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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아역이 곧 30대… 남지현의 낯선 도전 '하이쿠키' [인터뷰M]

기사입력2023-11-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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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차, 남지현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다. 어느덧 30대를 눈앞에 둔 그에게, 배우라는 일이 갖는 의미는 직업 그 이상이라고. 늘 새로운 얼굴로 대중을 찾아온 그가 이번엔 '하이쿠키'를 베어물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남지현은 서울 서초구 한 카페에서 iMBC연예와 U+모바일tv 오리지널 드라마 '하이쿠키'(극본 강한·연출 송민엽)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쿠키'는 한 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 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화제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공개되자마자 U+모바일tv에 신규 가입자를 대거 유입시켰으며, 국내 OTT 검색 및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에서 콘텐츠 통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예측하기 힘든 반전 스토리와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시작부터 입소문을 탄 것. 그 기세를 이어 넷플릭스 비오리지널 시리즈 1위, 대한민국 넷플릭스 TOP10 2위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남지현은 극 중 위험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 뛰어든 늪 안에서 자신의 욕망을 마주하게 되는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최수영 역을 맡았다.

전작이었던 드라마 '작은 아씨들' 이후로 편안한 분위기의 작품을 찾고 있었다는 남지현. 오히려 더 강렬한 분위기의 '하이쿠키'를 택한 이유를 들어볼 수 있었다.

"'작은 아씨들'이 끝나고 나니 장르물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오는 작품을 좋아해 주셔서, 따라 보시는 분들이 피곤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하이쿠키'가 오더라. 더 어려운 것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전작 캐릭터와 반대라서 '이것까지는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개인적인 욕심도 '하이쿠키'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그의 말대로 '하이쿠키'에선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낯선 남지현이 그려졌다. 남지현은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그렇게 나를 봐주셔야 낯선 이미지도 완성된다 생각한다"며 "'작은 아씨들'의 인경이는 굉장히 정의롭고, 단단한 캐릭터였는데 수영이는 개인적인 욕망에 집중한다. 그런 캐릭터를 여태껏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에게 쿠키를 팔며 학교 생활에 물들어가는 모습, 동생에게 보이는 이중적인 모습 같은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지극히 욕망에만 충실한 역할을 만나게 되면 어떨까 궁금하더라. 롤러코스터처럼 극과 극을 왔다 갔다 하는 캐릭터였다. 새롭게 받아들여주시는 분들이 많아 너무 감사했다"고 설명했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을 맞게 될 남지현. 지난 2004년 방송된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선덕여왕', '자이언트' 등에서 또래 아역 배우 중 가장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은 그다. 이후 성인 연기자로서 '쇼핑왕 루이', '수상한 파트너', '백일의 낭군님'.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 '작은 아씨들' 등에 출연했다.

촬영 현장에선 늘 막내였던 그가 이번 '하이쿠키'에서는 동생 최현욱, 정다빈 등을 이끄는 맏이가 됐다.

"내 필모그래피에 생각보다 학원물이 없어요. 장편 중에는 교복을 입고 출연한 작품이 없더라고요. 학생 배우들 중에는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았어요. 부담이 아예 안 됐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노하우가 많다 보니 잘 조절하면서 연기했어요."

iMBC 연예뉴스 사진

작품 속 '하이쿠키'는 욕망의 표상. 두 입을 베어 물면 자신이 꿈에 그리는 환상을 볼 수 있다는 설정에서, 마약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만약 본인이라면 '하이쿠키'를 먹지 않았을 것 같다는 남지현.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은 배우로서의 욕망이 소소하고 느린 편이란다.

남지현은 "차근차근 하나씩 해나가는 편이다. 소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입을 열었다. 욕망을 넘어선 지나친 탐욕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는 듯했다.

"우리 직업은 바라는 게 많을수록 실망이 큰 편이에요. 먼 미래를 그리기보다는, 한 스텝씩 차근차근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칸 영화제 같은 곳을 가면 너무 좋죠. 큰 무대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영광이고요. 하지만 적당한 시기에 왔으면 좋겠어요. 너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지금 작품이 칸에 간다? 순수하게 100퍼센트 즐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타이밍에 그런 일이 벌어지길 소망해요."

남지현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다. "큰 울림이 있거나 감회가 새롭진 않다. 현장에서 내 별명이 '남지현 선생님'이다. 장난 반, 진심 반"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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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20대를 돌아보면, 20대 초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자'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면서 천천히 인내하고 다독이면서 걸어왔다. 스물아홉이 되니 생각보다 많이 왔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남지현이 상상하고 있는 30대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풍부함'. "20대만큼 확실한 그림은 덜 할 것 같다. 그래도 더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려면 '삶의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려 한다. 드라마, 영화, 만화, 소설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 사람들의 자료, 인간 군상을 얻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려면 필수적이지 않을까"라며 고심하며 밝혔다.

다음 작품은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작품에 출연하겠다고. 남지현은 "조금 더 따뜻하고, 사람 냄새나고, 극한의 상황보다는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상황을 잘 헤쳐나가려는 캐릭터가 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하이쿠키'는 지난 23일 최종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매니지먼트 숲, U+모바일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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