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푸터(고객센터 등) 바로가기

[2023연말결산] 라비→송덕호, 군대가 무서운 악질 '가짜사나이'

기사입력2023-11-29 12:00
  • 트위터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링크 복사하기
연예계 고질병이자, 대표적인 악습으로 자리 잡은 남자 스타들의 병역 비리가 올 한해도 역병처럼 번졌다.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거짓 뇌전증 행세를 해 댄 가짜사나이들의 추한 이면을 들여다보자.

iMBC 연예뉴스 사진

경,검은 뇌전증 관련 병역 비리에 대해 지난해 말부터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병역면탈 합동 수사팀이 꾸려진 큰 사건이었으며 연예계 종사자, 운동선수 등 유명인 70명이 수사선상에 올라 충격을 줬다.

중심에는 중개인 구 씨와 김 씨가 존재했다. 구 씨는 관련 사무실까지 차리고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을 수 있다는 수법을 활용해 유명인들을 도왔다. 김 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병역 관련 상담 의뢰자를 모집하고 뇌전증 진단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왔다. 이들은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 원 정도의 수수료를 받았다. 법원은 선고 공판에서 김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범죄수익 2억 1760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검찰은 구 씨에게 징역 5년형을 구형했다.

이들과 손을 잡은 연예인은 래퍼 라비와 나플라, 송덕호였다. 라비는 2012년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기관지 천식으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뒤 지속해서 병역을 미뤘다. 그러던 중 병역 브로커 구 씨와 접촉한 라비. 뇌전증 행세를 하면 된다는 정보를 입수한 그는 제안을 받아들여 보수 5000만 원에 구 씨와 계약했다. 라비는 구 씨의 지시를 따라 실신 연기를 하고 119를 불러 응급실을 방문했다. 입원 치료 대신 신경과 외래진료를 잡아달라고 요구하기도.


'1년에 2∼3번 정도 나도 모르게 기절할 때가 있다'는 등 거짓말을 덧붙인 라비는 약 처방도 고집했다. 결국 뇌전증이 의심된다는 병무용 진단서를 받아 2021년 6월 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원을 제출한 그는 정밀 신체검사 전날 저녁과 당일 아침에 뇌전증약을 복용했다. 결국 라비는 4급 판정을 받고, 2021년 2월 마지막으로 병역 이행을 연기하겠다는 서류를 제출했다.

이러한 수법이 들통나 재판대에 서게 된 라비. 1심에서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당시 재판부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 공판에서 검찰은 "공인의 지위에서 조직·계획적으로 병역면탈을 시도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원심 구형에 상응하는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라비도 입을 열었다. 그는 "어리석은 선택으로 인해 피해를 본 분들께 죄송하고 하루하루 반성하는 날을 보내고 있다. 이 사건을 겪으며 제가 삶을 살아온 태도를 반성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평생 제 과오를 잊지 않고 반드시 더 나은 삶을 살아가겠다"고 호소했다.

라비가 설립한 힙합 레이블 그루블린 소속으로 활동한 나플라도 한식구답게 구 씨와 접촉했다. 나플라는 2016년 신체검사에서 2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수차례 병역을 연기한 그는 2020년 10월 재검에서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4급 판정을 받았다. 2021년 2월부터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한 그는 병역 면탈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그가 구 씨의 지시에 따라 우울증 등을 호소했다고 보는 중이다. 이탈을 도운 서울지방병무청 복무담당관, 서초구청 공무원 등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나플라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나플라 측은 "병무청 소속 공무원에 대한 위계 행위가 존재하지 않거나 직무집행 방해로 보기 어렵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나플라는 여전히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28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의사 A씨는 상반된 주장을 했다. A씨는 2022년 4월 나플라에게 신체등급 4급 판정을 유지했던 인물. 그는 "사회복무요원 근무 중 증상이 악화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존 판정을 신뢰해서 4급 판정을 유지했다. 당시 환자가(나플라) 5급을 요구한 것으로 기억한다. 의심가는 진술들이 있었지만 확인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알았더라면 3급 판정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A씨는 나플라의 말 중 의아한 부분을 꼬집기도. 그는 "(나플라가)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 불편하다더라.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도 젊은 편이다. 하지만 피고인 생김새 등을 인지하는 못했다. (나플라의 근무지)구청 직원들이 알아본다는 말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특히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 내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진술이) 신뢰할 만한지 따져보게 된다"고 주장했다.

배우 송덕호도 구 씨와 접촉했다. 2013년 신체 검사에서 3급 판정을 받아 현역 복무를 하게 된 그는 여러 차례 입대를 연기했다. 그는 구 씨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을 받아 병역 면탈을 시도했고 15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는 경, 검의 조사 중 발각됐으며 송덕호의 소속사는 "송덕호는 지난해 여름경 군입대 시기 연기를 위해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알아보던 중 A씨가 운영하던 블로그를 통해 상담을 받은 후, 순간에 잘못된 판단으로 처음 목적이었던 병역 연기가 아닌 부당한 방법으로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송덕호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덕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송덕호가 초범이며 수사기관부터 범행을 자백한 점, 이후 재검 등을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후 행보에서는 라비, 라플라 등과는 다르게 반성의 기미가 보였다. 송덕호는 항소하지 않고 8월 28일 현역 입대했다. 당시 그는 "저로 인해 또다시 불편함을 드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많은 고민을 했지만, 제 행동이 정말 잘못 되었고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는 일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고백하고 사죄드리기 위해 이글을 쓰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글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해 보아도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죄송하다. 2020년 개인사를 핑계 삼아 올바르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었다, 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하여 큰 상처를 받으셨을 뇌전증 환자분들과 환자분들의 가족분들, 지금 이 순간 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고생하고 계신 대한민국의 육군장병분들 그리고 저 한명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여러 작품의 모든 관계자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강조했다.

MC몽, 유승준, 한재석, 송승헌, 장혁, 쿨케이, 싸이, 신승환, 변우민 등 병역 기피, 비리, 면탈 시도, 무리한 연기, 불성실 복무 혐의 따위의 각종 편법으로 신성한 국방의 모독한 대표적 연예인들이다. 라비, 나플라, 송덕호 역시 새로운 수법을 악용해 '가짜사나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들은 또 어떠한 모습으로 대중의 눈을 교묘하게 속여 브라운관 주변을 기웃거릴지 두고 지켜볼 일이다.

iMBC연예 이호영 | 사진 iMBC DB | 사진출처 그루블린,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

※ 이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 복제, 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