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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크리닝] '시민덕희' 경찰보다 낫다! 공감 넘어 쾌감까지 ★★★

기사입력2024-01-1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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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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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던 생활력 만렙 덕희에게 어느 날, 거래은행의 손대리가 합리적인 대출상품을 제안하겠다며 전화를 걸어온다. 대출에 필요하다며 이런저런 수수료를 요구한 손대리에게 돈을 보낸 덕희는 이 모든 과정이 보이스피싱이었음을 뒤늦게 인지하고 충격에 빠진다. 전 재산을 잃고 아이들과 거리로 나앉게 생긴 덕희에게 어느 날 손대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는데… 이번엔 살려달라는 전화다! 경찰도 포기한 사건, 덕희는 손대리도 구출하고 잃어버린 돈도 찾겠다는 일념으로 필살기 하나씩 장착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중국 칭다오로 직접 날아간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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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포스크리닝
중편 및 단편 영화로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영화계 뉴 제네레이션으로 주목받은 박영주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의 죄책감을 덜어주고 싶어 만들었다는 이 영화의 기획 의도가 야무지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캐릭터 연기를 제일 잘하는 여배우들이 뭉쳤다. 전 재산을 찾기 위해 단서를 끌어모으는 '덕희(라미란 분)'의 정보력, 낯선 칭다오로 떠나기 전 든든한 통역사로 중국어 실력을 뽐내는 세탁 공장 동료 '봉림(염혜란 분)', 아이돌 홈마스터 출신으로 추진력이 놀라운 '숙자(장윤주 분)', '봉림'의 동생이자 칭다오의 택시 기사를 연기한 '애림(안은진 분)'의 '덕벤져스'는 그 면면 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여기에 공명, 박병은, 이무생까지, 이 역시도 매력에 있어서 누구 하나 치우치지 않는 남자 배우들이 합류했다. 보이스피싱범, 형사, 총책을 연기한 이들이 여배우들의 '덕벤져스'에 맞서 어떤 연기를 펼칠까.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는 영화인 만큼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각색을 했을지, 현실과 어떤 다른 점을 보여줄지가 관전 포인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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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프터스크리닝
2006년 이후 꾸준히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다룬 이야기다. 전 세대가 공감, 실감을 할 수밖에 없고 예전처럼 피해자가 당하고 속상해하는데 그치지 않는 이야기로 쾌감까지 안겨준다.
생활력 만렙의 '덕희'를 연기한 라미란은 역시나였다. '서민'이면서 '엄마'인 '여자'를 대표하는 라미란이 억척스러운 인물을 연기하는데 누가 공감을 안 할 수 있겠나. 여자 송강호라 할 수 있는 라미란은 능청스러움과 사랑스러움, 믿음직스러움과 안쓰러움의 모든 감정을 순박한 얼굴에 담고 온몸을 던져 전재산을 잃은 피해자의 상실감과 내 돈을 찾고자 하는 집착을 보여준다.
역시나 기대했던 '덕벤져스'의 케미는 척하면 착이고 티키타카가 기가 막히다. 염혜란의 유창한 중국어 실력도 놀라웠으며 드라마 '연인'으로 물이 오른 안은진의 연기도 분량에 비해 눈길이 많이 갔다. 이번이 세 번째 영화라는 장윤주는 이런 역할에 찰떡이다.
'덕벤져스'의 반대편에 있는 공명도 제 역할을 잘했다. 보이스피싱범이지만 죄책감을 느끼고 탈출하고 싶어 하는 인물로 자신이 사기를 쳤던 피해자 라미란과 교감을 할 정도의 케미를 눈빛으로 끌어냈다. 뒷북치는 형사를 그려낸 박병은의 능청맞음과 깊게 눌러쓴 모자 아래 언 듯 보이는 눈꼬리 만으로도 공포심을 자아낸 이무생의 서늘함도 인상적이었다.
영화 속에는 너무 눈길이 가는 좋은 배우들이 많았다. 이주승과 성혁, 이규호 외에도 조, 단역 중에서도 얼굴이 익숙한 배우들의 등장으로 장면마다 반가운 마음을 들게 한다.
사실 보이스피싱을 소재로 한 2019년 변요한 주연의 영화 '보이스'에서 보이스피싱 범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자세히 다뤘기에 '시민덕희'에서 보이스피싱범들의 상황을 보면서는 크게 놀라거나 새롭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인물들의 생각과 감정을 조명하며 특히나 "사기 쳐서 죄송해요"라고 사과하는 대사를 넣었다는 건 많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것 같다.
또한 마지막에 총책의 변호사가 합의하자고 내미는 돈을 거절하며 일갈하는 대사는 그 어떤 욕보다도 더 뼈가 담긴 말이라 극장문을 나서는 동안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게 된다.
끝까지 보면 통쾌하지만 초반 부분은 살짝 루즈한 감이 있고, 통쾌한 복수극이긴 하지만 소재 자체가 간절한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는 가슴 아픈 상황이라 좀 더 유쾌하게 해결하거나 중간중간 더 코미디를 펼칠 수 없다는 소재적인 한계는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범죄도시' 시리즈의 "니 혼자 왔니?" "어 나 싱글이야"를 떠올리게 하는 빵빵 터지는 장면이 후반부에 나오기에 웃으며 극장문을 나설 수 있다.
영화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으로 1월 24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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