이는 화림이 말을 하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해주는 관계였다. 그런데 현장에서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저에게 엄청 집중하고 있다는 기분을 계속 느낄 수 있게 하더라. 어떤 장면에서 제가 인상을 딱 쓰려고 하면 이도현이 먼저 옆에서 한숨을 쉬는 모습을 봤는데 진짜 합이 잘 맞는구나 싶더라."라며 굉장히 힘든 티 내지 않는 어른스럽고 멋진 친구라며 이도현을 칭찬했다.

영화 '파묘'는 어떤 영화일까? 김고은은 "사람 사는 것에 다룬 영화다. 물론 오컬트 장르이고 귀신도 나오지만 밑바탕에는 사람이 행하는 것들과 사람을 달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장소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영화를 보고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상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했다.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는 지금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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